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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30대 남성들은 왜 옷차림이 한결같을까?

우리나라 30대 남성들은 왜 옷차림이 한결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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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가 모인 자리에 참석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 근무할 때 입는 신사복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공연장 갈 때나, 외식할 때, 심지어 군대에 간 조카 면회 갈 때까지 복장이 단일화돼 있다.

패션 - 대대적인 수술을 시작하라

우리나라 30대 남성들은 왜 옷차림이 한결같을까? 또래가 모인 자리에 참석할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든다. 회사에서 근무할 때 입는 신사복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공연장 갈 때나, 외식할 때, 심지어 군대에 간 조카 면회 갈 때까지 복장이 단일화돼 있다. 피케 티셔츠에 면바지, 정돈되지 않은 수염에 양말은 바지와 색깔도 맞지 않는다. 차별되는 게 겨우 야구 모자를 썼느냐 아니냐 정도다. 옷 색깔도 검정, 흰색, 회색, 감색, 빨강이 거의 전부다. 정우성 만한 외모라면 그나마도 태가 나겠지만, 배가 나오고 머리숱이 현격하게 줄어든 30대 후반 남성들에게는 기대하기 힘든 이야기다.

패션은 관심이고 정성이다. 돈 때문에 못한다, 시간이 없다, 이건 모두 핑계다. 한번 틀이 잡히면 돈은 별로 들어가지도 않고, 시간도 그렇게 많이 소요되지 않는다. 시도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모를 뿐이다. 반면 옷 잘 입는 남자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이루 다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만나는 사람들의 친절도가 올라가고, 회사에서 주어지는 일이 고급스러워지며, 대인관계에 자신감이 생겨 업무 능력이 향상된다. 무엇보다도 여성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남자들은 여자들이 남자들의 패션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알지 못한다. 그날 만난 남자가 어떤 브랜드의 어떤 외투를 걸쳤는지, 색깔은 잘 맞춰 입었는지, 구두와 시계는 어떤 브랜드인지, 지갑은 어떤 것을 가지고 다니는지, 이 모든 것을 살펴본다. 옷 잘 입는 남자와 함께 있는 걸 여자들이 얼마나 설레어 하는지 우리들은 잘 인식하지 못한다.

상황이 이런데도 옷차림을 바꿀 생각이 없다면, 마지막 방법으로 회사 여자 후배들에게 “혐오스런 남성의 패션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던져보라. 꽉 조이는 바지, 배까지 올라오는 바지, 옆으로 길게 나온 허리띠, 소매가 늘어난 티셔츠까지, 지금 당신의 옷차림이 고스란히 의견으로 나올 것이다. 이런 옷차림은 몸뻬 바지에 아줌마 파머로 대변되는, 남자들이 가장 혐오스럽게 생각하는 중년 여성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지금 우리 주변에 있는 여성들은 우리를 그렇게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중년에 다다른 남성들이 대부분 비슷한 옷차림을 하는 이유는 일종의 군중심리다. 특별해서 욕을 얻어먹기보다는 제일 많은 스타일을 따라가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사람에게 어필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혹자는 패션을 투자와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패션도 위험을 무릅쓰고 다소 과감한 의상을 선택했을 때 의외로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우리 수준에서 위험을 무릅썼다고 해봐야, 한 세대 정도 젊은 친구들의 스타일을 추구했거나, 액세서리 한두 개를 가미한 정도일 테니 너무 겁낼 필요는 없다.

혹시 대학 시절 찍었던 사진을 가지고 있는가? 그중에 외모에 신경 쓰고 촬영한 사진들을 골라서 한번 쭉 살펴보라. ‘정말 촌스럽네’ 이런 생각이 들면 조금 더 분발하고, ‘정말 풋풋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면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대대적인 수술을 시작하라. 생각지도 못했던 인생이 펼쳐질 것이다.


● 피해야 할 아이콘
1. 딱 맞는 바지. 이런 스타일은 스티븐 시걸도 보기 싫다.
2. 늘어난 티셔츠. 패션 감각은 둘째 치고 너무 빈곤해 보인다.
3. 깊게 파인 브이넥 티셔츠와 금 목걸이. 지방 소도시 건달도 아니고.
4. 배까지 끌어올린 허리띠. 계몽을 주제로 한 60년대 영화가 떠오른다.
5. 앞이 뾰족한 구두. 자신 없으면 차라리 캔버스화를 신어라.

● 추구해야 할 아이콘
1. 되도록 심플한 것. 하얀 티셔츠에 청바지는 언제나 환영받는 아이콘.
2. 고급 향수. 여성들은 향에 예민하다. 싸구려인지 아닌지 금세 안다.
3. 고급 지갑과 시계, 구두. 그 사람의 겉모습이 아니라 인품을 나타내는 소품이다. 다른 것은 저렴한 것을 쓰더라도 이것만큼은 투자하라.
4. 다양한 스타일의 재킷. 재킷만 다양하게 입고 있어도 만사형통. 점퍼는 절대사절.
5. 파스텔톤. 여자들은 검정색과 남색을 극히 싫어한다.

포옹 - 어머니를 안아드려

지난 여름,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고향인 충북 음성을 방문했을 때 현장에서 취재를 한 적이 있다. 그의 고향 방문은 2006년 12월 UN 사무총장이 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의 고국 방문 일정은 3박 4일로 짧았고, 서울대 연설,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 면담 등 화제가 된 순간들도 많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고향 방문 현장에서 어머니와 만나는 순간이었다.

그동안 탄탄대로를 걷기는 했지만, 충청북도 산골에서 나고 자라서 국가원수급이라는 UN 사무총장 자리까지 올랐으니 고향으로 가는 길이 본인에게도 얼마나 신나는 여정이었을까? 또 그런 아들을 기다리는 어머니는 얼마나 가슴이 뿌듯할까? 이른 새벽 선친 묘에서 반 총장을 보자마자 뜨겁게 끌어안았던 노모의 그 감개무량한 웃음을 잊을 수가 없다.

UN 사무총장이란 자리가 무슨 일을 하는지는 몰라도, 자신의 아들이 움직일 때마다 수많은 경호원이 움직이고, 며칠 동안 계속 텔레비전 뉴스 첫 소식을 장식하며, 마을에서 알아서 잔치를 벌여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감격했을 것이다. 우리는 언제 어머니와 저런 포옹을 할 수 있을까? 그렇게 화려하고 감격스럽지는 못하더라도 어머니 살아생전에 뜨겁게 안아볼 일이 있기는 할까?

자존심 문제다. 마음만 먹으면 어머니를 끌어안는 것쯤은 지금이라도 못하겠는가? 단지, 마흔이 다 되도록 안 한 포옹을 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본인이 납득할 만한 이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박사 학위라도 받았거나, 부서장으로 진급했거나, 큰 상을 받았거나, 이런 것 말이다. 아무튼 뭔가 이유가 있어야 한다. 사춘기 이후로는 손 잡아본 기억도 없는데, 어떻게 느닷없이 포옹까지 할 수 있겠는가.

따지고 보면 자존심은 핑계다. 이 세상 어느 남자, 특히 어머니 사랑을 편식처럼 받아온 대한민국 아들들이, 이제 늙어버린 어머니를 위해 하지 못할 게 무엇이 있겠는가? 벌거벗고 춤이라도 추라면 출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거 말고, 어머니 원하는 거, 어머니 살아생전에 꼭 한 번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어머니가 원하는 건 그렇게 근사한 게 아니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아들의 생각은 또 그게 아니다. UN 사무총장까지는 아니더라도, 동네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일 만큼 성공은 해야 어머니를 안을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이게 다 못난 생각이다. 자신의 성에 찰 만한 성공은 평생 오지 않는다. 사람 일이 그렇다. 그래서 두렵다. 어머니 나이는 계속 늘어만 가고, 건강은 해가 아니라 계절이 다르다. 아무것도 해드린 게 없는데, 아무것도 이룬 게 없는데, 그냥 이렇게 세상을 떠날까봐 두렵다. 어머니가 병원에 누워 있을 때, 나는 그 거친 손을 따뜻하게 잡아드릴 수 있을까? 그 거죽만 남은 육신을 따뜻하게 안아드릴 수 있을까? 어머니를 위해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을까?

내가 대한민국 정부의 고위 공무원이 될 것도 아니고, 내가 아주 유명한 사람이 될 것도 아니고, 내가 아주 많은 돈을 벌 것도 아닌데, 시골에 계신 어머니는 내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새벽에 일어나 정화수 떠놓고 천지신명께 절을 드린다. 내가 크게 다친 것도 아닌데, 그냥 과로로 몸살감기에 걸린 것뿐인데, 어머니는 눈물을 훔치신다. 이게 어디 우리 어머니뿐이겠는가? 대한민국 모든 어머니가, 젊은 엄마, 늙은 엄마 할 것 없이 모든 어머니가 자식 앞에서 그러신다.


자식들은, 특히 엄마 정을 듬뿍 받고 자란 아들들은, 철도 없고 어려움에 대한 저항력도 약해서 투자 대비 성적표가 정말 좋지 않다. 솔직히 실패작이 더 많은 것 같다. 그 실패작조차 어머니가 원하는 성공을 이루고 싶다는 것, 그걸 못해서 힘들다는 걸 알아주었으면. 평생 받기만 한 버릇 때문에, 어머니 돌아가시는 순간에 뜨겁게 안아주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걱정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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