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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부모를 미워하는 동시에 사랑한다

투쟁하고 미워하는, 성격장애적 사랑 성격장애적 관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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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마음에는 감옥들이, 상처 주는 사랑의 기둥들로 둘러싸인 감옥들이 있다. 이 감옥들은 상처받은 마음에 벽을 세운다. 이 감옥들은 우리가 상처를 느끼지 못하도록 막는 무의식적 방어물이다. 그런데 이 감옥들은 자연적인 사랑의 충동을 저지한다. 대신 감옥들 위에 자기 자신 및 타인과 갈등을 일으키는 성격장애적 사랑이 조금씩 자리잡는다.

성격장애적 사랑이란 증오와 원한에 사로잡힌 사람들이 하는, 상처를 주는 사랑이다. 이런 사랑은 무의식적일 때가 많기는 하지만, 이런 사랑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이유는 있다. 상처가 너무나 심해서, 그 상처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어떻게든 증오를 품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성격장애적 사랑을 만들어내는 마음의 감옥

우리의 마음에는 감옥들이, 상처 주는 사랑의 기둥들로 둘러싸인 감옥들이 있다. 이 감옥들은 상처받은 마음에 벽을 세운다. 이 감옥들은 우리가 상처를 느끼지 못하도록 막는 무의식적 방어물이다. 그런데 이 감옥들은 자연적인 사랑의 충동을 저지한다. 대신 감옥들 위에 자기 자신 및 타인과 갈등을 일으키는 성격장애적 사랑이 조금씩 자리잡는다.

마음의 감옥이란 근거 없는 분노, 증오, 원한, 죄의식, 연민을 뜻한다. 분노나 슬픔 같은 감정과는 다르다. 이 감옥들은 사랑에 증오로 양분을 제공하여 성격장애적 사랑을 만들어낸다. 마음의 감옥들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성격장애적 사랑의 특성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어머니가 살아가고 사랑하면서 겪은 슬픔이나 분노 또는 좌절

감정은 신체적이다 감정은 혈액 속에 방출되는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감정은 삶이다. 감정은 순환한다. 감정은 움직임이다. 어떤 사건이나 사람에 대한 자발적인 응답이고, 우리의 믿음을 통해 조건화된 표현이다. 예를 들면 나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슬프다. 감정은 대뇌 변연계에서 통제한다. 감정은 근원적 욕구가 만족되지 못했다는 신호이다. 어린아이는 배가 고프면 울고, 어머니의 품에서 떨어지면 화를 낸다.

감정은 또한 가족 안에서 전달된다. 이를테면 우리는 어머니가 살아가고 사랑하면서 겪은 슬픔이나 분노 또는 좌절을 전해 받는다. 가족들이 겪은 감정을 간접적으로 겪는 것이다. 어떤 감정은 부모의 몸짓이나 생각, 세상을 보는 방식을 모방하려는 욕구에서 생겨나기도 한다. 5살인 조제프는 자주 화를 낸다. 유치원 선생님이 조제프에게 물었다. “조제프, 너는 왜 그렇게 자주 화를 내는 거니?” 그러자 조제프가 대답했다. “아빠처럼 하는 거예요.” 조제프는 걸핏하면 화를 내는 자기 아버지를 모방했던 것이다.


방어물로서의 증오

성격장애적 인격은 정서적 불안이 클 때 더 잘 형성되고 굳어진다. 정서적 불안은 아주 어릴 때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 이 불안은 아이 부모가 언어적, 비언어적 방법으로 전달하는, 학대와 동반된 모순된 메시지들에 기인한다. 이런 메시지는 아이의 정서와 정신에 혼란의 씨를 뿌리고, 아이는 빠르게 생존 반응을 보인다.

마리는 여러 해 동안 ‘사랑한다’는 말을 들은 뒤 얻어맞았다. 장 피에르의 아버지는 존경받는 군인이고 장 피에르를 매우 예뻐하지만, 장 피에르를 ‘훌륭한 어린 군인’으로 만들겠다며 수없이 모욕을 주었다. 프랑수아는 아버지에게 강간을 당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프랑수아에게 상냥한 사랑의 말들을 아낌없이 해주었다. 이 아이들에게 사랑은 과연 어디에 존재할까? 애정 어린 상냥한 순간에 뒤따르는 폭력과 냉혹함, 이것이 과연 사랑일까? 거기에는 정서적 혼란, 몰이해, 육체적 정신적 불안감이라는 모순이 존재하지 않는가? 마리, 장 피에르, 프랑수아, 그리고 마르틴은 그들에게 주어졌던 모순된 사랑과 증오의 메시지를 이해할 수 없었고 두려움 속에 살았다.




부당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아이는 자기가 냉혹하게 대접받을지 아니면 상냥하게 대접받을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불확실 속에 빠진다. 아이는 경계를 하고, 자기가 마음을 열어야 할지 닫아야 할지 망설인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가 신뢰를 가질 수 있을까? 아이는 무엇을,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 어디서 지표를 찾을 수 있을까? 다른 부모가 부재할 경우, 아이에게는 관계의 기준으로 삼을 사람이 부당하고 성격장애적인 부모밖에 없다.

이 경우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사랑에 대한 자발적 충동과 단절하고 증오라는 방어 태세를 갖춘다. 증오 속에서 인격이 형성된 사람들은 성적 정신적 학대, 모욕과 부당함, 방치, 거부, 고의적인 무관심으로 자기를 괴롭힌 부모에게 상처받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살아온 경우가 많다. 이런 대접 앞에서 아이는 분노와 극심한 고통, 반항심을 억압하는 법을 배운다. 아이는 자신이 당한 일을 되새기고, 부당한 부모를 죽이거나 상처 입히는 투쟁적 시나리오를 상상한다. 아이는 부모를 미워하는 동시에 사랑한다. 왜냐하면 아이에게는 부모가 유일한 정서적 기준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고립시키고 눈물을 흘리는 내면의 어린아이

성격장애적 사랑은 결국엔 사람을 고립시키고, 그 사람의 내면에 만리장성 같은 벽을 만든다. 그 벽 뒤에서는 내면의 어린아이가 제대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해 괴로워하고 눈물을 흘리며 죽어가고 있다. 아이 주변에는 고통스러운 정서적 사막만 존재한다. 그 아이는 자신의 아픔을 표현할 필요가 있다. 아이의 눈물이 사랑의 움직임을 제지하는 차가운 감옥을 녹일 것이다.

성격장애적 인격을 가진 사람의 육체는 흉부를 통해 스스로를 방어한다. 흉곽이 깊이 상처받은 마음을 보호하듯 앞으로 튀어나와 있다. 이 육체를 건물에 비유해보자. 건물의 특정한 부분에 너무 힘이 실리면 나머지 부분에 상쇄반응이 온다. 육체에도 똑같이 한 부분에 너무 힘이 실리면 상쇄반응이 일어난다.

흉곽의 돌출부 양쪽에 위치한 어깨가 뒤쪽을 향해 흘러내린다. 흉곽이 앞쪽으로 튀어나와 있으므로 2개의 견갑골 사이가 움푹 파인다. 두 팔은 공격 자세이다. 때릴 준비를 하고 있거나 적어도 방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두 손은 대개 언제라도 때릴 태세로 주먹을 쥐고 있다. 턱은 긴장된 채 꽉 다물려 있다.


학대에 기반을 둔 투쟁적 사랑

성격장애적 커플은 자기들의 인격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를 사랑한다. 이들은 상대방에게 상처 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상대방 역시 자기에게 똑같이 상처를 주기 때문이다. 그들 사이에 이것은 무의식적 합의이다. 이것은 본능적인 동시에 과거의 경험들에 의해 조건화된 일종의 협정과 비슷하다. 기묘하게도 두 사람 모두 같은 방식으로 조건화되었고 똑같은 방어와 공격 본능을 사용하므로, 두 사람은 그들 안에 살고 있는 ‘야수’가 마음껏 감정을 표출하도록 내버려둘 수 있다. 이런 특성이 강한 이끌림을, 탐욕스러운 동시에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사랑을 만들어낸다.

이들에게 상대방은 각자가 구현하는 학대에 기반을 둔 사랑의 완벽한 거울이다. 이 거울은 자기도취적이며, 이들로 하여금 성격장애적 인격에 너그러운 태도를 보이며 사랑하게 한다. 이들은 자기 안과 상대방 안에 사는 괴물을 사랑한다. 이런 비밀스러운 인정이 이들의 사랑을 승인한다.


성격장애적 커플의 신체 자세

성격장애적 커플이 반드시 첫눈에 서로에게 끌리는 것은 아니다. 일단 이들은 상대의 방어 태세, 증오, 공격성을 서로 평가한다. 그럼으로써 상대방이 자기와 매우 닮았다는 것과, 갈등과 싸움이 아직 나타나지는 않았더라도 자기들의 관계가 갈등에 기반하리라는 사실을 확인한다. 한 방에 있을 때 이들은 서로의 움직임, 목소리의 톤, 말의 리듬, 웃음의 빈정거리는 정도 등을 평가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각자가 발산하는 지배 의지를 평가한다.

일단 커플 관계가 이루어지면, 영원한 투쟁이 시작된다. 이 커플들에게는 그것이 사랑의 표시이다. 이들은 서로 공격한다. 오늘 당신이 나에게 상처를 주었으니, 내일은 내가 당신에게 상처 줄 차례다. 이런 태도가 투쟁적 사랑에 기반을 둔 그들의 관계에 정신적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이들은 서로를 갖고 싶어 한다. 이들의 욕망은 민감하다. 이들은 자신의 지배력을 표시하기 위해 상대방의 육체에 흔적을 남기기까지 하면서 육체적으로 서로를 소유하려 한다.


성격장애적 사랑에서 벗어나는 법

성격장애적 사랑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적적인 해결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성격장애적 인격을 가진 사람은 자기 안에 냉혹하고 증오에 가득 찬 괴물이 산다는 느낌을 받는다. 싸움과 폭력 속에서 사랑할수록 그 괴물과 자주 대면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고립감을, 자기 안에 존재하는 잠재적 사랑과 자기를 둘러싼 사람들과의 단절감을 느낀다.

성격장애적 관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사랑이다. 이런 단언이 너무 단순하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말은 사랑을 통해 내적 외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성격장애적 사랑만 경험한 사람이 사랑에 온전히 자신을 내맡기기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은 ‘사랑=폭력과 공격’이라는 공식 속에서 살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차갑고, 냉정하고, 냉혹한 세계가 그의 마음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오직 사랑만이, 그리고 그로 하여금 마음을 닫게 한 고통과의 접촉만이 그 감옥을 무너뜨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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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충동 마리 리즈 라봉테 저/최정수 역 | 옐로스톤

“사랑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가?” 『사랑 충동』은 이런 물음으로부터 출발하여 사랑의 근원을 탐색하고 상처받은 사랑을 치유하고 우리 안의 완전한 사랑을 되살려내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캐나다에서 정신신체의학 분야의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는 마리 리즈 라봉테는 오랫동안 남녀 관계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들을 만나오면서 사랑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직접적인 계기는 어느 날 사랑 문제로 고민하는 친구를 위로하다가 사랑에 대한 책을 써보자는 마음을 먹게 된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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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마리 리즈 라봉테

사랑 충동

<마리 리즈 라봉테> 저/<최정수> 역13,500원(10% + 5%)

심신의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자인 의사가 쓴 사랑 관련 치유서 “사랑은 무엇이며, 우리는 어떻게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는가?” 『사랑 충동』은 이런 물음으로부터 출발하여 사랑의 근원을 탐색하고 상처받은 사랑을 치유하고 우리 안의 완전한 사랑을 되살려내는 내용으로 이루어진 책이다. 캐나다에서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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