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의 포옹으로 남은 절절하고 애끓는 사랑 -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②, 1961

무정한 열차의 기적 소리는 멀어져 가고……

  • 페이스북
  • 트위터
  • 싸이월드 공감

주요섭의 소설을 원작으로 신상옥 감독이 영화한 작품. 신상옥 감독은 두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데 피아노 음악과 꽃 같은 소품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영화 후반부에서 딱 한 번, 한 선생이 옥희 엄마를 와락 끌어안는 장면이 강한 임팩트를 주는 것도 애끓는 감정의 분위기가 영화 내내 깔려 있기 때문이다.

01.jpg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1961 동네 미장원(80*32cm)

 

사랑방 한 선생을 흠모하는 마음이 깊어갈 무렵, 옥희 엄마는 동네 미장원에서 신부화장을 하고 예식장으로 향하는 신부를 보게 된다. 면사포를 쓴 신부를 구경하는 옥희 엄마의 표정에 심란함이 가득 담겨 있다. 친구인 미장원 원장은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한다.

“요즘 세상에 과부가 시집가는 건 흉이 아니란다. 아, 갈 수만 있다면 두 번이 아니라 열두 번이라도 가서 팔자를 고쳐야지.”


02.jpg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1961 수원역 풍경(76*35cm)

 

사랑하는 여인을 두고 떠나는 남자의 마음은 아리다. 옥희 엄마의 재혼 이야기가 나오고, 한 선생과 관련된 소문이 떠돌게 된다. 옥희 할머니의 단호한 결단은 결국 한 선생을 내몰게 된다. 몸이 가면 마음도 따라가는 것인가? 아니다. 마음은 얼마든지 두고갈 수 있는 것이다. 동산에 오른 옥희와 옥희 엄마는 그리운 이가 탄 기차를 넋놓고 바라보건만 무정한 열차의 기적 소리는 멀어져만 간다.


03.jpg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1961 성환댁과 계란장수(45*33cm)

 

옥희의 시선을 통해서 절절한 감정이 흐르는 옥희 엄마와 한 선생. 그 둘 사이의 지나치게 무거운 분위기와 상반되는 두 사람이 등장한다. 성환댁과 계란장수가 바로 그들이다. 두 사람은 주인공들과 달리, 거리낌없이 그들의 사랑과 성욕을 질펀하게 풀어놓음으로서 웃음을 선사한다.
성환댁의 물벼락을 맞고 인연이 된 두 사람. 하지만 성환댁(도금봉)은 계란장수(김희갑)를 넌지시 깔본다. 그렇다고 넉살 좋은 계란장수가 순순히 물러설 리가 없다.

“성환댁, 사람 괄시 너무 그리 마시오. 댁이나 나나 저울로 달아보면 한푼 틀림없는 똑같은 처지인데 그럴 거 없잖소? 아~ 댁도 과부라면서 실은 나도 홀애비니까 말이오. 안 그렇소? 허허…….”


04.jpg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1961 수원 방화수류정 주변풍경

 

한껏 멋을 부린 두 사람은 식모와 계란장수이다. 결국 둘은 배가 맞아 백년해로를 언약하고 행복한 미래를 다짐한 것이다.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빠르게 진도가 나간 두 사람은 이제 누가 봐도 어엿한 부부나 다름없다.
결혼식은 했냐고요? 물론 못하지요. 두 번 결혼식을 올리면 욕먹는 시대였으니까…….




 

◈ 영화정보 ◈

 

 


개봉일자 : 1961년 8월 26일
필름정보 : 35㎜/흑백/시네마스코프
상영시간 : 102분
제작사 : 신필름
김독 : 신상옥
출연 : 최은희, 전영선, 김진규, 한은진,
          도금봉, 김희갑, 신영균, 허장강

수상내역 : 대종상(1회)-감독상:신상옥,
                 각본상: 임희재, 특별장려상:전영선
                 부일영화상(5회)-작품상,감독상,
                 여우주연상: 최은희
                 아시아영화제(9회)-최우수작품상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15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광성 화백

부산에서 태어나, 서른 살이 넘어서야 만화판에 뛰어 들었다. 일찍이 서양화에 뜻을 두어 부산미술대전 서양화 부문에 입선했고, 목우회 미술전에서 특선을 수상했으며, 한국예술문화 대상전에서도 특선을 수상하였다.
『자갈치 아지매』로 데뷔한 후 작품성 있는 작품만을 고집해 왔다.《만화광장》과 《매주만화》, 《빅점프》등에 작품을 연재하였으며, <웅진 애니메이션 전집> 중세 부문 7편을 제작하였고, 1993년 만화가협회상 제1회 신인상을 수상했다.
단행본으로 《영원한 죽음과 윤회》, 《코뿔소를 덮친 사나이》, 《총을 든 의사 체게바라》,《미야자키 하야오》, 《꿈을 이룬 사람들》, 《로마 이야기》등이 있다. 무의미하게 희생된 한국인 가미카제 전사를 소재로 한 《순간에 지다》로 제13회 대한민국 만화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오늘의 책

토마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 신드롬

지난해 프랑스에서 출간 된 후 전 세계 경제학계를 뒤흔든 토마 피케티 교수의 『21세기 자본』이 드디어 한국에서 출간됐다. 불평등이 내재한 자본주의 현실에 대한 실증적인 분석과 파격적인 대안을 담은 이 책은 한국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내다보는 지침서가 될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2014년 최신작!

<용의자 X의 헌신>과 견주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이 되리란 찬사를 받은 작품. 주인공 나카하라가 형사로부터 전 부인의 사망 소식을 들으며 시작되는 소설은 살인사건, 그것이 우발적이었다는 범인의 자백, 인물들의 수만 갈래 감정선이 묵직하고 긴박하게 펼쳐진다.

정말 EBS만으로 충분하다고?

비싼 교재나 사교육 없이 명문대에 입학한 꿈같은 이야기가 현실이 되었다. 난독중으로 중졸 학력인 아버지가 EBS만으로 공부해, 문제아인 두 아들을 서울대, 한양대에 보내버렸다. 가난한 부모는 좋은 부모가 될 수 없다는 편견을 뻥~ 차버린 책.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공부법을 함께 소개한다.

속상한 일 많아도, 우린 한 뼘씩 자란다.

아스라한 그림과 짧은 위로의 글로 내 마음을 알아주는 책. 나이를 좀 먹었다 싶어도, 여전히 세상은 쉽지 않고 속상한 일도 많다. 하지만 그만큼 조금 더 근사해지고, 속 깊어지고, 사랑스러워진 내 모습도 분명히 있다. 그 모습을 잊지마, 우린 이렇게 자라고 있어 위로한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크레마원 이벤트
KALIOPE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