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그림으로 보는 인터뷰] 『빈 공장의 기타 소리』

<월간 채널예스> 1월호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공장에서 만난 아저씨들과 연대자들에게 우정을 느낍니다.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도 매주 한 번씩 아저씨들의 천막으로 찾아가 그림을 그립니다. (2018. 01. 04.)

빈 공장의 기타 소리_표지.jpg

 

기타를 만들다가 해고된 노동자들이 빈 공장을 지키며 살고 있었어요. 빈 공장을 우연히 알게 된 나는 그림 도구들을 챙겨 그곳에 작업실을 만들기로 마음을 먹었지요. 해고 노동자들에게 환영 받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거절을 당합니다.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았어요. 원래 그런 거니까요. 이웃이 되는 건 그렇게 쉽지 않거든요. 지금은 친구가 되었기 때문에 쉽게 말해 봤어요.

 

빈 공장의 기타 소리_본문1.jpg

 

아저씨들이 이른 아침마다 거리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늦게 알았어요. 왜냐하면 나는 늦잠을 자기 때문이에요. 한번은 큰맘 먹고 참여한 적이 있어요. 아침에 서둘러 출근을 하는 사람들은 너무 바빠서 우리를 스쳐 지나가더군요. 미안하다는 몸짓으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있어요. 사실 조금은 서글픈 마음이 들어요. 그래서인지 끝나면 아저씨들은 서로를 열심히 격려해요.

 

빈 공장의 기타 소리_본문_2.jpg

 

이미 철거되어 사라진 공장을 다시 기억하면서 그렸어요. 예전에 찍어 놓은 사진들도 뒤적거렸어요. 그러다가 공장 창문을 그리면서 아저씨들과 나눴던 말들이 기억났어요. "밖에서 보면 창문이 많은데 공장 안은 왜 이리 컴컴해요?" "응. 창밖을 보면 일에 집중이 안 된다고 창문을 막아 놨어."

 

빈 공장의 기타 소리_본문3.jpg

 

공장이 철거된 이후 거리에 새로 만든 농성장이에요. 나는 그곳을 매주 한 번씩 방문해서 그림을 그리다 와요. 어두워지고 다시 집으로 돌아갈 때면 아저씨들은 꼭 마중 나와서 내가 멀어질 때까지 서 있어요. 마치 고향을 두고 떠나는 기분이에요. 이런 애잔한 배웅을 매주 하고 있어요.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ㆍ사진 | 전진경(그림책작가)

빈 공장의 기타 소리

<전진경> 글그림10,800원(10% + 5%)

보통 사람들의 소소하지만 특별한 선택과 도전을 보여 주는 ‘별별이웃’ 시리즈의 세 번째 책 『빈 공장의 기타 소리』가 출간되었다.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와 일자리를 되찾기 위해 투쟁하는 공장 노동자들이 만나 서로에게 든든한 이웃이 되어 가는 모습을 그렸다. 전진경 작가는 회사의 부당 해고에 맞서 일자리를 되찾기 위..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