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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축구장 불은 꺼지지 않았습니다

'풋'볼을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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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2월입니다. 서울에 첫 눈이 온지도 벌써 보름이 다 되어갑니다. 올해는 참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 나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었습니다.

축구라는 스포츠로 범주를 한정해도 그랬습니다. 여름에는 베일과 외질, 카바니, 팔카오 등의 스타 선수들이 한꺼번에 팀을 옮기며 근 몇 년 간 최고라 할 수 있을 만큼 흥분되는 이적시장을 만들었습니다. 성남 일화라는 유서 깊은 명문 팀이 벼랑 끝에서 겨우 기어 올라와 시민구단으로 거듭나는, 아찔한 사건이 있기도 했습니다. A대표팀은 졸전 끝에 홍명보 감독을 선장으로 삼아 브라질로의 항해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스플릿 돌입을 앞두고 일어났었던 K리그 클래식의 명경기들과 K리그 챌린지에서 있었던 상주의 돌풍, ‘생존왕’ 강원의 본능 발휘와 리버풀이라는 명가의 부활, 맨유의 침몰, 호날두의 왕좌 탈환 등 다루고 싶었지만 지면이 부족해 싣지 못했던 이야기들도 기억에 남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다시 한 번 이야기해보고 싶은 소재들입니다.

  

한편, 평생에 한 번 보기 힘든 블록버스터 반전 영화도 개봉했습니다. 리그 최종전에서 1위 팀과 2위 팀이 우승을 놓고 격돌한, 그리고 2위 팀이 후반 추가시간도 끝난 시점에 결승골을 넣고 우승컵을 가져갔었지요. 사실 그 때 저는 인천 대 수원의 경기가 열렸던 숭의 아레나파크에 있었습니다. 그 경기도 93분에 홈팀 인천이 결승골을 넣고 승리해 내심 ‘이런 드라마가 또 있겠어?’하며 중계를 켜자마자 포항의 골 세레모니를 목격했습니다. 어안이 벙벙해졌었습니다. 정말, 정말 역대급 반전이었습니다. 울산 팬들에게는 악몽으로 남았겠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축구는 예측불허, 결코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재미가 있는 스포츠입니다. 경기 내용뿐만 아니라 외적인 면에서도 그렇습니다. 톡톡 튀는 축구계 인사들의 언행?기행은 또 다른 즐거움을 줍니다. 다들 발로텔리는 기억하고 계시죠? 


그래서 저는 한 달 뒤가 기대됩니다. 2014년은 브라질 월드컵이 열리는 해기도 하고요, 인천 아시안게임이 개최되는 해기도 합니다. 겨울 이적시장은 또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고, 곳곳에서 놀라운 이야기들이 쏟아질 것입니다. 부디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 분들이 2014년엔 축구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한 해가 될 수 있길 기원하겠습니다. 국내든, 국외든, 대표팀이든 기회는 많을 테니까요. 시간이 되신다면 직접 경기장에 가셔서 축구를 보겠다고 결심하신다면 더 좋습니다. 직관은 두 배, 아니 세 배쯤 더 재밌습니다.

  

사설이 길어졌습니다. 네, 이쯤 해서 마침표를 찍을까 합니다. 약속했던 시간은 끝났고, 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이 아름답다고 노래한 시처럼 떠나겠습니다. 지난 3개월 간 채널예스의 지면을 통해 여러분들과 접할 수 있어 소년처럼 설렐 수 있었습니다. 많이 부족한 솜씨였지만 독자 분들도 조금이나마 즐거우셨길 바랍니다. 그럼 언젠가, 예상치 못한 시점과 지점에서 다시 뵙겠습니다. 그 때까지 축구와 함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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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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