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골리앗을 무찌른 델 컴퓨터의 마이클 델 “부족한 것을 모델로 만들어 강자를 잡다”

컴퓨터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마이클 델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제안한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바로 자신이 가진 부족함 자체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역량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다.

물질적 자원이나 돈이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앞에서 우리는 이에 관한 두 가지 좋은 사례를 보았다. 자원에 연연하지 않고 전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두바이, 부족하기 때문에 가장 낮은 시장을 우직하게 개척해 골리앗을 무찌른 다윗이 된 월마트가 바로 그들이다.

컴퓨터 업계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른 마이클 델은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제안한다. 바로 자신이 가진 부족함 자체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역량으로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다.

그러려면 자신만의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남들이 가진 것보다는 적어 보이지만 그것이 스스로가 가질 수 있는 가장 많은 것임을 믿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부족한 것’은 새로운 동기 부여의 힘이 되고, 기업을 성공으로 이끄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고 그는 말한다.

고객에게 미쳐라

마이클 델
(Michael S. Dell, 1965~ )
진정으로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는 자녀에게 고생을 사서 하게 하고 그 스스로 힘을 갖게 한다. 고난 속에서 성숙하게 도와준다. 그런 이유로 마이클 델 역시 꽤 고단한 성장기를 보내야 했다. 열두 살 때부터 중국 식당에서 접시 나르는 일을 해서 번 돈으로 그는 우표를 샀다.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산 우표를 경매에 부쳐 돈을 모으기 시작한 그는 의과대 1학년이던 열아홉 살에 단돈 1,000달러로 컴퓨터 제조 회사 델컴퓨터를 세웠다.

그 후 대학을 중퇴하고 회사 운영에 집중한 마이클 델은 자신의 회사를 전 세계 PC 판매 1위의 기업으로 키웠다. 그리고 2001년,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순 자산 200억 달러 규모의 그를 미국 10대 부자 명단에 올렸다.

PC 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델컴퓨터의 성장은 계속됐고, 지금은 세계 PC 시장 점유율 40퍼센트를 넘보고 있을 정도다. 이에 정보 기술 업계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마이클 델의 성장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자신의 지적?물적 자산이 최고의 힘을 낳을 수 있다고 믿은 자신감이었다.

델컴퓨터의 캐치프레이즈는 ‘무조건 고객에게 미쳐라’이다. 충분한 기술과 강력한 유통망, 특히 오프라인 매장을 갖고 있지 못하던 마이클 델은 새로운 직판 모델을 고안해 냈다.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는다는 아이디어에서 진화한 직판 모델을 통해, 그는 제조 중심이 아닌 고객 중심의 기업을 지향했다.

기술 대신 프로세스로 승부

마이클 델이 컴퓨터 시장에 뛰어들 당시 인텔, IBM, HP 등은 첨단 기술 및 수준 높은 R&D에 적극 투자하는 중이었다. 선발 기업들은 당연히 기술에 자신이 있었고 그만큼 기술로 승부를 걸었다. 하지만 자본이 부족하고 기존의 유통 시장 진입에 어려움이 많은 델컴퓨터는 기술 대신 프로세스에 승부를 걸었다. 고객에게 저렴한 가격대의 컴퓨터를 직접 조립해 판매하고 방문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세스를 갖춤으로써, 고객들에게 편리를 도모하는 한편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했다.

우선 중간 상인을 거치지 않고 최종 소비자에게 직접 PC를 공급했다. 직접 판매의 장점은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심화시켜 그들이 현재 소비하는 상품 외에도 자사의 여타 상품 서비스를 다양하게 이용하도록 하는 크로스 세일, 즉 교차 판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크로스 세일 마케팅은 고객과의 거래 관계 심화를 통해 일회성 고객을 평생 고객으로 만들고 고객의 생애 가치를 최대화하는 데 유용한 수단이 된다. 성공적인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위해서는 가장 가치가 높은 고객들을 발굴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얼마나 최근에 제품을 구입했는가(Recency), 얼마나 자주 제품을 구입했는가(Frequency), 얼마나 많은 돈을 제품 구입에 사용하고 있는가(Monetary) 등 세 가지 기준을 통해 고객 가치를 계산하는 RFM 방법을 사용한다.

크로스 세일은 개인별 맞춤 판매라고 할 수 있다. 가령 금융 기관 대출 상품의 경우, 20대에는 신용 카드 대출, 30대에는 자동차 구입 대출, 40대에는 주택 구입 대출, 50대에는 자녀의 교육 및 결혼 자금 대출 등 각각의 라이프 타임에 맞는 대출 상품을 판매하는 라이프 타임 마케팅을 활용한다.

반면 PC일 경우에는 486 PC를 구매해 간 고객에게 구매 후 일정 기간은 프린터, 소프트웨어 등 주변 기기 구매를 권유하고, 제품 교체 시기에 이르렀을 때 펜티엄 PC로 교체 구매를 권유하는 순차적 마케팅을 활용한다.

델컴퓨터는 목표 고객 집단을 컴퓨터에 대해 잘 알거나 이미 사용해 본 사람들, 기업, 학교 등으로 정했다. 컴퓨터에 대한 지식이 풍부할수록 직접 거래를 시도하려는 소비자의 특성 때문이었다. 또한 중간 상인을 거치는 대신 다이렉트 메일이나 인터넷 등을 이용한 직접 판매 방식을 택함으로써 동일한 제품을 경쟁사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었다.

이로써 1997년 당시 소비자의 주문에서 배달까지 걸리는 시간을 평균 36시간으로 줄였으며, 중간 상인에게 돌아가는 4~10퍼센트의 판매비용을 절감함으로써 판매와 운영비용을 매출액의 14퍼센트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직접 판매의 핵심을 저렴한 가격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끊임없는 내부 프로세스의 혁신이 주요 동력이었다. 초기 델컴퓨터는 제조 회사가 아니었기 때문에 외부 제조사와의 협력을 강화해야 했고, 이는 효율적인 SCM(Supply Chain Management:공급 사슬망)을 낳아 2001년 전 세계 7개의 조립 공장을 통합해 생산력을 67퍼센트 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다.

한편, 마이클 델은 첨단 기술이나 R&D에 투자하는 대신 고객 만족 서비스에 집중했다. 이를 위해 고객 만족도를 조사해 높은 점수를 받은 직원들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주었다. 그러다 보니 고객에 대한 직원들의 서비스 질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또한 다른 기업들이 잠재적 고객을 대상으로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는 동안 마이클 델은 고객과의 접촉을 자연스럽게 확장해 가면서, 어떤 시장으로 들어가야 할지, 어떻게 해야 가능성 있는 고객에게 그들이 원하는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정보를 쌓았다.

마이클 델은 고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세 가지 방법을 사용했다. 첫 번째는 고객들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었다. 고객들과 일대일로 만나 접촉 기회를 늘리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는 믿음을 가지고, CEO, 판매 책임자, 회계 책임자 등 고객들과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보냈다.

두 번째 방법은 고객을 방문할 수 없을 경우 그들을 초청해 강연을 하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면 고객들로부터 핵심 정보를 얻을 수 있고, 그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도 있었다.

수십만 통의 전화와 이메일, 팩스 등 여러 가지 직접적인 수단을 사용해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세 번째 방법이었다. 델컴퓨터는 업계 최초로 수신자 부담 콜 센터를 개설했는데, 오프라인 매장이 없는 상황인지라 애프터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였다. 수신자 부담 콜 센터에 소비자가 접수를 하면, 다음 날 바로 방문해서 애프터서비스를 실시했다. 접수 후 하루가 지나는 셈이었지만 직접 방문의 편리함이 주는 매력이 훨씬 컸기 때문에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속도를 지배하는 비법

마이클 델이 무엇보다 중요시한 것은 속도였다. 그는 수요가 어디서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가능성에 대한 만반의 준비를 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고객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 재고의 빠른 소화, 공급 업체와의 발 빠른 거래, 앞선 신제품 도입, 시장에서의 빠른 대응과 선점 등 모든 부분을 철저히 관리했다.

컴퓨터 업계에서는 속도가 진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그는 판단했다. 하이테크 산업에서 재고란 이미 잘 익은 과일과 같기에 조금 늦는 것은 너무 늦는 것이 된다고 생각했다. 오늘이 지나면 가치가 떨어지고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생산에 들어가는 경영 방식을 갖추는 동시에 인터넷을 잘 활용했다. 인터넷을 통해 정확한 수요를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델컴퓨터는 인터넷에서 하루 6,000만~7,000만 달러어치의 컴퓨터를 판매했다. 이런 경영 철학 덕분에 델컴퓨터는 10억 달러 규모의 회사로서는 놀랍게도 6일이라는 재고 관리 주기를 갖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판매 100퍼센트 온라인화와 더불어 자동화 시스템을 준비했다. 이것은 주문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것이 핵심인데, 기계가 기계에게 말하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클라이언트 기업의 기계가 델컴퓨터의 기계에게 주문을 하면 생산 프로세스가 시작된다. 그 후 처리는 자동화 프로세스에 의존하게 된다.

마이클 델이 성공할 수 있던 또 하나의 핵심 자원은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열정이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컴퓨터에 뛰어든 것이 아니었다. 컴퓨터를 분해하고 조립하고 원리를 터득하는 것이 좋아서 시작했다.

이러한 그의 열정은 후일 성공적인 기업을 만드는 정신적?지적 자산이자 동인이 되었다. 돈은 열정의 ?거운 부산물이며 성공을 측정할 수 있는 하나의 척도일 뿐이었다. 많은 성공한 기업가의 공통된 특징처럼, 자기가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바치면서 그것을 남들도 좋아하게 만들면 돈은 따라오는 법이다. 흥미로운 점은 돈을 목표로 할 때는 돈이 잘 따라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당신의 기업이 충분한 기술과 자본을 갖고 있지 못하더라도 좌절하거나 주눅 들지 말라. 가지고 있는 역량에 집중하라. 목표를 갖되 집착은 버려야 한다. 그저 있는 것으로 승부하고 새로운 경쟁력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부족한 점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면 새로운 방법은 떠오르게 마련이다.

잘 안 될 때는 그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발상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이 어렵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무조건 열심히만 하려고 하면 더 못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의학 박사인 빅터 프랭클은 이를 두고 ‘역설적 의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해 놓은 목표를 일단 잊어버리고 주어진 단기 목표에만 집중해야 한다.

마이클 델은 당초부터 업계의 거물인 IBM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IBM에 대적할 회사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설정했지만, 그것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래서 오히려 성공했다. 왜냐하면 IBM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목표를 세우고도 두려워하거나 좌절하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99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나를 뛰어넘는 도전

<여현덕> 저10,800원(10% + 5%)

『나를 뛰어넘는 도전』은 부족함을 경쟁력으로 바꾼 사람들로부터 그 비법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계발서다. 부족함이 동기가 되어 새로운 자원을 만들고 마침내 성공 DNA와 희망 DNA를 내면화하면서 성공의 법칙을 만든 감동 스토리를 담고 있다. 부족한 상황을 극복하고자 하는 강한 도전 의식과 끈질긴..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법정 스님의 죽비 같은 말씀 모음집

입적 후 14년 만에 공개되는 법정 스님의 강연록. 스님이 그간 전국을 돌며 전한 말씀들을 묶어내었다. 책에 담아낸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가르침의 목소리는 고된 삶 속에서도 성찰과 사랑을 실천하는 법을 전한다. 진짜 나를 찾아가는 길로 인도하는 등불과도 같은 책.

3년 만에 찾아온 김호연 문학의 결정판

『불편한 편의점』 김호연 소설가의 신작. 2003년 대전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에서 중학생 시절을 보냈던 아이들. 15년이 흐른 뒤, 어른이 되어 각자의 사정으로 비디오 가게를 찾는다.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해 모험을 행했던 돈키호테 아저씨를 찾으면서, 우정과 꿈을 되찾게 되는 힐링 소설.

투자의 본질에 집중하세요!

독립 리서치 회사 <광수네,복덕방> 이광수 대표의 신간. 어떻게 내 집을 잘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책이다. 무엇이든 쉽게 성취하려는 시대. 투자의 본질에 집중한 현명한 투자법을 알려준다. 끊임없이 질문하며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행동하도록 이끄는 투자 이야기.

건강히 살다 편하게 맞는 죽음

인류의 꿈은 무병장수다. 현대 의학이 발전하며 그 꿈이 실현될지도 모른다. 개인의 노력도 필요하다. 세계적인 장수 의학 권위자 피터 아티아가 쓴 이 책을 집집마다 소장하자. 암과 당뇨, 혈관질환에 맞설 생활 습관을 알려준다. 초고령사회 대한민국에 필요한 책.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