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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 인간의 삶을 사유하고 우주와 교감하는 소설가

1988년 제12회 이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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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승원은 1990년대 이후 작은 서사의 세계에서 탈피해 우주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작품들을 발표하며 한국 문학을 움직이는 거장이 되었다. 문학적 깊이는 물론 다작으로 유명한 작가는 등단 이후 지치지 않는 필력을 과시하며 수많은 문제작을 쏟아냈다. 일흔을 넘어선 최근까지도 해마다 한두 종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지난 수십 년 동안 집요하게 풀어낸 메시지를 계속해서 밀도 있게 다루는 한편 노작가만의 원숙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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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한승원은 자신의 고향인 장흥과 바다를 배경으로 서민들의 애환과 생명력, 한(恨)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다루어왔다. 서라벌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1968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목선」이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작가는 한국 문학에서 독보적 위상을 가지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늘 고향 바다를 시원(始原)으로 펼쳐진다. 그 바다는 역사적 상처와 개인의 욕망이 만나 꿈틀대는 곳이며, 새 생명을 길어내는 부활의 터전이다. 작가는 1995년부터 서울을 등지고 전남 장흥 바닷가에 내려가 창작에 몰두하고 있다. 소설가 한강, 한동림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한승원의 소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한’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제 소설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한’이 아니라 ‘생명력’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는 독자들이 만들어놓은 ‘가면’을 거부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한승원은 토속적인 작가다’ 하는 것도 게으른 평론가들이 만들어놓은 가면일 뿐이지요. 작가는 주어진 얼굴을 거부해야 합니다.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 장편 ‘연꽃바다’를 쓸 때부터 제 작품세계는 크게 변했습니다. 생명주의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는 것인데, 저는 그것을 휴머니즘에 대한 반성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인간 본위의 휴머니즘이 우주에 저지른 해악을 극복할 수 있는 단초는 노장(老莊)이나 불교 사상에 있다고 봅니다”

 

소설집 『앞산도 첩첩하고』, 『안개바다』, 『미망하는 새』, 『폐촌』, 『포구의 달』, 『내 고향 남쪽바다』, 『새터말 사람들』, 『해변의 길손』, 『희망 사진관』,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해일』, 『동학제』, 『아버지를 위하여』, 『까마』, 『시인의 잠』, 『우리들의 돌탑』, 『연꽃바다』, 『해산 가는 길』, 『꿈』, 『사랑』, 『화사』, 『멍텅구리배』, 『초의』, 『흑산도 하늘길』, 『추사』, 『다산』, 『원효』, 『보리 닷 되』, 『피플 붓다』, 『항항포포』, 『겨울잠, 봄꿈』, 『사랑아, 피를 토하라』, 『사람의 맨발』, 산문집 『허무의 바다에 외로운 등불 하나』, 『키 작은 인간의 마을에서』, 『푸른 산 흰 구름』, 『이 세상을 다녀가는 것 가운데 바람 아닌 것이 있으랴』, 『바닷가 학교』, 『차 한 잔의 깨달음』, 『강은 이야기하며 흐른다』 등이 있다.


1988년 「해변의 길손」으로 ‘이상문학상’을, 「갯비나리」로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2006년에는 『원효』가 ‘제9회 김동리문학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2015년 신작 장편소설 『물에 잠긴 아버지』를 발표했다.

 

한승원 작가의 대표작

 

해변의 길손

임철우 등저 | 문학사상  

'삶을 종으로 꿰뚫는 깊은 울림으로 밀려드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임철우의 「붉은 방」과 함께 '제12회 이상문학상'을 수상했다. 한승원은 수상소감을 통해 "'소설은 소설이다' 이것은 제 영원한 화두(話頭)입니다. 30년 가까이 이 화두만 들고 몸부림쳤는데도 저는 아직 그 속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내지 못했습니다. 그것을 풀기 위하여 저는 만행하는 스님들처럼 저의 세계로부터 무수히 떠나고 끝없이 방황하고, 그랬다가 다시 돌아오기를 거듭했습니다. 그 별들의 떠돌기 같은 운행을 반복하면서 저는 늘 다시 태어난 것처럼 새롭게 시작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그 숨겨진 비밀은 아직 제 심중의 어둠 속에 있을 뿐입니다. 이 상은 아마 제 심중의 어둠을 깨치는 데 어떤 계기가 될지 모릅니다"라고 밝혔다.

 

 

 

 

흑산도 하늘길  

한승원 저 | 문이당 

다산 정약용의 형이자 『현산어보』의 저자로 우리에게 알려진 정약전의 인간적 면모를 그린 소설. 흑산도 유배 생활을 계기로, 육체를 가두고 정신을 풀어 놓는 우주적 삶에 도달하고자 하는 인간의 치열한 고뇌와 역경을 한승원 작가 특유의 섬세한 문체로 묘사하였다. 유배지에서 겪는 한 인간의 고독, 슬픔, 좌절, 불안, 기다림, 인내, 희망, 사랑, 믿음을 작가 특유의 절제되고 깊이 있는 필치로 담았다.

 

 

 

 

 

 

 

원효

한승원 저 | 비채

원효의 삶과 사상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빚어낸 장편소설이다. 한승원은 『원효』를 통해 원효를 새로이 올바르게 읽음으로써 오독으로 인해 잘못 알려진 원효에 대한 관념을 바꾸고자 한다. 그의 작품 속에서 원효는 신라의 삼국통일 전쟁을 죽음을 무릅쓰고 반대한 반전주의자이자, 한 나라의 영토와 경계를 뛰어넘은 세계주의자, 일심(一心)과 화쟁(和諍)과 무애(無碍)를 실천한 불국토주의자로 다시 태어난다. '2006년 김동리문학상' 수상작.

 

 

 

 

 

 

 

피플 붓다

한승원 저 | 랜덤하우스코리아

한승원이 등단 42주년을 맞은 2010년에 출간됐다. 고향에 빚을 감는 심사로 이번 글을 완성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작품 전반에 걸쳐 토속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인생에 대한 숙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저자의 고향인 장흥의 진산인 억불산(億佛山)의 꼭대기 부근에 우뚝 솟아 있는 억불바위를 인민을 구제하는 부처 '피플 붓다(People Buddha)'의 형상으로 작품 안에 배치했다. 오랫동안 억불산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싶다던 저자의 숙원이 이루어진 작품이다.

 

 

 

 

 

 

물에 잠긴 아버지

한승원 저 | 문학동네

스스로 "내 소설의 9할은 고향 바닷가 마을의 이야기"라 말하는 작가 한승원. 그가 다시 '아버지가 남로당원'이었던 한 남자의 곡진한 이야기를, 이번에는 바다가 아닌 고향 땅의 깊은 분지로 끌고 들어가 풀어냈다. 『물에 잠긴 아버지』는 시대에 순응하며 살았지만 시대의 불운에 침잠할 수밖에 없었던 남자를 통해 인간 존재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대해 묻는다. 산아제한을 어긴 것을 빼고는 "비굴하고 양순한 삶을 죽은 듯이" 살아온 남자의 인생 궤적을 한승원 특유의 토착적이지만 보편적인 문장들로 좇으며 삶에 대한 뜨거운 성찰과 먹먹한 감동을 동시에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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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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