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귄터 그라스, ‘행동하는 지성인’으로 평가 받는 소설가

1999년 노벨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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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귄터 그라스는 행동하는 독일의 양심이자 이 시대의 진정한 거인으로 평가 받는다. 작가는 흘러가는 시대의 단편을 희생자나 학대 받은 자들의 시점에서 과거 및 미래와 관련 지어 넓고 풍부한 구성 속에 표현하여, 현대란 무엇인가 하는 의문을 던지고 있다.

귄터 그라스(나무위키).jpg

출처_ 나무위키

 

귄터 그라스는 1927년 10월 16일 단치히(현재 폴란드의 그다니스크)에서 태어났다. 궁핍하고 불우한 유년기를 보낸 후, 17세 때인 고등학교 시절에 징집되어 독일 방위군에서 복무하다가 부상을 입고 미군 포로가 되었다. 석방된 뒤 그는 잡부와 석공으로 일하다가 조각가가 되기 위해 뒤셀도르프의 미술학교에 입학하였으며, 52년에 베를린의 미술학교로 옮겨 조각가로서의 수업을 마쳤다. 이때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으며, 그 후 약 4년 동안 파리에서 조각과 그래픽 일을 하여 생계를 유지하며 소설을 썼다.

 

1958년에 ‘47그룹상’을 수상했으며, 이듬해엔 ‘게오르크 뷔히너’, ‘폰타네상’, ‘테오도르 호이스상’ 등을 수상했다. 1959년 발표한 『양철북』으로 ‘1999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단번에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는 작가가 되었다. 『양철북』은 1979년 쇨렌도르프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어 칸 영화제에서 ‘황금 종려상’을 받기도 했으며, 한국에서도 상영된 바 있다.

 

『양철북』에서는 192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독일의 일그러진 역사가 그로테스크하게 그려지고 있다. 주인공인 난쟁이 오스카 마체라트는 자신의 세 번째 생일날 의도적으로 계단에서 떨어져 성장을 중단하기로 결심하고 양철북을 잡게 된다. 외견상으로 보아 그는 94cm의 난쟁이에 불과하지만 정신적으로는 태어날 때부터 성인의 지성을 갖추고 있다.

 

소설 『양철북』은 1952년에 오스카가 정신병 요양소에 들어가 그의 가족의 역사, 자신의 고독한 학교시절, 단치히의 소시민적 세계, 전쟁과 전후 시대를 이른바 ‘개구리시점視點’(Forschperspektive)으로 회상한 자서전적인 장편 소설이다. ‘조감鳥瞰적 시점’(Vogelperspektive)의 반대 개념인 ‘개구리 시점’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위를 보는 좁은 시점을 의미한다. 다시 말한다면, 난쟁이인 오스카가 정상적인 사람들의 세계를 좁은 시야로 올려보는 것을 의미한다. 비정상적인 난쟁이의 눈에 비친 정상적인 사람들의 세계가 더욱 비정상적이라는 사실이 그로테스크하다. 귄터 그라스는 어린애와 같은 작은 키 때문에 성인의 세계에도 속하지 못하고 성인의 지성을 가졌기 때문에 어린이 세계에도 속하지 못하는 주인공 오스카의 비인습적인 역할을 통해 도덕적, 종교적, 성적 터부를 무너뜨린다. 동시에 비뚤어진 그의 시각을 통해 전쟁과 전후 시대의 독일 현실을 희화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귄터 그라스는 ‘행동하는 지성인’ 혹은 ‘비판적인 지성인’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는 1960년 베를린으로 돌아와서 ‘독일사회민주당SPD’에 가입하여 ‘핵무기 반대’ 등을 외치며 빌리 브란트 수상의 재선을 위한 시민운동을 이끌기도 했으며, 나아가 수상선거 때마다 헬무트 콜의 낙선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했다.

 

‘단치히 3부작’이라 불리는 『양철북』, 『고양이와 쥐』, 『개들의 시절』 외에도 물고기를 화자로 등장시킨 『넙치』에서도 인간사회를 비판적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달팽이의 일기』, 『텔그테에서의 만남』, 『암쥐』, 『무당개구리의 울음』, 『광야』, 『나의 세기世紀』, 『게걸음으로 가다』, 『넙치』, 『라스트 댄스』, 『세계화 이후의 민주주의』, 『양파 껍질을 벗기며』, 『암실 이야기』 등 다수가 있다.

 

 

귄터 그라스의 대표작

 

양철북

권터 그라스 저/장희창 역 | 민음사 

'1999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주인공 오스카는 '어른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 성장을 멈추기로 결심한다. 고작 97센티미터에 불과한 키 때문에 누구도 그에게 책임을 묻는 일이 없다. 20세기 초 가장 비극적이며 추잡한 사건의 현장범이지만 어떤 혐의도 받지 않으며, 그래서 가장 냉정한 관찰자다. 양철북을 든 것은 오스카이지만, 소설 속 '나'이기도 하고, 오스카가 성장을 멈춘 1927년에 바로 그 단치히에서 태어난 귄터 그라스 자신이기도 하다. 작가가 묻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한 세기를 함께 살아온 우리는 1900년대의 광기로부터 자유로운가? 앞으로 살아낼 또 한 세기는 이전과 다를 것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가? 『양철북』은 1899년, 오스카의 할머니 안나 브론스키가 감자 밭에서 떠돌이 남자를 자신의 네 겹 치마 밑에 숨기는 데에서 시작된다. 20세기는 19세기와 연결되고, 귄터 그라스를 통해 21세기로 옮겨진다.

 

 

넙치  

귄터 그라스 저/김재혁 역 | 민음사 

1977년에 발표되어 귄터 그라스만의 독창성이 뛰어나게 발휘된 작품이라는 평을 받은 『넙치』는 출간 후 2년 동안에만 45만 부가 판매된 베스트셀러이다. 신석기 시대부터 철기 시대, 중세, 바로크 시대, 절대 왕정기, 혁명의 19세기와 20세기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나긴 역사의 흐름을 움직여온 넙치와 열한 명의 여자 요리사들이 엮어낸 또 하나의 역사다. 남자와 여자, 그리고 사회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작품으로 성(性)과 요리, 신화와 문명에 대한 성대한 만찬이 펼쳐진다. 작가는 쉰 번째 생일을 맞기 5년 전 자신을 위한 선물로써 대작을 쓰기로 결심하고 시, 스케치, 짧은 에피소드 등을 통해 작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뒤셀도르프 및 베를린 예술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화가이기도 한 그는 『넙치』와 관련하여 상당량의 삽화를 직접 그렸다.

 

 

텔크테에서의 만남

귄터 그라스 저/안삼환 역 | 민음사

귄터 그라스 자신이 회원이었던 1947년의 '47그룹' 모임을 허구적으로 재구성한 이야기다. 1947년을 1647년도로 바꾸어 17세기에 실존했던 시인들인 그뤼피우스, 게르하르트, 질레지우스 등을 등장시켰다. 신?구교 세력 간의 갈등이 전 유럽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30년 전쟁(1618~1648)이 막바지를 향하던 때, 일군의 시인들이 독일 각지로부터 시골 마을 텔크테로 몰려든다. 시인들의 목적은 산산조각으로 분열된 조국을 마지막 남은 수단인 '언어와 문학'으로 다시 한 번 결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전쟁으로 피폐해진 조국의 참상 속에서 인간의 기본 권리와 평화를 회복할 것을 주장하려 했던 시인들은 뜻하지 않은 사건에 말려들면서 자신들의 탐욕스럽고 위선적인 본성과 마주하게 된다.

 

 

 

양파 껍질을 벗기며

귄터 그라스 저/장희창,안장혁 공역 | 민음사

귄터 그라스의 자서전 『양파 껍질을 벗기며』에는 작가의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의 기록이 담겨있다. 온갖 풍파로 가득했던 2차 세계 대전 시기와 전후 격변기를 견디며 『양철북』이라는 거대한 문학적 성취를 이루기까지의 과정이 낱낱이 드러나 있다. 그라스는 이 책을 통해 열일곱 살에 히틀러의 나치 친위대에 징집당해 복무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그 결과 『양파 껍질을 벗기며』는 2006년 출간 당시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말년의 작가가 치기 넘쳤던 젊은 시절의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동시에, 1940~1950년대 역사적 격변기의 유럽을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이다.

 

 

 

 

암실 이야기

귄터 그라스 저/장희창 역 | 민음사

2006년 뼈아픈 자기 고백을 담은 자서전 『양파 껍질을 벗기며』를 발표한 귄터 그라스가 다시 한 번 성공한 예술가로서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써 내려간 실험적 자전 소설. 유명한 사진사인 마리가 이제는 성인이 된 자신의 여덟 아이들에게 자신과 그들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게 한다는 설정으로 전개된다. 마리는 그라스 자신이 투영되어 있는 인물이다. 작가가 꾸며 낸 이야기 형태를 취하지만 작품 속 기억과 인물은 그라스의 실제 경험과 오버랩 된다. 아이들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그 자신의 삶을 두서없이, 하지만 흥미진진하게 풀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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