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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범한 가수, 호지어 (Hozier) 데뷔

스포트라이트 받기 어려운 장르임에도 호지어는 존재감을 입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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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음악성과 시장에서의 희소성으로 주목받은 호지어(Hozier)는 정규 데뷔 음반 < Hozier >로 명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호지어(Hozier) < Hozier >

 

탄탄한 음악성과 시장에서의 희소성으로 주목받은 호지어(Hozier)는 정규 데뷔 음반 < Hozier >로 명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앨범은 영국 앨범 차트 5위, 빌보드 앨범 차트 2위 등 여러 나라의 차트에서 상위권을 기록했다. 유명 텔레비전 쇼의 초대가 줄을 이었으며, 연말까지 빼곡하게 잡힌 아일랜드와 영국 투어 공연들은 모두 매진됐다. 방금 업계의 명부에 이름을 등록한 아일랜드 청년은 성장의 기미를 보이자마자 스타로 등극했다. 음악의 진중함과 오묘함, 힘이 넘치는 보컬, 블루스 특유의 투박한 맛을 살리는 거친 음색이 음악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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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릇함과 중량감은 호지어 음악의 일등 장점이다. 전자는 여러 장르의 혼합 성질에서 비롯되며 후자는 괄괄하면서도 시원시원한 가창에서 발견된다. 「Angel of small death & the codeine scene」은 블루스 록에 컨트리 요소를 추가했으며, 「Jackie and Wilson」은 하드록 뼈대에 소울과 가스펠의 성분을 덧입혔다. 「From Eden」은 블루스와 컨트리, 팝을 왕래하는 다채로움을 드러내는가 하면, 「Foreigner's god」은 소울과 성가의 혼합을 꾀한다. 호지어의 보컬은 곡들을 기운차게 리드함으로써 계속해서 에너지를 생성한다. 더불어 코러스도 적극적으로 관장해 노래의 볼륨감과 은은함을 키운다. 호화로운 사운드와 대규모의 세션이 동원되지 않았음에도 이와 같은 특징이 노래를 비범하게 만들었다.

 

가볍지 않은 가사는 호지어의 또 다른 특성이다. 「Take me to church」에서는 그녀라는 존재를 진정한 대변인이라 일컬으며 이성 간의 사랑을 강요당하는 삶을 암시하고, R&B 가수 재키 윌슨(Jackie Wilson)을 자녀들 이름으로 짓겠다는 후렴이 재미있는 「Jackie and Wilson」은 팍팍한 세상살이를 이야기하며, 「To be alone」은 군중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사람과 단 둘이 있는 것이 진정한 기쁨이라고 말한다. 사랑 노래도 노골적인 표현과는 거리를 둔다. 통상적인 질문은 하지 않겠다는 말로 사랑할 준비가 이미 됐음을 표하는 「Like real people do」, 사랑하는 이의 단점을 열거하면서 그래도 자신은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다고 차분히 주장하는 「Cherry wine」 등이 그렇다. 선명하지 않은 함의와 은유도 보통의 20대 가수와 호지어를 구분지어 준다.

 

블루스 뮤지션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어려운 환경에서 호지어는 단 몇 개월 만에 세간의 관심을 사는 데에 성공했다. 2미터에 육박하는 훤칠한 키와 또렷한 이목구비도 시선을 잡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했겠지만 기본적으로 탄탄한 음악성과 색다름을 보유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블루스, 록, 소울이 끈기 있게 버무려진 음악과 평범함을 거절한 가사, 기력 충만한 보컬로 이룬 결과다. 그는 자신의 음악에 대해 '21세기 블루스', 혹은 '어번(urban) 블루스'라는 명칭을 부여한다. 퓨전의 색채와 젊은 청취자가 좋아할 만한 강건함이 그에 대한 근거가 된다. 이를 통해 호지어는 블루스 확산의 새로운 주역으로서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글/ 한동윤(bionicsou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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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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