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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 동방신기(東方神起)

2인조 동방신기 앨범들 중 가장 나은 퀄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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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주년에 걸맞게 한층 탄탄하게 다져진 동방신기의 일곱 번째 앨범, 들어보세요.

동방신기(東方神起) <TVXQ! The 7th Album ‘TENSE’>

동방신기라는 그룹이 등장한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많은 우여곡절을 지나 그룹의 멤버가 5명에서 2명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10주년을 기념한다는 것이 어떻게 시점에선 안타깝기도 하고 의아스럽기도 하다. 그만큼 이들이 그려온 궤적은 정점과 바닥을 오가며 넓어졌다가 다시 수축하기도 했다. 다행인 것은 이러한 경력을 아로새기는 이번 앨범이 보다 강해진 내실로 다져졌다는 점이다.


앨범의 수많은 단면에 어덜트 컨템포러리 장르를 이식했다. 그럼에도 이를 장르에 대한 이야기로만 재단할 수는 없다. 중요한 것은 동방신기라는 그룹이 2인조로 재편된 뒤 발표한 앨범들 속에서 이번 앨범이 가지는 위치인 것이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이번 <TVXQ! The 7th Album ‘TENSE’>는 2인조의 동방신기가 발표한 앨범들 중에서 가장 나은 퀄리티를 자랑한다.

다섯 번째 앨범 <왜>를 통해 오랜만에 대중에게 돌아온 이후 동방신기는 의도적으로 세 멤버의 빈자리를 채우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 왔다. 그럼에도 그것이 비어버린 각 멤버들의 역할을 미처 다 메우지 못한 탓이든 아니면 그 빈 공간을 만들어버린 노래와 앨범의 구성이 허술했던 탓이든 항상 아쉬움을 남겨 왔던 것이다. 오히려 이와 같은 부담 때문인지 곡들을 대체로 더부룩하게 만드는 역효과마저 가져왔다.

두 명의 동방신기가 낸 두 장의 앨범에 비추어봤을 때 이번 <TVXQ! The 7th Album ‘TENSE’>는 이와 같은 부담에서 훨씬 자유롭다. 타이틀 곡 「Something」 은 가장 대표적인 예시인데 스윙 재즈 리듬에 브라스 파트로 긴장되면서도 무게감 있는 곡을 선보인다. 이에 반해 멜로디와 보컬이 중독성과 박자감을 동시에 성취하면서 곡을 전체적으로 쉽고 직설적으로 만들어낸다. 후렴구와 브릿지 그리고 기타 솔로를 중심으로 한 댄스 파트가 서로 조밀하게 배치되어 곡에 속도감 역시 강해졌다. 온전하게 두 명의 동방신기를 위해 만들어진 앨범의 베스트 트랙인 것이다.

지원군들 역시 만만치 않다. 숫자를 하나씩 역으로 읊어가면서 자신들의 히트곡을 가사를 꾸며낸 「Ten (10 Years)」 는 적당한 선을 지키면서 자칫하면 거추장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곡의 의도를 잘 살려냈다. 수준 이상의 멜로디 감각을 자랑하는 「그 대신 내가 (Beside)」 와 「Off-road」 도 듣고 넘어가야 할 곡이다.

화려한 그림을 앞에 두었지만 부족한 모습 역시 보인다. 장르 전환을 통해서 신선함을 구가하는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에서는 그 에너지를 급격하게 잃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거침없이 달려가던 앨범이 중 후반부 「갈증 (Smoky heart)」 에 이르면 완급조절에 실패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항상 곁에 있을게 (Always with you)」 는 곡에 담긴 메시지를 생각하면 십분 이해가는 부분도 있지만 마지막 곡으로서는 우스꽝스러운 실책을 남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아이돌로서의 부담이 여전히 보이는 부분이다. 기존의 틀을 깨며 높이 솟구치다가 다시 자신의 경계 내부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10주년을 기념하면서 동시에 아직도 자신들이 충분한 탄력을 가지고 있음을 입증한 앨범이다. 특히나 전반부의 에너지만큼은 기존에 동방신기라는 그룹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음악 팬들에게도 강력하게 어필한다. 무엇보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지 않게 만들어 주었다는 것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겠다. 두 명의 동방신기도 나름대로의 외양과 모습을 갖추는데 성공했다. 오히려 두 개의 날개가 보다 높고 먼 곳에 다다를지도 모르는 일이다.

글/ 이기선(tomatoapp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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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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