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뮤지컬 <명동 로망스>, 지금 당신의 심장은 뛰고 있나요?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의 한국 버전! 1956년 명동 로망스 다방, 그리고 그곳의 예술가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삶의 본질적인 가치와, 우리가 이루어야 할 궁극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 역설한다.

[사진자료]명동로망스 공연사진 3.jpg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로맨틱한 과거 여행

 

2012년에 개봉한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에서 주인공은 타임슬립을 통해 1920년대 파리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스콧 피츠제럴드, 헤밍웨이,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등 당대의 유명 예술가들을 만나게 되고, 그들과 예술적인 교감을 나누며 1920년대 파리의 분위기를 온 몸으로 느낀다. <미드 나잇 인 파리>는 타임슬립이 주는 판타지적 요소를 기반으로, 낭만과 예술이 가득했던 1920년대 파리의 모습을 매력적으로 그려내어 큰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영화 <미드 나잇 인 파리>의 한국 버전 같다. 영화에서처럼 뮤지컬에서도 주인공이 과거로 타임슬립을 하게 되고, 당대의 예술가들을 만나 교류한다. 단지 배경만 파리에서 명동으로 변했을 뿐, 과거 시대의 모습은 똑같이 낭만적이고 매력적이다. <명동 로망스>는 정열적이고 진실했던 1950년대의 예술가들을 통해, 뻔하고 진부하지 않게 인생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뮤지컬 <명동 로망스>의 주인공 장선호는 퇴근 시간과 주말만 기다리며 무미건조하게 사는 9급 공무원이다. 매일매일 주어진 일을 기계처럼 처리하고, 시키는 일을 군말 없이 수행하는 선호의 삶은 어딘가 심심하고 따분해 보인다. 그런 의미 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선호는 명동 개발을 위해 오래된 로망스 다방의 철거 계획을 담당하게 된다. 철거 동의를 받기 위해 찾아간 로망스 다방에서 그는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1956년 명동으로 타입슬림을 하게 된다. 그곳에서 시인 박인환, 화가 이중섭, 수필가 전혜린을 만나게 되면서, 평범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던 선호의 삶은 마치 영화처럼 예측 불가능 하게 흘러간다.

 

DSC_3291.jpg

 

 

1956년 그리고 2015년

 

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2013년 충무아트홀 창작콘텐츠 지원사업에 선정된 후, 2년간 많은 수정 보완의 과정과 쇼케이스 단계를 거쳤다. 이 작업을 통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근현대사의 가슴 아픈 역사와 당대에 피어난 예술가 정신은,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는 B급 유머와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 낸다. 덕분에 작품의 주요 메시지를 결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중심 맞춰 전달한다. 센스 있는 대사와 진정성 있는 넘버들은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1956년은 전쟁으로 인한 공허함과 두려움의 감정이 정치적인 문제와 뒤섞여, 사회적으로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당대의 예술가들은 그러한 혼란 속에서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하며, 예술의 가치와 자신들의 존재 이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들은 그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해 때론 방황하고, 때론 좌절하고, 때론 상처 입으면서도 예술적인 열정을 불태웠다. 덕분에 아이러니하게도 1950년대는 그 어떤 때보다 낭만적이고 로맨틱한 예술적 분위기로 가득했다.

 

뮤지컬 <명동 로망스>에는 이와 같은 당대의 분위기가 잘 녹아들어 있다. 낭만과 예술이 꽃을 피웠지만 동시에 혼란과 공허로 어지럽던 그 시대 자체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대의 우울과 혼란 속에서, 예술에 대한 열정 하나로 삶을 살아간 예술가들의 모습도 완벽하게 그려낸다. <명동 로망스>는 하루하루에 집중하며 하고 싶은 일을 했던 1950년대 예술가들과 하루하루를 낭비하며 해야 되는 일을 했던 2015년 선호의 대조적인 모습을 통해, 삶의 본질적인 가치와, 우리가 이루어야 할 궁극적인 삶의 태도에 대해 역설한다. 

 

예술과 삶에 대해 노래하는 뮤지컬 <명동 로망스>는 내년 1월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된다.

 

 

[추천 기사]

- 뮤지컬 <드림걸즈> 눈부시게 빛나는 그녀들
- 뮤지컬 <그남자 그여자>, 서로 다른 언어로 사랑을 말하다
- 진짜 북한군 4명 VS 남한군 2명, 그들은 운명은?
- 꿈을 파는 데 지친 이들에게 - 뮤지컬 <곤, 더 버스커>
- 우리는 친구일까 연인일까? - 연극 <70분간의 연애>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

기사와 관련된 공연

오늘의 책

산업의 흐름으로 반도체 읽기!

『현명한 반도체 투자』 우황제 저자의 신간. 반도체 산업 전문가이며 실전 투자가인 저자의 풍부한 산업 지식을 담아냈다.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반도체를 각 산업들의 흐름 속에서 읽어낸다.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산업별 분석과 기업의 투자 포인트로 기회를 만들어 보자.

가장 알맞은 시절에 전하는 행복 안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는 사람, 작가 김신지의 에세이. 지금 이 순간에 느낄 수 있는 작은 기쁨들, ‘제철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1년을 24절기에 맞추며 눈앞의 행복을 마주해보자. 그리고 행복의 순간을 하나씩 늘려보자. 제철의 모습을 놓치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은 우리 곁에 머무를 것이다.

2024년 런던국제도서전 화제작

실존하는 편지 가게 ‘글월’을 배경으로 한 힐링 소설. 사기를 당한 언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주인공. 편지 가게에서 점원으로 일하며, 모르는 이와 편지를 교환하는 펜팔 서비스를 통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해나간다. 진실한 마음으로 쓴 편지가 주는 힘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설.

나를 지키는 건 결국 나 자신

삶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 물질적 부나 명예는 두 번째다. 첫째는 나 자신. 불확실한 세상에서 심리학은 나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무기다. 요즘 대세 심리학자 신고은이 돈, 일, 관계, 사랑에서 어려움을 겪는 현대인을 위해 따뜻한 책 한 권을 펴냈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