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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한 것들은 어떻게 내 삶을 마비시키는가?

편해질 대로 편해진 이 세상에서 왜 우리는 오히려 더 불편을 느끼고, 조급해하고,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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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안함에 익숙해져 불편을 견디는 근육은 위축되었고, 생존본능은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저자는 극도로 예민해진 생존본능을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즉 불편을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현대사회를 헤쳐 나가는 가장 지혜로운 방식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소리 나는 책

 

▶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2주간 민망해하는 김중혁 작가님의 얼굴을 마주하며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을 전해드렸는데요, 그 정점을 찍는 의미에서 소리나는 책에서도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에서 좋았던 부분들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김중혁 작가 특유의 유머와 상상력이 살아 있는 이 책, 함께 들어보시죠.

 

 

소리나는책

 

 

 냄새는 악어빌딩 어디에나 스며 있었다. 아무 데나 코를 박고 조금만 기다리면 곧 냄새가 나타났다. 냄새는 악어빌딩의 공기였고 ,콘크리트 벽과 파이프와 좁은 계단 사이를 흘러 다니는 혈액이었다. 보이지 않으므로 형체를 확인할 수 없었고, 말로 설명 할 수 없으므로 정체는 더욱 모호했다. 땅속인지 벽 속인지, 1층인지 4층인지, 냄새의 시작이 어디인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지하의 레스토랑에도, 1층의 철물점에도, 2층의 합기도장 에도, 3층의 피시방에도. 4층의 오피스텔에도, 옥상에도, 냄새는 있었지만, 모두들 모른 척, 없는 척했다. 처음 맡으면 불쾌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곧 익숙해지는 냄새였다.당신의그림자는월요일

 

 누군가 이 냄새를 설명한 적이 있었다. 깊게 땅을 판 다음 음식물 쓰레기와 동물의 시체와 곰팡이와 사람의 땀과 녹슨 기계를 한데 묻고 50년 동안 숙성시키면 이런 냄새가 날 거라고 했다. 악어빌딩 사람들은 대꾸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냄새가 덜한 곳은 4층이었다. 4층은 악어빌딩의 냄새와 외부의 공기가 매일 전투를 벌이는 곳이었다. 날씨가 좋고 화창한 날이면 외부 공기가 승리했고, 비가 오거나 습한 날이면 악어빌딩 특유의 냄새가 4층을 장악했다.

 

-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김중혁/문학과지성사) 中에서 
 

 

 

에디터 통신

 

▶ 편안함의 배신

 

편안한 것들은 어떻게 내 삶을 마비시키는가?

 

찰스 다윈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살아남는 종은 가장 강한 종도, 가장 똑똑한 종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거역할 수도 없고,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을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는지는 배울 수 있습니다.

 

에디터통신

 

 

안녕하세요. 편안함의 배신』 편집자 정지은 입니다.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편리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곳곳에 편의시설들이 쭉 깔려 있는 덕에 생활도 너무나 편해졌습니다. 인터넷이나 다른 기술의 혜택도 풍족하게 누리고 있고, 먹거리도 넘쳐나고, 저렴한 교통수단도 널려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나 편리해진 세상 덕에 우리는 불편에 대한 내성이 점점 떨어지고, 불편의 역치도 급속히 낮아지고 있습니다.

 

즉각적으로 불편을 해결하지 못하면 거기에 적응하지 못하고 무언가 끔찍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두려움만 커지는 것이죠. 세상이 편리해질수록 현대인들은 중독에 빠질 위험도 커졌고, 인간관계에서 심각한 감정의 장애를 겪을 위험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편해질 대로 편해진 이 세상에서 왜 우리는 오히려 더 불편을 느끼고, 조급해하고,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걸까요? 편한 세상이 오면 늘 안락하고, 건강하고, 행복해질 줄만 알았는데 말이죠.

편안함의배신

 

심신의학 전문가인 저자 마크 쉔은 갑작스러운 이혼을 경험한 후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편안함 중독으로 인해 사소한 불편이 찾아왔을 때, 자신이 한순간에 무너질 만큼 취약해져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편안함에 익숙해져 불편을 견디는 근육은 위축되었고, 생존본능은 극도로 예민해져 있었던 것입니다. 저자는 극도로 예민해진 생존본능을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즉 불편을 관리하는 것이야말로 현대사회를 헤쳐 나가는 가장 지혜로운 방식임을 깨닫게 되었다고 합니다. 편안함과 익숙함을 추구하고 거기에 만족해버리면 우리는 결국 유연성을 잃고 뇌의 역량을 제한하는 결과를 낳고 만다는 것입니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존본능이 예민해지면 결국 우리의 건강, 행동 방식, 과제 수행, 문제 해결 능력, 의사결정 능력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하는데요. 수많은 질병의 기저를 이루고, 그것을 악화시키거나 만성화시키는 데 기여하는 생존본능. 저자는 이 생존본능을 스스로 조절하며, 불편과 더불어 사는 법을 배우는 것이야말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생존력이라고 말합니다. 편안을 추구하는 것이 생존을 확보하는 방법이었던 원시시대와 달리, 편안함이 넘쳐나는 현대사회에서는 불편을 다루는 것이 가장 강한 생존력을 기르는 길이라는 말입니다.

 

저자는 불편을 즐길 수만 있다면 불편은 오히려 강인함과 회복탄력성의 원천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21세기 생존지침서라 볼 수 있는 편안함의 배신』에서는 우리가 얼마나 불편에 취약해져 나약한 존재가 되었는지를 알아보고, 성공적으로 불편을 관리하는 15가지 전략과 더불어 불편을 힘의 원천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기술은 바로 불편을 즐기는 것입니다. 불편을 이용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건강하고 행복한 삶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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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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