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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렁도, 쪽빛 바다를 품은 그 소소한 길 위에서

금오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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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금오도, 아찔한 해안 절벽을 따라 걷는 좁은 길이 있다. 숲과 바위, 언덕, 밭, 바다, 전망대가 쉴 새 없이 펼쳐지는 길. 이름도 예쁜 비렁길이다. 혼자서도 옴팡지게 자연과 만나는 시간, 그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는 혼자만의 여행이 시작된다.


그 모양이 자라를 닮았다고 하여 금오도(金鰲島)로 불리는 섬. 금오도는 돌산도에 이어 여수에서 두 번째 큰 섬으로, 여수 여객선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 40여 분을 이동해야 만날 수 있다. 조선시대에는 궁궐에서 사용하는 품질 좋은 소나무를 재배했고, 명성황후는 이곳에 사슴목장을 지어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1885년에 되어서야 비로소 출입이 가능해졌으니 이곳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도 불과 130년이 되지 않는다. 덕분에 숲이 울창하고 자연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는 그야말로 진짜 푸른 자연의 섬이다.

이렇게 옛 모습 그대로 때 묻지 않은 자연이 펼쳐지니 영화 촬영지로도 인기 만점. ‘인어공주’, ‘혈의 누’, ‘하늘과 바다’,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의 영화가 이곳에서 촬영되었고, 그중에서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에서는 섬의 구석구석이 등장한다. 영화 내용은 비록 잔인한 살인사건을 다루고 있지만 그것만 아니라면 이 섬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단박에 알 수 있다.

금오도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비렁길을 걷는 것이다. ‘비렁’은 ‘벼랑’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로, 이곳 사람들이 실제로 걸어 다니는 길을 트래킹 코스로 조성했다. 비렁길은 함구미 선착장을 시작으로 두포, 직포, 학동, 심포, 장지를 잇는 총 18.5km의 길과 5개의 코스를 갖췄고, 각각의 코스는 약 1~2시간씩 해서 모두 걷는 데 6~7시간이 소요된다. 각 코스가 끝나는 지점마다 어촌마을이 있어 휴식을 취하거나 트래킹을 마무리할 수 있으니 스스로 페이스를 조절해 걷는 것이 중요하다.



1코스 : 함구미 → 미역널방 → 송광사 절터 → 신선대 → 두포 5km

아찔한 낭떠러지인 미역널방과 수달피비렁 전망대, 지금은 흔적도 없는 송광사 터, 신선대로 이어지는 1코스는 비렁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간으로 꼽힌다.

2코스 : 두포 → 굴등 전망대 → 촛대바위 전망대 → 직포 3.5km

두포 마을을 시작으로 영화 ‘혈의 누’가 촬영된 굴등마을의 굴등 전망대, 촛대바위가 이어지고, 길이 평평해 무난하게 걸을 수 있다. 직포에 있는 식당에서는 가정식 백반을 먹을 수 있는데, 금오도에서 직접 캔 나물 반찬이 맛깔나다.


3코스 : 직포 → 갈바람통전망대→ 매봉전망대 → 학동 3.5km

오르락내리락 해안절벽을 따라 걷는 코스로, 약간 힘들긴 하지만 두 개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 끊어질 듯하다가도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절벽길이 재미있다.


4코스 : 학동 → 사다리통전망대 → 온금동 → 심포 3.2km

길이는 짧지만 아슬아슬하게 밧줄로 벼랑을 연결한 구간이 많아 조심해야 한다.


5코스 : 심포 → 막개→ 장지 3.3km

심포 마을을 시작으로 비렁길을 마무리하는 코스. 바다 건너 대부도, 소부도, 안도, 연도 등을 바라보는 풍경이 좋다.


DATA

* 금오도 찾아가기

여수 여객선터미널에서 금오도행 배를 타고 이동한다.
여수에서 금호도 가는 배는 06:10, 9:50, 14:50 하루에 총 3회 운항하고 1시간 40분 소요된다. 금오도에서 여수가는 배도 하루에 총 3회 운항하나 시기별로 운항 시간이 달라지니 미리 체크하는 것이 좋다.
왕복요금 : 1만 3,500원
문의 : 061-665-0011

* 금오도 내 교통편

금오도에는 택시가 딱 2대 있다. 부창부수! 한 대는 남편이, 다른 한 대는 부인이 운전한다. 각 코스가 끝나는 지점에서 선착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택시이므로 트래킹에 앞서 꼭 택시 전화번호를 알아둘 것.
택시 : 061-666-2651, 010-9614-2651
주소 : 여수시 남면 심장리
문의 : 061-664-9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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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여행 백서 김정원 저 | 시공사
『여자 여행 백서』는 여자들이 국내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가고 싶어하는 여행지 10곳을 집중 소개한다. 타 지역에서 접근하기 쉽고, 지역 내 대중교통이 편리해 언제 여행해도 부담이 없는 곳들이다. 그리고 각 여행지별로 꼭 둘러봐야 할 관광 명소, 식당 및 카페, 게스트하우스와 호텔을 소개하는데, 1년 동안의 꼼꼼한 취재를 통해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곳들만 선별했다. 『여자 여행 백서』의 또 다른 미덕은, 혼자 여행하는 여자들을 위한 배려 또한 놓치지 않았다는 점. 혼자 하는 여행이 어색하고 걱정되는 여행자라면, 책이 소개하는 곳을 따라 여행해볼 것!

 



여자, 여행을 떠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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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정원

10년 넘게 월간지 기자로 일한 결과, 한 달 중 25일은 머리가 뽀개지도록 일하고 나머지 5일은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여행하는 생활 패턴이 만들어졌다. 다크써클이 내려앉는 지옥 같은 원고 마감의 터널을 지나면 여행은 늘 달콤한 휴식으로 다가온다. 여행이 주는 설렘과 행복을 잊지 못해 오늘도 어디론가 떠날 궁리를 하는 여행 마니아. 패션, 뷰티, 디자인, 웨딩 등 다양한 분야의 매거진에서 기자로 활동했으며, VIP 멤버십 매거진 『CLUB RICHE』의 편집장을 거쳐 현재 프리랜스 기자와 여행작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대한민국 커플여행 바이블』 『부산 가자』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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