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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선 때문에 지구 온난화 가속?

꼬리에 꼬리를 무는 한파의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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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아르메니아의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그곳 날씨를 물어보았다. 영하의 강추위 속에 있어야 할 코카서스가 지금은 영상 15도라고 한다.

며칠 전 아르메니아의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그곳 날씨를 물어보았다. 영하의 강추위 속에 있어야 할 코카서스가 지금은 영상 15도라고 한다. 다행이라고 이야기해야 할지, 걱정해야 할지. 얼마 전 알래스카의 친구는 그곳에 연일 비가 온다고 푸념을 늘어놓았다. 태국에 여행을 다녀온 친구는 올 겨울이 태국 역사상 최고의 겨울 더위였다고 전한다. 파리 역시 몇십 년 만에 폭설이 왔다. 경험해보지 못한 겨울 풍경이 세상 여기저기서 보이고 있다.


추위의 계보
우리가 생각하는 온도는 상대적일 수 있다. 우리가 느끼는 따듯함과 추위는 각자가 경험을 바탕으로 결정될 수 있다. 하지만 과학은 엄격한 틀 속에 있다.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섭시온도에 맞춰 얼음이 어는점과 물이 끓는점을 기준으로 할 때 0?C와 100?C로 구분한다. 미국에서는 또 다른 온도의 단위 화씨?F 를 사용한다. 얼음이 어는점과 물이 끓는점은 32?F 와 212?F 가 된다. 온도에 대해 다른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잣대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물리학에서는 절대온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섭씨 마이너스 273?C가 그 기준인 0K가 된다. 이 온도는 절대 기준이 되는 최저 온도다. 이 절대온도를 기준으로 본다면 얼음의 상태는 프러스 273?C인 에너지를 가진 상태와 같다. 과학적 절대온도에서 본다면 현실 속의 얼음은 273?C의 온도를 지닌 “따듯한 존재로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지금 겨울 추위는 어떤가? 내 초딩 시절 기억으로는 그 당시 겨울은 무조건 추웠다. 매년 꽁꽁 언 한강에서 썰매를 탔고, 중딩 시절에는 강변의 얼린 논에서 스케이트를 탔다. 지금 한겨울에 한강이 얼었다는 것은 대수로운 일이 아니다. 작년에도 한강은 얼었고, 긴 혹독한 추위도 있었다. 하지만 근 몇 년 동안에는 이렇게 춥지 않았다. 그 당시 우리 방 연구실에 유학 온 학생들이 “한국의 겨울은 여름”이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올해는 그들도 털모자를 사고 한국의 추위를 걱정하고 있다.

‘아기예수’ 엘리뇨
지금 걱정하는 추위의 핵심은 예측할 수 없는 비주기적인 겨울 날씨의 기상이변에 있지 겨울의 추위가 아니다. 이런 기상이변 중심에 엘리뇨현상이 있다. 엘니뇨란 스페인어로 아기예수를 의미한다. 페루와 에콰도르의 국경에 있는 과야킬만에서 매년 12월경 북쪽으로부터 난류가 유입되어 연안의 바닷물의 온도 올라가 평소 볼 수 없던 고기를 잡을 수 있었다. 페루 어민들이 크리스마스와 연관시켜 아기예수라는 의미의 “엘니뇨 El Nino”라 불렀다.

현재 이 현상은 축복이 아닌 지구 기상이변의 재앙의 의미가 되었다. 아열대 지방의 무차별 홍수나 알래스카와 캐나다 서부에 걸친 고온, 미국 뉴욕 지방의 저온 현상 등 해수의 온도 변화로 인해 엘니뇨현상이 발생하면서 바닷물의 흐름이 바뀌고 대기의 흐름을 변화시키고 있다. 이 현상의 한 원인은 북극의 높아진 기온이다.

녹고 있는 북극의 얼음
문제는 북극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얼음이 얼지 않고 녹음으로써 일어난다.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일어나는 기상학적 변화는 무엇인가? 북극의 온도가 올라가면서 일시적으로 저기압이 형성이 되어 북극 주변의 찬 공기를 감싸고 회전하는 제트기류의 변화를 가져온다.

우리나라의 전형적인 겨울 기후인 삼한사온은 북극의 시베리아대륙의 강력하고 차가운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부근의 발달한 저기압 가운데 위치하는데, 일반적으로 보통 7일 가량의 주기로 발달과 쇠약을 반복한다. 고기압이 발달하면 강한 북서풍과 함께 한파를 몰고 오고 쇠약하면 바람도 약해지고 온화해진다. 이때 제트기류인 상층의 강한 서풍이 합세를 하면 더욱 더 추워지고, 이동성 저기압이 가세하면 봄날 같은 날씨가 찾아오면 온화한 날씨가 된다. 이번 장기간의 추위는 이런 기류의 변화가 한 요인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요인의 하나일 뿐이지 정확한 요인은 아직까지 알 수 없다.

기상이변은 물리학적으로도 이변을 낳았다. 북극의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얼음이 녹으면서 북극 바닷물의 염분농도가 변한다. 북극의 얼음이 얼면서 북극의 바닷물의 염분농도를 높여 줘야 하는데 그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소금의 농도가 높은 북극의 찬 바닷물이 농도가 낮은 따듯한 남쪽 바다로 이동해야 바다의 흐름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북극의 ?음이 얼지 않고 녹는다는 것은 염분의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는 의미다. 북극의 얼음이 얼어줘야 염분의 농도가 올라가는데 북극의 얼음이 녹고 있으니 바다의 흐름이 약해진 것이 원인이다.

바닷물의 흐름은 한류와 난류를 형성해 대륙의 온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기능을 해왔다. 북극에서 만들어진 찬 한류와 적도지방에서 만들어진 따듯한 난류가 섞이면서 바닷물의 온도를 적절히 유지한다.

바닷물의 흐름이 바뀌면서 물고기의 어종 역시 바뀌게 되었다. 엘리뇨라 불리던 고기 축제는 바뀐 바닷물의 흐름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바닷고기는 바닷물의 온도를 따라 이동하는데 한류가 흐르던 바닷가에 난류가 흐르게 되니 평소 보이지 않던 고기기 잡히게 된 것이다.

평소보다 온도가 올라간 바닷물은 수분의 증발을 가져와 비정상적인 이동성 저기압을 만들어 이상기온을 만드는 원인을 제공한다. 예전처럼 북극의 얼음이 얼지 않은 결과가 만들어낸 결과는 바닷물의 흐름과 바다의 기후를 바꿔놓았고 그 결과가 엘리뇨 현상이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우주선의 영향
지상에서의 변화와 바닷속에서의 물리적 변화 이외에 성층권의 오존층 문제도 있다. 오존층의 파괴는 자외선이 문제가 된다. 태양으로부터 오는 자외선은 파장이 짧기 때문에 투과율이 매우 높아 인체 내의 세포를 파괴하는 치명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우리가 여름에 자외선 차단 선블럭을 바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상학적으로는 오존층이 흡수하는 자외선 에너지는 상공의 대기를 가열하여 기온의 역전구조를 만들어낸다. 성층권이 재대로 기능하느냐의 문제는 오직 오존층의 가열효과에 따른 것이다. 오존의 대기 가열효과는 위도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차이를 해소하기 위해 성층권 대기에서 대규모 순환운동이 일어난다. 이 대기 순환은 기후를 결정하는 요인의 하나이다.

오존층의 파괴로 이러한 순환이 영향을 미친다면 지구의 기상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오존층이 파괴되지 않도록 배기가스를 줄이고 탄소량을 규제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최근 우주로부터 오는 우주선의 영향과 지구의 기상변화에 대한 연구를 하는 과학자를 만났다. 우주로부터 날아오는 우주선(cosmic ray)이 지구 대기와 충돌하여 중성미자를 만드는데, 우주선과 지구대기의 성층권과의 충돌로 인해 지구로 들어오는 우주선의 양이 지구의 온도와 일정한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결과를 연구하고 있었다. 우주선과 지구의 기후와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지 앞으로 연구가 기대된다.

한 가지 현상이 현재의 예측 불가능한 날씨를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복잡한 나노의 세계로 들어선 우리의 삶, 날씨도 그런 세계로 들어간 것임에 틀림이 없다. 지금 우리가 춥다고 느끼지만 긴 물리적 시간의 차원에서 본다면 미약한 변화일 수 있고, 변혁으로 옮아가는 시기일 수 있다. 하지만 어느 누가 복잡한 지구의 일상을 예측할 수 있겠는가?

에필로그
누구나 자신만이 경험한 절대적 추위가 있겠지만, 내가 경험한 최고의 추위는 러시아의 남쪽의 한 도시 미네랄니예보디 공항대합실에서였다. 그때 느낀 추위는 내 삶의 가장 낮은 절대온도로 기록되고 있다. 밤에 먹으라고 항공사에서 내준 기내식은 순식간에 얼음으로 변해버렸다. 나와 몇 명의 외국인들만을 남겨놓고 아침이 될 때까지 어느 누구도 얼씬거리는 사람이 없었다.

가지고 간 옷을 모두 껴입고 밤새도록 추위와 사투를 벌였다. 그 다음날 아침 설탕이 가득 들어간 따듯한 러시아 티 한 잔과 보드카의 울컥한 열기에 대한 기억은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추위는 내게 공포가 되었으면서도, 절대 영도를 벗어난 수증기와 같은 따듯함을 인식하게 해준 매개체로 기억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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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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