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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옷 입은 여자가 이렇게 멋지다니!’

알고 보면 편한 PANTS SUIT 팬츠 수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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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를렌 디트리히(Marlene Dietrich), 이미 작고한 전설의 배우 겸 가수. 이 여인이 없었다면 우리 옷장엔 출근복부터 파티복까지 두루 입을 바지 정장이 없었을지도 몰라요.


마를렌 디트리히(Marlene Dietrich), 이미 작고한 전설의 배우 겸 가수. 이 여인이 없었다면 우리 옷장엔 출근복부터 파티복까지 두루 입을 바지 정장이 없었을지도 몰라요. 성격 자체가 남성적이라고 고백한 마를렌 디트리히는 특별한 상황을 제외하곤 바지가 금기에 가까웠던 1930년대에 남자 바지 정장을 입었죠. 유명 배우라는 특수한 위치 때문에 가능했던 거지, ‘여염집 여자’로선 감히 생각하기도 힘든 시도였어요. 하지만 그녀의 바지 정장 차림은 멋졌어요. ‘여자가 남자옷을 입어도 저렇게 멋질 수 있다니...’하는 생각에 앞서나가는 상류층 여성이 하나둘씩 따라하기 시작했어요.

1960년대에 여성해방 운동이 전개되면서 본격적으로 남성복이 여성복에 들어왔고, 1970년대엔 모델 트위기의 보이시한 바지 정장으로 즐기는 수준이 되었어요. 본격적으로 여자들이 바지 정장을 입기 시작한 건 무려 1980년대 후반. 커리어 우먼 열풍으로 인해 통근복으로 많이 입게 되었죠. 1990년대 앤드로지너스 룩(androgynous look;반대의 성처럼 입는 스타일)의 영향으로 일부러 아주 남자같이 입는 것도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요즘 바지 정장은 완전히 기존의 틀을 벗어났죠. 회사 갈 때 단정하게 입기도 하지만, 재킷 따로, 바지 따로 입기도 하고, 티셔츠, 운동화 등과 함께 전혀 다른 스타일로 믹스 앤 매치하니까요.

그래서 바지 정장은 ‘많이 입는다.’고 생각하고 사야 해요. 특별한 날 입을 거라고 생각하고 사면 특별한 날에도 몇 번 못 입게 되죠. 재킷과 바지를 따로 입을 수도 있는가, 피부에 잘 어울리면서도 무난한 색인가, 체형이 좋아 보이나, 유행 타지 않는 디자인인가...남성적인 핀 스트라이프 정장도 멋지지만 단색이 아무래도 활용도가 높고, 세탁에도 강한 소재여야 하죠.

핏이 너무 중요한데, 온 몸이 헐렁헐렁한 것보다 디자인에 따라 허리나 허벅지 중 한 군데는 딱 맞는 게 좋아요. 만약 미세하게 품이 크면 수선집에서 살짝 줄여주세요.

데님 등 캐주얼한 소재 수트는 일상복으로 다양하게 응용 가능. 엘르 맥퍼슨.


요즘 정장을 블라우스 혹은 셔츠와 입을 경우는 의외로 많지 않아요. 그보다는 티셔츠나 캐주얼한 슬리브리스 톱과의 믹스 앤 매치가 더 시크하게 보여요. 하지만 아무 티셔츠나 입었다간 “어머, 너 그 티셔츠 뭐야?”란 소리를 듣는 패션 테러리스트가 되기 십상. 티셔츠라고 다 티셔츠가 아니예요.

대학교 로고가 찍힌 스웨트 셔츠(sweat shirt)를 입는다면 그저 게을러서 집에서 입던 옷에 재킷 하나 걸친 걸로 보일 수 있죠. 정장 재킷 안에 입는 티셔츠는 의외로 고르기가 상당히 까다로워요. 얇고, 네크라인이 재킷 칼라와 잘 어울리고, 어느 정도 몸에 달라붙어서 재킷의 실루엣을 해치지 않아야 해요. 저 역시 작정을 하고 이런 티셔츠를 찾아 헤맨 지 반 년 만에 발견할 수 있었죠. 만약 무늬가 있다면 정장과 같은 색이 들어가 있는 것이어야 해요. 검은 색 정장에 생뚱맞게 분홍색 무늬가 들어간 티셔츠가 어울리기는 웬만한 내공으론 어려운 일.

시크한 블랙 수트에 주얼리와 클러치로 파티룩을 연출한 말고시아 벨라.


블라우스나 셔츠와 입을 거면 소품을 과감하게 사용하세요. 앞단추를 많이 열고 화려한 목걸이를 하거나, 스틸레토 힐, 부티 등으로 섹시하고 여성스런 느낌을 주세요. 두껍고 화려한 벨트를 하면 남자 턱시도를 입은 것처럼 색다른 느낌을 주는데, 목걸이는 가능한 생략해야 해요. 회색, 베이지처럼 탁한 색 정장엔 노란색, 금색처럼 화려한 색 구두나 가방으로 포인트를 주면 전혀 다른 느낌이 돼요.

남성적 수트에 스틸레토 힐과 목걸이로 여성스러움을 불어넣은 데미 무어.


1960년대에 이브 생 로랑이 발표한 ‘스모킹 수트(Smoking Suit)’라는 것이 있죠. 칼라가 길고 반들반들한 턱시도 정장에서 따온 것인데 이런 스타일은 파티복으로도 입는 셀렙이 많아요. 재킷 안에 아무 것도 안입고 단추를 채워 섹시하게 표현하거나, 클러치, 이브닝 슈즈로 드레스처럼 입거나, 화려한 페도라를 써서 귀공자같은 특별한 멋을 주는 거죠. 한번쯤 도전해 보세요. 데님이나 코듀로이(골덴)처럼 캐주얼한 소재엔 운동화, 플랫 슈즈, 크로스 백처럼 캐주얼한 소품으로 보이시한 매력을 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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