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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웰 표 네오 소울

맥스웰 〈blackSUMMERS’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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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도 변한다는 8년이란 세월을 환산하여 만들어진 〈BLACKsummers’night〉 이후 또 다시 7년, 그의 말대로라면 2010년에 공개되었어야 할 음반이 이제야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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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도 변한다는 8년이란 세월을 환산하여 만들어진 〈BLACKsummers’night〉 이후 또 다시 7년, 그의 말대로라면 2010년에 공개되었어야 할 음반이 이제야 세상에 나왔다. 「black」과 「summer」, 「night」을 순서대로 강조하는 트릴로지 기획의 두 번째 작품을 만나기까지 팬들은 다시 긴 대기시간을 감수해야 했고, 그 원망스러운 기다림은 ‘또 얼마나 뛰어난 작품을 가지고 올 것인지’식의 부풀어진 기대감을 낳았다. 그러나 앞서 발매된 싱글 「Lake by the ocean」는 가슴 한구석에 고여 있던 그의 무정함에 대한 화가 전부 녹아들 정도로 뛰어났고,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 그의 팔세토는 괜스레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애처로웠다. 이 정도면 밀당의 고수, 과연 ‘제2의 프린스’답다.

 

전작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음반에서 찾을 수 있는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전자음의 사용이다. 「III」의 이색적인 전자음, 「Of all kind」의 전반에 스며들어있는 신시사이저 등, 일렉트로니카의 몇몇 성향들이 쉽게 집어낼 수 있을 정도로 부각되어 나타난다. 그러나 이는 부가적인 요소일 뿐, 음반은 맥스웰 표 네오 소울, 즉 이전의 작법들에 충실하다. 「Lake by the ocean」의 잘게 배치된 드럼과 아득하지만 울림 있는 피아노와의 훌륭한 조화, 「Finger crossed」에 펼쳐지는 드라마틱한 사운드는 데뷔작부터 협업해온 프로듀서 하드 데이비드(Hod David)와의 노련한 합이 이루어낸 또 한 번의 성과이다.

 

근사한 사운드 아래 그가 선보이는 선율의 풍미는 여전하다. 유려한 멜로디 위에 가성과 진성을 넘나드는 「1990X」과 반복적인 후렴이 돋보이는 「Gods」, 제임스 브라운의 「It’s a man’s, man’s, man’s world」를 연상시키는 무거운 긴장감이 흐르는 소울 트랙 「Lost」은 전작의 「Bad habits」나 「Pretty wings」 못지않은 흡입력을 지닌 트랙이다.

 

음반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예전 같지 않은 가창일 테다. 대표적으로 그의 장기인 팔세토가 데뷔작 〈Urban Hang Suite〉은 물론이고 바로 전작 〈BLACKsummers’night〉에 비해 다소 벅찬 느낌을 준다. 마흔이 넘어간 나이를 고려한다면 당연지사지만 다음 작품 〈blacksummers’NIGHT〉가 언제 완성될지, 목소리가 또 어떻게 변해있을지 예상해본다면, 이 얼마나 애석한 일인가. 탄탄한 구성과 높은 완성도만으로 허한 마음을 달래기엔 그는 너무 긴 시간과 참을성을 요구한다. 다음 작품은 빠른 시일 내에 만날 수 있길 소원한다.

 

이택용(naiveplante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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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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