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법정스님이 사랑한 道의 음식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법정스님은 말년에 인적이 드문 산중에서 홀로 오두막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춥고 눈 내리는 겨울이면 더 고립된 생활로 겨울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스님을 겨울이 올 때마다 시끌시끌 세속의 장터로 유인하는 미끼(?)가 있었으니 바로 ‘산중 잔치’에 쓸 싱싱한 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ed-radishes-318155_1920.jpg

 

가을, 겨울 무는 한마디로 산삼 부럽지 않은 보약 음식이다. 무는 본디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는 식품으로 유명하다. 특히 무에 함유되어 있는 여러 가지 소화효소는 몸 안으로 들어온 음식물의 소화와 흡수를 촉진시키고 위 통증과 위궤양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식후에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는 등의 불쾌감이 느껴질 때 무를 먹으면 큰 효과를 볼 수가 있다. 위장 기능이 약해졌을 때도 무를 갈아먹으면 좋은 효과를 볼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술 마시고 난 다음날 혈중 아세트알데히드 농도가 높아져 두통과 구토 증세 등의 불쾌감이 나타날 때 무를 먹으면, 무에 함유된 전분분해효소인 아밀라아제가 가슴이 답답하고 속이 더부룩한 증상을 완화시키며 특히 아세트알데히드가 몸 밖으로 빠르게 배출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런가 하면 무는 소염 작용과 해열 작용이 있어 감기에 걸렸을 때 코막힘, 발열, 어지러움, 두통 등의 증상에 효과가 있고, 기침이나 목이 아플 때도 효과가 있다. 무에는 식이섬유도 풍부하여 장내 노폐물을 청소하는 역할을 하여 해독기능이 있다. 설사나 변비에도 좋은 식품이다. 특히 변비와 설사가 반복될 때 이는 위장이 약해졌다는 증거로 이때 무를 많이 섭취하면 이러한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처럼 가을 겨울 제철을 맞은 무의 고마운 효능을 나열하다 보니 필자는 글만큼이나 정갈하게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다 가신 법정스님의 따사로운 문장들이 생각난다. 생전에 노스님의 소박하고도 담박했던 식탁의 한 켠을 정겹게 나누고 싶다. 

 

법정스님은 말년에 인적이 드문 산중에서 홀로 오두막 생활을 하였기 때문에 춥고 눈 내리는 겨울이면 더 고립된 생활로 겨울나기 쉽지 않았다. 그런 스님을 겨울이 올 때마다 시끌시끌 세속의 장터로 유인하는 미끼(?)가 있었으니 바로 ‘산중 잔치’에 쓸 싱싱한 무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스님은 장에 직접 내려가서 무를 한 배낭 짊어지고 오두막에 와서 그걸 개울물에 씻어 물기를 말린 뒤 싹둑싹둑 썰어서 무말랭이 감을 손수 만드셨다. 오두막 윗묵에 종이를 깔고 잘게 썬 무를 말리던 노(老) 수행자의 소박하고도 고즈넉한 모습을 상상해본다.

 

‘무 말랭이는 조근조근 씹을수록 깊은 맛이 난다. 나처럼 성질이 급한 사람도 무말랭이 먹을 때만은 천천히 씹어 그 특유한 맛을 음미한다. 송나라 때의 왕신만이라는 학자는 이런 말을 했다.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를 씹어 먹을 수 있다면 백 가지 일을 이룰 수 있다‘ 기름지게 먹기를 좋하하는 사람들에게는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죽을 때까지 알 수 없겠지만 담백하게 먹는 사람들은 이 말뜻을 이내 알아차릴 것이다. - 『홀로 사는 즐거움』

 

이왕 무 이야기를 꺼냈으니 무 자랑을 좀더 하자. 무에는 안토크산틴이라는 항산화성분이 풍부한데 이는 호흡기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몸 안으로 들어오는 세균과 바이러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 감기를 예방한다.

 

영양적으로 무는 성분의 94%가 수분으로 비타민 C가 100g당 12mg으로 풍부하고, 칼륨, 칼슘, 식이섬유와 베타카로틴을 함유하고 있다. 무는 잎과 뿌리의 영양성분에 큰 차이가 있는데, 무의 잎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라이신, 비타민, 칼슘 등이 뿌리보다 많이 들어있어 피부 미용과 감기예방에 효과적이다.

 

 

 

 

img_book_bot.jpg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저 | 샘터
『오두막 편지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산문집. 법정 스님을 얼마전에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의 회주 등 모든 직함을 벗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과 침묵을 선언하셨다. 존재에 대한 성찰을 위해 끝없이 정진하는 진정한 수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이 책은 홀로사는 즐거움을 말하지만 결국 홀로 있는 것은 함께 있는 것임을 설파하는 책이다.



[추천 기사]

- 엄마의 맛 나가사키 카스테라
- 맥주를 부르는 계절 <대구피시&칩스>
- 이슬람과 유대인은 왜 돼지고기 섭취를 혐오할까
- 지구촌 소스 ‘마요네즈’의 국적은?
- 순수함이 필요해! 리코타 치즈 샐러드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
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김연수(의학전문기자 출신 1호 푸드테라피스트)

의학전문기자 출신 제1호 푸드테라피스트 / 푸드테라피협회장

홀로 사는 즐거움

<법정> 저8,820원(10% + 5%)

『오두막 편지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신작 산문집. 법정 스님을 얼마전에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와 길상사의 회주 등 모든 직함을 벗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삶과 침묵을 선언하셨다. 존재에 대한 성찰을 위해 끝없이 정진하는 진정한 수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준 이 책은 홀로사는 즐거움을 말하지만 결국 홀로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수학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엄마표 유아수학 공부

국내 최대 유아수학 커뮤니티 '달콤수학 프로젝트'를 이끄는 꿀쌤의 첫 책! '보고 만지는 경험'과 '엄마의 발문'을 통해 체계적인 유아수학 로드맵을 제시한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수학 활동을 따라하다보면 어느새 우리 아이도 '수학을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것이다.

나를 바꾸는 사소함의 힘

멈추면 뒤처질 것 같고 열심히 살아도 제자리인 시대. 불안과 번아웃이 일상인 이들에게 사소한 습관으로 회복하는 21가지 방법을 담았다. 100미터 구간을 2-3분 이내로 걷는 마이크로 산책부터 하루 한 장 필사, 독서 등 간단한 습관으로 조금씩 변화하는 내 모습을 느끼시길.

지금이 바로, 경제 교육 골든타임

80만 독자들이 선택한 『돈의 속성』이 어린이들을 위한 경제 금융 동화로 돌아왔다. 돈의 기본적인 ‘쓰임’과 ‘역할’부터 책상 서랍 정리하기, 용돈 기입장 쓰기까지, 어린이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자연스럽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키울 수 있다.

삶의 주인공은 내가 아니야

저마다 삶의 궤적이 조금씩 다르지만 인간은 비슷한 생애 주기를 거친다. 미숙한 유아동기와 질풍노동의 청년기를 거쳐 누군가를 열렬하게 사랑하고 늙어간다. 이를 관장하는 건 호르몬. 이 책은 시기별 중요한 호르몬을 설명하고 비만과 우울, 노화에 맞서는 법도 함께 공개한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