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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곳에 있는 악에 대한 진지한 성찰

『잔혹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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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이 악한 행동을 저지를 때, 그의 내면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20세기 심리학의 성과와 인간의 악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람들의 성찰을 경유하는 한 철학자의 사유의 결과물이다.

1. 오프닝

 

가을 사과에서 봄날의 사과꽃 향기가 납니다.
들판에는 벼 익는 냄새가 가득하겠죠. 
비로소 핀 소국의 쌉싸름한 향기도 빼놓을 수 없겠군요.

 

한 편에서는 꽃이 시들고 풀이 마릅니다. 
꽃이 시들 때, 그 죽음이 내는 향기에는
설명하기 힘든 관능 같은 게 있는 것 같습니다.

 

과실과 알곡을 매단 줄기들은
마지막 힘을 가지 끝으로 보내느라 여위어갑니다. 
말라가며 영그는 것,
익는 냄새와 시드는 냄새가 한데 섞여
가을의 향기는 무정한 듯 애틋합니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이건 소설가 이효석이 사랑했던 가을 냄새죠.
낙엽 타는 냄새를 맡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낀다고 했는데요.
시월의 차가운 저녁냄새도 그런 생활감을 깨워주는 것 같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쉬어 폐를 부풀려봅니다.
안녕하세요, 여기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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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행은 우리의 일상과 무관한 곳에서 벌어지는 것일까요?
그리고 악인은 평범한 우리와는 다른 아주 특별한 종류의 사람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잘못된 답은 악의 이해를 낮추고, 더 나아가 잔혹한 행동을 할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번 '책, 임자를 만나다' 시간에서 이야기 나눌 책은 이렇듯 '악'에 관해 질문하고 탐색하고 대답하는 책 『잔혹함에 대하여』입니다. 이 시간을 통해 생각보다 가까이 있는 악을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잔혹함에 대하여』
가까운 곳에 항상 자리하고 있는 악에 대한 진지한 성찰

 

1) 책 소개


평범한 사람이 악한 행동을 저지를 때, 그의 내면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20세기 심리학의 성과와 인간의 악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사람들의 성찰을 경유하는 한 철학자의 사유의 결과물이다. 악행은 우리의 일상생활과 무관한 곳에서 벌어지고, 악인은 평범한 사람과는 다른 특별한 종류의 사람일 거라는 관념은 악을 비난하기에 편리한 심리적 근거를 형성하지만, 악을 이해하는 시도를 가로막는다.

 

흥미로운 점은 악과 악인이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생각을 잔혹한 행동을 저지르는 가해자들도 똑같이 한다는 것이다. 악이 실체로서 존재한다는 관념은 악의 이해를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잔혹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


2) 저자 : 애덤 모턴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영국 브리스틀 대학교에서 수년간 철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프린스턴, 오클라호마, 오타와 대학교에서 강의했다. 현재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명예교수이다. 아리스토텔레스 학회와 캐나다 철학학회 대표를 지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하며, 윤리학, 의사결정, 언어철학, 심리철학, 인식론에 대한 책을 썼다. 저서로 『이해되는 것의 중요성』, 『감정과 상상력』, 『제한된 사고』, 『재앙과 딜레마』, 『인식론 입문』 등이 있다.

 

◆ 145-146회 <책, 임자를 만나다> 도서

 

마션

앤디 위어 저/박아람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 원서 : THE MARTIAN

어느 날 지구에 세상에서 가장 낙천적인 SF소설이 불시착 했습니다. 누군가는 막나가는 첫 문장에, 누군가는 5장을 넘기지 않고 터지는 유머에, 또 누군가는 잘만들어진 영화를 보고난 뒤 곧바로 이 책에 빠져들었죠. '책, 임자를 만나다' 이번 시간에서는 바로 그 작품 『마션』을 다룹니다. 풍부한 과학지식과 발랄한 문체, 또 막힘없는 이야기 전개로 우리를 즐겁게 하는 『마션』과 함께하는 시간, 많은 기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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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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