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사회가 날 힘들게 하는 날

우리는 모두 “미생”이다. 직장인이 된 우리, 행복할 수는 없을까?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멘붕과 삽질의 연속인 정글 같은 직장 크게 보람도 흥미도 없는 사회생활.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 살아 있다기보다는 마치 기계의 부속품 같아서 자존감이 급락하는 현실. 왜 우리는 취직을 못 해 안달이다가도, 직장에 들어가고 나서는 우울하다, 힘들다, 때려치우고 싶다 말하는 걸까? 직장인이 된 우리, 행복할 수는 없을까?



 

삽질.jpg

 

 

미생은 바둑 용어다. 바둑은 두 사람이 서로 번갈아 가며 바둑판에 돌을 놓아 누가 집을 많이 가지는가를 겨루는 놀이인데, 세력을 키우기 위해 전투를 벌이고 집을 확보하거나 깨부수다 보면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심장이 쫄깃해진다. 여기서 세력이란 최소 두 집 이상이 되어야 만들어지는데 이것을 ‘완생’이라 하고, 아직 완전하게 살아 있지 못하고 놔두면 곧 죽을 세력을 가리켜 ‘미생’이라고 부른다. 사회라는 거대한 바둑판에서 매일매일을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들은 모두 미생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야근 제일 많이 하는 것도 대리~
팀장한테 제일 많이 깨지는 것도 대리~
클라이언트가 제일 많이 괴롭히는 것도 대리~
회식 자리 분위기 띄우는 것도 대리~
술 취한 사장, 이사, 팀장 대리 불러 주는 것도 대리~
회사에서 가장 만만한 건 바로 대리다.
안희숙, 열 받는 날의 응급 대처법』


 힘든-직장생활.jpg

 

월급은 통장을 스칠 뿐 남는 것은 하나도 없지, 어느 조직에서나 존재한다는 사이코 때문에 머리가 지끈지끈하지, 부장님 숨 쉬는 소리조차 싫어진다는 직장 권태기는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지. 그렇게 2~3년 사회 생활을 겪다 보면 우리 사회가 왜 자본주의 사회인지를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알고 보면 우리 모두는 완전하게 살아 있지 않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미생들인 것이다. 늘 완생을 꿈꾸는.


그렇다면 항상 눈이 충혈돼 있는 생』의 오과장은 완생일까? 일을 똑 부러지게 처리하는 인턴 사원 안영이는? 그들도 알고 보면 승진할 때가 이미 지났는데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고, 상사에게 까이고 기획서도 보류된다. 또 그 위의 상사들은 자기들끼리 밥그릇 싸움하느라 바쁘다. 어쩌면 직장 생활에서 완생이란 아예 불가능한 희망일지도 모른다.

 

“턱걸이를 만만히 보고 매달려 보면 알게 돼.
내 몸이 얼마나 무거운지.
현실에 던져져 보면 알게 돼.
내 삶이 얼마나 버거운지.” 

- 윤태호, 생』

 

‘인생 교과서’, ‘직장 생활의 교본’이라 불리는 미생』을 끝까지 다 읽은 날.
나는 평생을 불평 없이 묵묵히 일하셨던 아버지가 생각났고, 사회라는 바둑판 위에서 상사에게 미친 듯이 까여 가며 새벽 근무를 하고 있는 남편에게 고마워졌다. 그래서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현장에 있는 두 미생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힘내요, 사랑해!”

 

야근과 연애로 너무 바쁜 친구들, 소통이 어려운 부모님, 멘토가 없는 사회적 현실, 고민을 털어놓지 못해 괜찮은 척해야 했던 나는 삶이 외롭고 힘들 때마다 책을 읽었다. <미생>이 내게 위로가 된 것처럼 힘들 때마다 곁에서 조용히 토닥여 주는 책들이 있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찌질함’을 드러낼 이유도 없었고 혼자 끙끙 앓을 필요도 없었다. 그렇게 하루하루 일상적 고민을 함께 나누던 책들은 나를 좀 더 견고하게 만들어 주었고 결국 책은 멘토일 뿐만 아니라 현실의 어려움과 고민을 속 시원히 털어놓을 수 있는 대나무 숲이었다 .

 

이 정글 같은 일상에서 상처 받지 않고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만의 대나무 숲이 필요하다. 누군가에게 인생의 길을 묻고 고민을 털어놓고 상담을 한다 하더라도, 결국 내 인생을 살아가는 건 나 자신이다. 아무도 대신 살아 주지 않으니 타인에게 의지하려고 하지 말고 홀로 독하게 버텨야 한다. 그래야 정글에서 길을 잃어버리지 않을 테니까.

 

 

 

 

 

 

 

99.jpg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어떤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걸까?” “이렇게 힘든 직장 생활,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B끕 언어』로 주목 받은 권희린 작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머리를 스치는 이런 질문에 ‘우리에게 진짜 필요했던 조언’들을 특유의 유쾌한 말투에 담아 돌직구로 날린다. 내 일기장을 훔쳐본 듯 소름 돋게 공감가는 이야기로 ‘어머, 이건 내 얘기야!’ 하며 감탄하는 사이 고민의 무게는 조금씩 줄어들 것이다.

 

 

 

 

☞ 2가지 이상 체크했다면 이 책을 읽으세요!

체크리스트.jpg

 

 

 

 

 

 

 

 

 

img_book_bot.jpg

열 받는 날의 응급대처법안희숙 글/급시우 그림 | 보이소
우주책의 외양은 점잖치 못한 B급 포스를 내뿜고 있지만 우리가 열 받을 때 속으로 뱉는 말을 겉으로 내보인 것일 뿐 이 책의 본질은 씩씩하고 명랑하다. 뭘 해도 내 맘대로 안 되는 세상 속에서도 매일 매일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의 속풀이 평범하지만 나름 착하고 개념 있게 살아가는 그녀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세상을 향해 외친다. ‘왜 또 지랄이야!’

 



 

 

img_book_bot.jpg

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열한 살에 한국기원 연구생으로 들어가 프로기사만을 목표로 살아가던 청년 장그래가 입단에 실패하고 ‘회사’라는 전혀 새로운 ‘판’에 적응해가는 과정을 그리는 만화 『미생』은 취업준비생과 신입사원에게는 직장생활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매너리즘에 빠져 관성적으로 하루하루를 보냈던 대리, 과장에게는 자신의 일에 대한 긍지를 안겨주었으며, 미래를 꿈꾸기보다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 많아졌던 차장, 부장의 가슴을 새롭게 뛰게 해주었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1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권희린

시트콤 같았던 20대를 치열하게 살아 내며 확실한 꿈을 찾아 지금 여기까지 왔다. 사람과 음악, 여행과 책을 좋아하고 그중에서도 마음을 다독여 주는 책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장 즐긴다. 정글 같은 삶에서 로그아웃하기 위해 발버둥 치지만 일상은 여전히 삽질과 멘붕의 연속이다. 심지어 지금은 육아의 전쟁터에서 고군분투하는 중. 초등학생 때 품었던 ‘여행으로 지구 정복하기의 꿈’을 아직도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고 있는 6년 차 교사. 손가락 끝에 뇌가 있기를 바라며 블로그에 끄적거리기를 즐긴다. 저서로 《도서관 여행》, 《B끕 언어》가 있다. 까칠한 권선생 LIFE blog.naver.com/sk1004486

오늘의 책

수많은 사랑의 사건들에 관하여

청춘이란 단어와 가장 가까운 시인 이병률의 일곱번째 시집. 이번 신작은 ‘생의 암호’를 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사랑에 관한 단상이다. 언어화되기 전, 시제조차 결정할 수 없는 사랑의 사건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아름답고 처연한 봄, 시인의 고백에 기대어 소란한 나의 마음을 살펴보시기를.

청춘의 거울, 정영욱의 단단한 위로

70만 독자의 마음을 해석해준 에세이스트 정영욱의 신작. 관계와 자존감에 대한 불안을 짚어내며 자신을 믿고 나아가는 것이 결국 현명한 선택임을 일깨운다. 청춘앓이를 겪고 있는 모든 이에게, 결국 해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전하는 작가의 문장들을 마주해보자.

내 마음을 좀먹는 질투를 날려 버려!

어린이가 지닌 마음의 힘을 믿는 유설화 작가의 <장갑 초등학교> 시리즈 신작! 장갑 초등학교에 새로 전학 온 발가락 양말! 야구 장갑은 운동을 좋아하는 발가락 양말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호감은 곧 질투로 바뀌게 된다. 과연 야구 장갑은 질투심을 떨쳐 버리고, 발가락 양말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

위기는 최고의 기회다!

『내일의 부』, 『부의 체인저』로 남다른 통찰과 새로운 투자 매뉴얼을 전한 조던 김장섭의 신간이다.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며 찾아오는 위기와 기회를 중심으로 저자만의 새로운 투자 해법을 담았다.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 삼아 부의 길로 들어서는 조던식 매뉴얼을 만나보자.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