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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그만두고 물에 인생 건 사나이

페리에 가스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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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페리에가 있다. 초정리 광천수와 사이다. 광천수와 페리에는 미네랄워터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네랄워터의 기준은 미네랄 성분이 포함되고, 박테리아가 없고, 어떤 추가적인 첨가물이 없는 상태의 지하수를 말한다. 물론 설탕, 칼로리, 카페인도 없다. 초정리 광천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슈퍼에서 구입할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 사라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최고의 미네랄워터이고 자연적 가스 물이다.

얼마 전 딸아이와 여행을 하면서 페리에를 나눠 마셨다.

“페리에가 좋니 사이다가 좋니?”
“페리에보다는 당연히 소화가 잘되는 사이다지!”


한국식 페리에가 있다. 초정리 광천수와 사이다. 광천수와 페리에는 미네랄워터라는 공통점이 있다. 미네랄워터의 기준은 미네랄 성분이 포함되고, 박테리아가 없고, 어떤 추가적인 첨가물이 없는 상태의 지하수를 말한다. 물론 설탕, 칼로리, 카페인도 없다. 초정리 광천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슈퍼에서 구입할 수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 사라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최고의 미네랄워터이고 자연적 가스 물이다. 시간이 지나면 페리에처럼 또 다른 여행을 하기를 바라본다.

사이다는 인공으로 탄산가스를 만들고 설탕 성분의 포도당 용액을 9% 넣어 만든다. 페리에 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설탕물이지만 우리가 만들어낸 독특한 탄산음료임에 틀림없다.


가스 물의 문화
120억년 전 화산이 터져 나온 땅 속으로 빗물이 석회암 성분의 대지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빗물과 화산가스가 만났다. 그리고 가스 물이 탄생했다. 사람들은 물이 용암처럼 보글보글 끓어오른다고 해서 탄산수라고 불렀다. 그 지역은 프랑스 남쪽의 지방의 베르제즈었다. 그 후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의사 루이 페리에와 사업가 존 함스워드는 초록의 인디언 곤봉 형태를 한 미네랄워터 ‘페리에’를 만들었다. 공기 속을 여행하는 가스처럼 지금도 페리에는 세상을 여행하고 있다.

미장센 1 _보글보글 물이 끓는 프랑스 남쪽의 베르제즈 평야
B.C. 218, 하니발이 스페인을 넘으면서 로마를 공격한다. 프랑스 남쪽 렁그독(Languedoc) 지방의 베르제즈 평야를 지나며 가스로 인해 뽀글대는 물을 발견한다. 군대는 이 물을 마시고 힘을 얻는다. B.C. 58 로마의 세자르 군대는 프랑스를 점령해 500년을 지배한다. 그때도 보글보글 끓는 가스 물을 약으로 이용한다. 로마시대부터 관심을 가져온 이 지역은 1769년 그라니에 가족이 소유하게 되고, 나폴레옹 3세 시대부터 미네랄워터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다. 그 물을 이용해 몸을 고치려는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지역은 대규모 화재가 발생해 1884년 문을 닫고 만다.

미장센 2 _가스 물에 반한 닥터 페리에
페리에 박사의 직업은 의사였다. 그는 모든 일에 열정적이었고, 정치적인 일에도 관심이 많아 1870년 프랑스 혁명에 가담했다. 그리고 렁그독 지방의 끓어오르는 가스 물과 사랑에 빠진다. 그 후 그는 가스 물의 효능을 연구하여 많은 특허를 취득하고, 그 지역에 많은 땅을 산다. 미네랄워터에 대한 의학적 효능을 널리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그는 세상에 최초로 이 물을 팔고 싶어 했다. 그 당시 프랑스는 포도주, 맥주와 독주인 압생트만이 병에 담겨 팔리고 있었다. 지금처럼 돈을 주고 물을 사먹는 시대가 아니었다.

그는 일반사람들이 그 물을 마실 수 있기를 바랐다. 그는 의사생활을 접는다. 그리고 병을 만들어 가스물을 그 속에 집어 넣는다. 문제가 있었다. 물의 3배에 해당되는 탄산가스의 볼륨을 어떻게 집어 넣고 장기간 보존할까. 그는 유리병을 생각해냈고 뚜껑으로 완벽하게 막는 방법을 만들었다. 당시에는 페리에 1리터당 7그람의 가스성분이 만들어내는 압력을 이길 최고의 방법이 유리병과 병마개밖에 없었다. 지금은 플라스틱 병이 사용되지만.

미장센 3 _페리에의 또 다른 여행
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면서 의미 없는 사업으로 전락했던 페리에 사업은 현대화된 생산 방식과 독특한 디자인 광고 전략으로 다시 인기몰이를 한다. 페리에에 뭔가를 넣어서 마시는 칵테일 개념이 미국에서 유행되었다. 보수적이던 프랑스 사람들은 레몬이나 라임이 들어간 페리에를 나중에야 받아들였다. 페리에는 다시 프랑스 소프트드링크의 아이콘이 된다. 그 후 1992년 스위스의 다국적 기업 네슬레에 인수되고, 현재는 세계 72개국에서 마시는 음료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별다방이나 슈퍼에서 페리에가 놓이게 되었다.


에필로그
페리에는 온도가 12도로 유지될 때 최고의 맛을 낸다. 페리에를 더 맛있게 마시는 방법은 페리에로 만든 얼음에 레몬을 한 조각 넣어 페리에를 부어 마시는 것이다. 그냥 얼음은 페리에를 희석시킨다. 칵테일 베이스로 마셔도 좋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페리에를 무척 선호했다. 그는 와인을 포함해 온갖 종류의 음료를 섞어 마시기도 한다. 신경성 위장병을 앓던 중에 페리에를 마시고 나서 호전되었다고 한다. 페리에에 가장 많이 포함된 화학 성분은 탄산수소염와 칼슘이다. 탄산수소염은 무리 몸에서 만들어진 산성 물질들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혈액 내에도 완충작용 물질로 작용한다. 위장에서는 산성화된 음식물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하루키가 체험한 위장병의 ‘페리에 효과’는 일차적으로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셈이다.

복잡하기만 한 인체의 비밀 속에 놓인 심플한 가스 물이 물리화학적으로 “이건 이래서 이렇다”라는 명쾌한 해답을 우리에게 줄 수 있을까? 내 생각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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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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