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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지구 자전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이유

소리는 음악이 되기도 소음이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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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샌 지하철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침 출근길, 졸음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옆 사람이 듣는 하드락을 본의 아니게 같이 감상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요샌 지하철에서 이어폰이나 헤드폰을 끼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침 출근길, 졸음이 채 가시지도 않은 상황에서 옆 사람이 듣는 하드락을 본의 아니게 같이 감상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즐기는 것은 좋지만 그걸 굳이 옆사람에게 까지 듣게 할 필요까진 없지 않는가. 평소에 너무 큰 소리에 단련된 난청이 만들어낸 현상 중 하나이다.

음악은 분명 삶의 한 부분이다. 음악을 듣고 즐기고 위안으로 삼는다는 것은 본능일지 모른다. 그러나 오랫동안 좋은 음을 즐기기 위해서는 ‘잘 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가수들이 녹음실에서 노래를 녹음할 때 귀를 덮는 헤드폰을 사용한다. 특수 헤드폰인가 궁금했고, 헤드폰으로 반주만 들으면서 노래를 하는가 궁금해 전화로 물어봤다.

“아 녹음할 때, 그거 그냥 헤드폰인데. 반주와 노래가 나오는…”
“아 그렇구나.”
모르면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게 상책이다. 지식에 왕도는 없다.


요즘은 실리콘 고무로 만들어진 커널형 이어폰을 많이 사용한다
커널은 ‘씨앗의 알맹이’를 의미한다. 커널형 이어폰은 외부 소음을 차단시켜 작은 소리로도 음감을 직접 고막과 달팽이관에 전달해주기 때문에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형태상 귀를 완전히 막다 보니 귀의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고 고막과 귀 내부의 온도를 상승시켜 땀으로 인해 위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중요한 점은 적당한 볼륨으로 들어야 한다. 밖에 사람까지 다 들리도록 큰 소리로 들으면 달팽이관이 무뎌지고 망가져버린다. 달팽이관은 소리를 신경신호로 변환시켜 뇌로 보내는 기관이다.

귓바퀴는 귀로 들어오는 소리를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동물의 경우에 덩치에 비해서 큰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귓바퀴 기능 때문이다. 토끼의 귀를 생각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헤드폰의 경우 귓바퀴를 덮고 있기 때문에 주위의 소음이 음악과 함께 전달되어 어느 정도 주의 환경에 대해 의식하며 음악을 즐길 수 있지만, 단점은 소음과 음악 소리가 같이 들리기 때문에 주위 소음이 올라가면 볼륨을 높이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귀를 완전히 덮는 헤드폰이나 헤드셋의 경우는 귓바퀴를 완벽하게 덮기 때문에 헤드셋에서만 나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으므로 볼륨을 적당히 하면 최고의 음질로 들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도 적당한 볼륨으로 음악을 듣는 경우에 해당된다.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해드셋을 끼고 게임이나 음악을 들으면 난청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다. 나이가 들면 가까운 글씨가 잘 안 보이는 노안이 오듯 노화에 따라 난청이 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그걸 굳이 빨리 당길 필요는 없지 않는가.

소리는 공기를 통해 주변으로 통해 전달된다
기타 줄을 퉁기면 기타 줄은 앞뒤로 움직이며 진동을 한다. 이 움직임으로 기타 줄이 공기를 격하게 진동시킨다. 공기가 없는 곳, 우주에서는 소리가 전달될 수 없다. 헤드폰이나 헤드셋도 마찬가지다. 공기를 통해 규칙적인 진동 에너지가 전달되는 것이다. 이를 물리에서 파동이라고 한다. 파도와 지진도 마찬가지다. 쓰나미가 해안가로 밀려오는 것은 물리적으로 파동이 진행되는 것이다. 소리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모든 파동은 에너지를 전달한다. 파도는 해안을 침식시키고, 고음의 센 소리는 유리잔을 깨기도 한다. 귀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센 소리는 당연히 귀를 손상시킨다.

사람의 귀는 놀라울 정도로 넓은 범위의 소리를 인식할 수 있다
사람은 산속에서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도 인식할 수 있고, 클럽의 스피커가 내는 소리까지도 인식할 수 있다. 이 범위는 무려 100억 배에 달한다. 소리의 세기는 데시벨을 기준으로 삼는데, 지하철의 소음이 90데시벨이고 집 안에서 스피커를 통해 듣는 음악소리의 세기는 40데시벨 정도다. 정상적인 대화를 나눌 때 소리의 세?는 60데시벨이고, 소리로 고통을 느끼는 수준은 140데시벨이다. 160데시벨에서는 고막이 손상된다. 클럽의 소리는 120데시벨 정도다.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통해 옆 사람에게 큰소리로 들리는 소리의 세기는 110데시벨정도다.

우리 귀는 아주 예민하고, 특별한 경우를 가정해 안정장치가 되어 있긴 하다. 우린 지구가 자전하면서 내는 어마어마한 소리를 듣지 못하게 되어 있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귀를 보호하기 위해 유스타기오관을 가지고 있다. 유스타기오관은 고막을 지나 있는 기관인데 비행기가 상승하거나 높은 산에 갑자기 올라갈 때 급격한 압력 변화를 줄여준다. 우린 이때 귀가 멍멍해지는 걸 경험하게 되는데 보통 껌을 씹거나 하품을 하면 공기가 지나가면서 뻥 뚫리게 된다. 고막이 있는 부분은 센 소리로부터 귀를 보호하는 역할도 한다. 소리 세기가 너무 강하면 고막을 지지하는 근육이 수축되어 소리를 전달하는 힘을 줄여줘 센 소리로 인한 피해를 감소시킨다. 하지만 반응시간이 있으므로 아주 짧은 순간에 나는 총소리 같은 경우에는 속수무책이 된다. 청력을 잃거나 고막이 상하게 된다.

난청의 주요 증상 중 하나는 특정 주파수가 들리지 않는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달팽이관의 신경세포가 손상되면 치료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최고의 북을 만드는 사람들 중 북소리를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이 없다고 한다.

평소에 조금 주의해 짧고 길게 음악을 듣자. 그 길이 최선이다.

에필로그
관혁악단의 지휘자는 소리의 높낮이뿐 아니라 화음도 구분할 정도로 음감이 좋다. 수십 명이 동시에 내는 악기의 음을 구분한다는 것은 타고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 특정 악기를 연주하는 음악가도 마찬가지다.

모든 사람이 그런 능력을 가진 것은 아니다. 음감이 없거나 음의 높낮이에 대한 감각의 인식이 나쁜 사람들을 우리는 음치라고 부른다. 음의 높낮이에 대한 인식은 교육과 훈련으로 개선될 수는 있긴 하지만 대개는 천부적으로 타고 난다. 하지만 가끔 지독한 후천적 음치들을 만나곤 한다. 지하철에서 이어폰을 꼽고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는 사람들. 정신줄 놓지 말고 무의식의 음감에 빠져들지 말자. 민폐다. 커플이 한 쪽씩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부르는 연인들. 이건 음치의 문제를 떠나 늑대의 울음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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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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