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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든지 최고급으로만 주시오, 자유부인(Madam Freedom)②, 1956

‘무든지 최고급품으로 주십시오, 최고급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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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는 당시의 유행을 앞서가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담겨 있다. 가수 백설희가 동창회에 등장해 명사의 부인들 앞에서 ‘아벡크 토요일’을 부르고, 선영이 춘호와 함께 처음 간 댄스홀에서 댄서인 나복희가 등장하여 맘보 음악에 맞춰 섹시한 춤을 추는 장면을 길게 보여 준다

‘무든지 최고급품으로 주십시오, 최고급입니까?’라는 극중인물 주선태의 대사는 영화의 히트만큼이나 시중에 ‘최고급’이라는 말을 대중적으로 유행시킬 정도로 변화하는 시대상과 가치관을 보여준 영화다.

또한 이 영화에는 당시의 유행을 앞서가는 다양한 볼거리들이 담겨 있다. 가수 백설희가 동창회에 등장해 명사의 부인들 앞에서 ‘아벡크 토요일’을 부르고, 선영이 춘호와 함께 처음 간 댄스홀에서 댄서인 나복희가 등장하여 맘보 음악에 맞춰 섹시한 춤을 추는 장면을 길게 보여 준다. 댄스홀에 매번 등장하는 밴드 역시 당시 가장 실력 있는 밴드 중의 한 팀이었다고 한다.

극장에서 국회의사당으로, 시민회관으로, 그리고 서울특별시 의회로…
자유부인, 1956(74x48cm)

맛의 기억만큼이나 소리의 기억도 질기게 가슴에 남는다. 쇳소리 섞인 자동차 경적소리, 전차의 방울소리, 징 박힌 말의 발굽소리와 달구지 소리. 고즈넉한 풍경과 어우러진 그 시절의 소리들은 그렇게 귓전에 남아 있다.

그림 속의 건물은 당시 국회의사당의 첨탑으로 현재도 태평로에 있다. 영화 속에서 웅장한 자태를 풍겼던 이 건물은 1930년대 조선총독부가 세운 건물로 문화 예술 공연을 위한 대규모 극장인 부민관이란 이름으로 지어졌다.
해방 직후 미군이 사용하다가 1950년 1월부터 국회의사당으로 쓰였다. 1975년 국회의사당이 여의도로 옮겨 가면서 시민회관이 되었고, 세종문화회관의 별관으로 쓰이다가 1991년부터 서울특별시 의회 건물로 용도가 변경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끊임없이 재개발이 반복되는 서울 시내에서 아직 살아남은 이 건물이야말로 격동의 시대를 묵묵히 지켜본 증인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오선영과 그녀가 일하던 명동 파리양행 주인인 한 사장의 모습. 둘의 포옹장면 역시 당시에 상당히 화제가 되었다.
자유부인, 1956(28x40cm)

영화 <자유부인>은 오선영이 일하던 파리양행을 중심으로 교통량이 증가하며 한창 번화하는 중인 명동 입구 주변 풍경을 많이 보여준다.

뒤에 보이는 트럭 주둥이를 한 버스는 이제는 볼 수 없는 신기한 물건이 되었다.
그 시절 버스 안의 명당 자리는 운전석 옆의 불룩하고 평평한 엔지 덮개 본넷이었다. 엔진의 열기로 뜨끈뜨끈했기 때문에 너나없이 다투어 앉았다. 히터가 없었던 그때, 빈 좌석을 두고도 뜨듯한 본넷에 앉아 있는 모습들이 흡사 제비새끼 둥지를 연상시켰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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