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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하고 섹시한 천방지축 그녀, 보니와 리사

섹시한 보니? 알고 보면 털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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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보니를 맡고 있는 리사는 자신만의 '필'을 이렇게 표현했다. "여성스러우면서 섹시함, 도도함이 있는 역할이라 제 안의 그런 면을 꺼내려고 하고 있는데요. 겉은 도도하지만 속은 여리고 착한 모습이 있어요."

아티스트

섹시한 보니? 알고 보면 털털이

발랄한 단발 웨이브에 화사한 붉은 립 컬러, 주목하게 되는 바디라인을 뽐내며 나타난 리사는 이미 보니의 ‘필’이 가득했다. 뮤지컬 <보니앤클라이드>에서 안유진, 다나와 함께 보니를 맡고 있는 리사는 자신만의 ‘필’을 이렇게 표현했다.

“여성스러우면서 섹시함, 도도함이 있는 역할이라 제 안의 그런 면을 꺼내려고 하고 있는데요. 겉은 도도하지만 속은 여리고 착한 모습이 있어요. 지금은 웨이트리스를 하고 있지만 어렸을 때부터 마릴린 몬로처럼 스타가 되는 꿈을 가지고 있어서 허황된 모습도 있고요. 그래서 여러 가지 매력을 다 발산하죠. 보니만의 귀여움, 4차원 같은 면도 잘 표현하려고 하고 있어요.”

보니는 세 명, 클라이드는 네 명. 치열한 ‘짝’ 프로그램 찍기에 좋은 멤버 구성이다. 심지어 컨셉도 같다. 그래서 연습실 분위기도 심상치 않았나보다.

“보니앤 클라이드의 사랑 얘기가 많이 나와서 화기애애하죠. 다들 밝은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서 심심할 일이 없었어요.”

화기애애한 만큼 동성 간에 은근한 경쟁도 있을 법한데?

“없으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다나는 전에 같은 작품을 했고, 유진 언니도 원래 알던 사이였어요. 셋이 성격도 잘 맞아서 저희끼리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러 다니고 그랬어요. 단합이 잘 됐죠. 그러다보니 누구보다 나만의 보니를 잘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저 사람이 저렇게 매력을 살리는 만큼 나는 나만의 매력을 살려야지 하는 정도의 선의의 경쟁을 하게 됐어요. 셋 다 보이쉬하고 좀 ‘깨요.’ 저는 제가 굉장히 털털한 줄 알았는데 두 사람을 만나고보니 셋 중에 제가 가장 여성스러워요. 그래서 세 털털이가 굉장히 잘 맞아요.”

실화에 바탕을 둔 종횡무진 갱스 러브스토리

1930년대 미국의 대공황 시기에 핫이슈였던 강도 커플 보니앤클라이드. 이들의 행각도 러브스토리도 그리고 죽음까지도 세기적이었다. 갱이 되고 싶었던 클라이드와 배우가 되고 싶었던 보니가 만나 은행 강도로, 납치로 끝도 없는 도주를 벌이며 현실 도피를 꿈꾸다 결국은 현실 세계의 벽에 부딪쳐 처참한 말로를 겪게 된다는 이야기,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는 영화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실제로 70~80발씩 총에 맞은 그들의 시신을 언론에 공개했잖아요. 이들이 저지르지 않은 범죄도 뒤집어 쓴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지막 장면에서 더 가슴이 아팠어요.”

12명을 살해하고 각종 강도 혐의를 받고 있던 클라이드를 비롯한 배로우 갱. 세계적 공황 속에 법망을 피해 무한 질주하는 젊은이들이 영웅시되고 있으니, 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경찰이 무차별 사격을 가하게 됐던 것이다. 그러니 <보니앤클라이드>를 보고나서 섣부른 꿈은 갖지 마시라.

리사와 네 명의 클라이드

엄기준, 한지상, 키, 박형식. 예상된다. 딱히 누구의 팬이 아니라면 한참 망설이게 할 이름들이란 것. 그렇다면 다음을 유의해서 보시라. 리사가 꼽은 클라이드들의 매력!

“느낌으로는 엄기준 씨와 잘 어울린다고 하세요. 포스터를 처음에 같이 찍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도도한 제 이미지와 저돌적인 이미지의 오빠가 대조가 돼서 잘 맞아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러나 지상 씨는 미국적인 느낌이 나면서 제가 추구하는 이미지와 잘 맞아요. 음색이나 노래, 비트를 타는 것도 잘 맞아요. 제가 데뷔했던 <밴디트>에서 지상 씨와 연기했거든요. 그래서 더 편하죠.”

여기까지는 대략 눈치 챌 만한 얘기다. 하지만 키와 박형식 이 두 사람은 무려 11살이라는 나이차를 극복해야 하는 연인들이라는 것.

“제가 이모 같으면 어떡하나 생각을 했죠. 더 웃긴 건 <광화문연가>를 공연하러 일본에 갔을 때 형식 씨가 제 아들로 나왔어요. 그런데 이번엔 제 애인으로 나오잖아요. 키스 씬, 베드 씬도 있거든요. 그래서 처음엔 좀 이상했는데요. 키는 순수하면서 천방지축이지만 남자로서 매력이 있는 캐릭터로 가요.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저도 같이 어려지면서 재미있더라고요. 형식 씨는 정말 ‘아기병사’ 같은 얼굴을 하고 있지만 의외로 굉장히 남성적이고 와일드한 면이 있더라고요. 반전 목소리도 갖고 있고요. 강력한 남자의 목소리가 있더라고요.”

무대가 그렇다. 아들이 연인이 되기도 하고. 어쨌든 보니와 클라이드는 철저히 사랑하는 연인으로 분한 바, 아이돌과의 진한 사랑 씬에 부디 노하지 마시길.

“키나 형식 씨나 처음엔 어색해서 아무래도 키스 씬이 걱정됐어요. 연습할 때 볼에도 하고 그러면서 가짜로 하려고 하니까 더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연습할 때도 정말로 뽀뽀를 해요. 그러고 나니까 오히려 더 친해지더라고요. 지금은 연인 같은 마인드로 임하니까 편해요.”

물론, 다만 역할에 충실한 리사의 말에도 부디 괘념치 마시길.

프랭크 와일드혼에 관한 설왕설래

<지킬 앤 하이드>, <몬테크리스토>, <황태자 루돌프>, <천국의 눈물>, <카르멘>, <스칼렛 핌퍼넬>의 작곡가로 유명한 프랭크 와일드혼의 새로운 뮤지컬 <보니 앤 클라이드>. 한국에서 특히 러브콜을 자주 받는 그의 작품에 대해 점차 흥미를 잃고 있는 관객들이 늘고 있다. 과거 빛나는 감동으로 쌓은 명성에 비해 평가절하되고 있기 때문이다.

“프랭크 씨의 수많은 뮤지컬 곡들이 있었잖아요. 그런데 정말 이제까지와는 달라요. 작품의 시대적이 배경이 1930년대여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굉장히 모던하고요. 비트나 리듬 자체가 다른 곡들과 완전히 달라요. 제 앨범에 넣고 싶을 정도로, 뮤지컬 넘버 같지 않은 느낌이에요. 한국 가사를 붙여 봐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주 잘 맞는 곡들도 있고요. 컨트리 스타일도 있고, 팝 비트가 강한 곡들도 있어요. 전형적인 뮤지컬 스타일은 아니에요. ‘당겼다 풀었다 후루룩’ 하는 느낌으로 노래하지 않으면 음악을 살리지 못해요.”

가수들이 뮤지컬을 하면 듣는 소리가 꼭 있다. ‘가수 창법’이 튄다는 것. 그래서 뮤지컬에 캐스팅된 가수들 대부분이 창법을 바꾸느라 고충을 겪기도 한다.

“뮤지컬의 전형적인 느낌을 내려고 되게 애쓰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가수의 느낌을 빼는 편이었는데 이번 작품은 빼지 않고 더 집어넣어야 하니까 저는 더 좋더라고요. 원래 좋아하던 스타일의 곡들이 많고 특히 보니의 넘버들이 무척 좋아요. 작품 말미에 ‘죽는 건 괜찮아’라는 곡이 있어요. 상황을 보고 가사를 들으면 너무 와 닿고 좋더라고요. 멜로디도 좋고 잘 맞더라고요.”

스칼렛 핌퍼넬을 봤던 관객도 전혀 프랭크스러운 뮤지컬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할지도. 그래도 혹여 몬테크리스토스러운, 혹은 지킬앤 하이드스러운 멜로디가 들렸다면...모든 예술가가 버리지 못하는 자신만의 스타일이 있다는 것을 과감히 이해해 주시라.

“굉장히 섹시해요. 저희 작품”

이미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보니와 클라이드의 롱 키스씬과 함께 클라이드의 노출수위가 상당하다. 뭐 아주 잠깐이라고 하지만. 어느 장면인지 눈 크고 뜨고 보자.

“저희 하이라이트 씬 중의 하나가 욕조 씬이에요. 욕조에서 둘이 수다 떨다가 클라이드가 노래를 불러주는 장면이 있는데 너무 좋아요. 저도 그렇게 프로포즈 받고 싶어요. 노래 제목은 ‘보니’예요.”

장면만 섹시한 작품은 아니다. 숨 막히는 그들의 도주, 그들의 사랑, 그리고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도 한 몫 하니까. 또 당시 핫이슈였던 강도커플룩도 눈여겨볼만하다. 사진찍기를 좋아했던 클라이드가 남긴 당시 사진을 토대로 그들의 의상도 그대로 재현이 가능했다. 특히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에서의 보니룩은 지금까지도 패션계에서 재해석되고 있는 실정.

“당시 스타일을 거의 잘 살려서 입어요. 같은 보니여도 배우 스타일에 맞게 조금씩 다르게 입게 되고요. 당시 베레모를 쓸 생각을 했다는 것도 패셔니스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보니와 클라이드의 조합마다 다른 의상, 다른 느낌, 다른 매력이 묻어나 리사 역시 서로의 커플 연기가 궁금할 정도란다. 페어를 바꿔가며 보는 재미가 돋보일 <보니앤클라이드>. 다 볼 수 없는 주머니 사정이 아쉬울 뿐이다

좋은 노래를 만날 때까지 가수로서는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리사, 지금은 뮤지컬배우로서 무척 행복하단다. 다만 아직도 리사의 근황이 궁금해 하는 독자들에겐 이렇게 말했다. “계속 걱정 좀 해주시고요. 보니앤클라이드 연습하고 학교에 다니느라 바빠서 괜찮아요. 12월에도 전시를 하려고 준비하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 남는 시간에는 그림 그리고, 운동하고, 다음 작품도 보고 있어요.” 너무 밝은 모습만 보인 것 같아 그래도 아직은 좀 아픈 걸로 마무리하기로 했다. 스스로를 털털이라 말한 것처럼 긍정에너지가 느껴지는 리사는 앞으로 보여줄 게 더 많아 보인다. 그 중에 하나, 10년 뒤엔 <리사 갈라쇼>로 관객을 만나게 될지도. 리사 씨, 그 갈라쇼는 예스24 단독으로 진행하는 거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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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예진

일로 사람을 만나고 현장을 쏘다닌 지 벌써 15년.
취미는 일탈, 특기는 일탈을 일로 승화하기.
어떻게하면 인디밴드들과 친해질까 궁리하던 중 만난 < 이예진의 Stage Story >
그래서 오늘도 수다 떨러 간다. 꽃무늬 원피스 입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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