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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맛집] 평범한 버거는 없다. 특별한 경험, 여의도 버거

여의도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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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보물 같은 맛집이 모여있는 여의도역 아일렉스 상가에 세련된 간판에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매장이 등장했다. 심지어 이름 또한 꾸밈없이 직관적인 <여의도 버거>다. 도대체 어떤 햄버거를 팔고 있을 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여의도의 보물 같은 맛집이 모여있는 여의도역 아일렉스 상가에 세련된 간판에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매장이 등장했다. 심지어 이름 또한 꾸밈없이 직관적인 <여의도 버거>다. 도대체 어떤 햄버거를 팔고 있을 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매장을 취재하는 동안에도 계속 나와 같은 궁금증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메뉴를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모던한 인테리어에 여의도 곳곳의 사진들과 쉐프들와 오너, 그리고 디자이너의 사진이 장식되어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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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버거에는 햄버거가 없다. 즉, 다진 고기 패티를 이용한 버거가 없다. 사실 햄버거의 다진고기는 질이 좋지 않은 자투리고기를 잘게 다져 (때에 따라 빵가루나 달걀 등을 첨가해) 부드럽게 만들어 굽는 것이 원형이다. (그래서 간혹 맥OOO 같은 전문점의 고기패티 질에 대한 비난도 끊이지 않는다.) 여의도 버거는 그런 의심을 일축시키는, 획기적인 버거만 준비했다. 다진 소고기가 아닌 질 좋은 소고기(그것도 등심)와 닭고기(그것도 닭다리살)을 사서 고기 그대로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두었다. 그래서인지 상호명도 여의도 햄버거가 아닌 여의도 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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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다리살을 통째로 올린 필리필리버거, 소등심을 얇게 저민 고기를 사용한 타르타르버거, 그리고 삶은 달걀과 부드러운 닭고기 무스를 곁들인 에그도그가 대표 버거다. 한눈에 봐도 뭐가 들어갔는지 알 수 있도록 닭, 소, 달걀 등의 이미지 디자인이 귀엽다. 사이드로는 흔한 감자튀김 대신 해시브라운과 달걀 후라이를 합친 에그포테이토, 그리고 치즈를 올려 구운 포테이토그라탕이 있다. 또한 양이 조금 부족하다 느낄 사람들을 위해 그뤼에르 치즈와 베이컨을 넣은 납짝 샌드위치인 비키니와 입을 개운하게 해줄 수제피클이 준비되어있다. 착한 가격의 커피와 매일 20병만 한정으로 만드는 해독주스에, 버맥이 가능하도록 맥주까지 다양한 음료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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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 먹어보고 싶었지만 위장에 한계 때문에 타르타르버거와 에그도그, 비키니와 에그포테이토, 수제피클을 주문했다. 타르타르버거는 얇게 저민 소고기 등심이 진득한 치즈와 함께 녹아 필리치즈스테이크샌드위치를 연상시켰다. 체다치즈의 고소함과 아삭아삭한 양상추에 토마토, 양파를 곁들여 상큼하기까지 하다. 또한 에그도그는 삶은 달걀 한 개가 통째로 들어있는데 특이하게 물감이 뭍은 듯한 진한 핑크색이 보인다. 색소가 아닌 비트 퓨레로 비트는 한국에서는 잘 쓰지 않는 식재료이지만 풍부한 식이섬유에 간해독에도 도움이 된다. 그 아래로는 결결이 소스에 녹아있는 닭고기 무스와 오랜 시간 구워 달콤해진 양파가 들어있다.


비키니 샌드위치는 스페인에서 인기있는 메뉴로 치즈와 하몽 같은 햄을 넣은 샌드위치를 표면이 바삭해지도록 구운 것이다. 여의도 버거에서는 그뤼에르와 에멘탈을 섞은 치즈와 하몽 대신 친숙한 베이컨을 더해 납작하게 구웠다. 이 두 치즈는 워낙 단가가 높은데 가격이 너무 착해 과연 남는 장사일지 주제넘은 걱정까지 들었다. 또한 에그포테이토는 해쉬브라운과 계란의 조합이 담백하면서도 다진 양파가 상큼하니 건강하고 든든하다. 모두 간이 세지 않아 건강해지는 기분에 수제 피클을 곁들이면 상큼하게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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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인 메뉴들은 쉐프가 모두 개발하고, 좋은 재료를 엄선해 직접 만들고 요리한다고 한다. 이는 이를 뒷받침해주는 오너의 믿음 덕분에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눈앞의 적은 이윤을 쫓기 보다는 좋은 식자재로 본연의 맛이 살아있는 음식을 함께 하려는 오너의 철학과 쉐프의 실력이 만나 여의도 버거가 생긴 것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패스트 푸드가 아닌 슬로우 푸드로 제공되는 여의도 버거에서 햄버거에서는 느낄 수 없는 건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조미료로 범벅된 여의도 식당가의 음식이 지겨운 여의도 회사원뿐 아니라 특별한 버거를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여의도 버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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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김지원 (선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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