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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Ailee), 잘나가는 ‘히트곡 전담반’과 함께한 앨범

더욱 강렬하게! 화려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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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외모 뒤에 숨겨진 폭발적인 에너지와 감출 수 없는 끼로 항상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에일리의 두 번째 미니앨범을 소개합니다.

에일리(Ailee) <A's Doll House Ailee 02>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까지 ‘한국의 비욘세’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닐 테다. 현존하는 최고의 디바와 비교하며 언급되는 수많은 후보군 중에서도 그와 가장 근접한 인물은 바로 에일리일 것이다. 2012년 한해의 가요 시장을 마감하는 시상식에서 총 6개의 신인상을 휩쓴 것은 그리 놀라울 일만은 아니었다. 이처럼 압도적인 데뷔는 없었으니 말이다.

새로운 미니 앨범 <A's Doll House Ailee 02>는 전공인 댄스-팝은 물론 R&B, 소울, 그리고 록까지 영역을 넓혔다. 어떤 음악이라 해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각인시켜내는 보컬임을 다시 한 번 확인시킨다. 안정적인 보컬 운용능력과 다채로운 기교를 바탕으로 하는 다(多)장르의 소화력은 찬사의 결정적인 이유가 되겠다. 그렇지만 그의 가창력은 더는 화젯거리가 아니다.

음원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타이틀 곡 「U & I」는 세상 모든 여가수의 워너비 비욘세 놀스를 향한 오마주다. 브라스 세션과 화려한 의상의 백댄서와 함께하는 공연 장면이 머릿속으로 그려진다. <불후의 명곡>에서 선보여 왔던 풀밴드와의 호흡을 그대로 이어왔으며, 이는 비욘세의 라이브 퍼포먼스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지점이다. 존경과 경외의 마음을 색다른 기시감으로 담아낸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그녀의 인기만큼 잘나가는 ‘히트곡 전담반’이 함께했다. 신사동호랭이(이호양), 마스터키(김기완), 더블 케이(손창일), 라이머(김세환), DJ R2(류환영)가 바로 그들이다. 싱어송라이터가 아닌 뛰어난 능력을 갖춘 소리꾼이기에 프로듀서의 힘에 실리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뛰어난 보컬리스트는 머릿속으로 음악을 그려온 제작자들에게는 안성맞춤의 재료일 것이다.

워너비를 향한 벤치마킹은 훌륭한 전략이다. 그렇지만 감상의 총평은 전작 <Invitation>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래퍼들과의 호흡은 철저히 배제한 ‘에일리를 위한 앨범’으로 채워졌지만, 역시나 ‘에일리를 위한 노래’는 들리지 않는다. 성공가도에 오른 가수에게는 그의 이름과 떠오르는 대표곡이 한, 두 곡쯤은 있다. 탄탄한 가창력을 기반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한 대표적인 솔로이스트 바다와 옥주현이 좋은 예시가 될 것이다. ‘대표곡’을 만나지 못했기에 아직도 ‘S.E.S의 바다’와 ‘핑클의 옥주현’으로 기억된다. 대중에게 ‘영원의 기억’이 되기 위해서는 노래만 잘해서는 안 된다는 명증(明證)으로 남아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음악 신에서는 그 방법이 다양해 졌다.

시야를 넓혀 다양하고 색다른 음악인들과 호흡하는 것이 현재의 에일리에게 필요할지도 모르겠다. 그중 최근 컴백한 이효리의 <Monochrome>은 우수 사례다. 대중의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표절 시비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지만, 그것이 전화위복이 되었다. ‘음악을 위한 음반’이라는 모토로 수록곡을 실었다. 복고 소울과 리듬 앤 블루스, 포크와 록큰롤으로의 접근은 기본기에 충실하려는 의도다. 음반 시장의 경향을 무시하고 앨범을 16곡으로 가득 채웠고, 인디 뮤지션의 곡을 받기도 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직접 쓴 곡으로 팬들에게 큰 지지를 받지 않았던가. 위시할만한 히트곡은 없었지만, 무엇보다 작품을 발표한 이후의 찬사는 온당히 이효리의 것으로 돌아왔다.

어디까지나 하나의 예시다. 훌륭한 싱어라면 트렌드에 민감한 시장의 흐름에 흘려가기보다는 시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것도 호기로운 방안일 것이다. 물론 에일리라는 가수는 지금 그대로라도 ‘스타의 위치’를 영위할 것으로 보인다. 변수가 없다면 앞으로도 꾸준히 그러리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이런 방식의 연속이라면 음악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남다른 재능이라면 남다른 태도도 필요하다.

글/ 신현태 (rockersh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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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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