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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비틀즈라 불리던 그들이었지만 - 낵(The Knack)

훌륭한 데뷔앨범, 차기작은 기대에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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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데뷔앨범’은 때로 그룹의 이후 커리어를 사장시켜버립니다. 제2의 비틀즈라는 호평을 받으며 출발한 낵의 커리어는 이 훌륭한 데뷔앨범 탓에 난항을 겪게 되지요. 오늘의 명반, 누구나 들으면 아는 곡인 「My Sharona」의 주인공 낵입니다.

‘완벽한 데뷔앨범’은 때로 그룹의 이후 커리어를 사장시켜버립니다. 제2의 비틀즈라는 호평을 받으며 출발한 낵의 커리어는 이 훌륭한 데뷔앨범 탓에 난항을 겪게 되지요. 오늘의 명반, 누구나 들으면 아는 곡인 「My Sharona」의 주인공 낵입니다.


Knack < Get The Knack > (1979)

‘세상 누구나 아는 명곡’을 저작한 뮤지션이 가지는 실리는 어떨까. 얼핏 생각하기로는 긍정적인 면이 절대적으로 클 것 같지만, 음악사를 살펴보면 이것이 부정적 결과를 초래한 예도 생각 외로 많다. 흔히 ‘원 히트 원더’로 불리는 뮤지션들이 쉬운 예로, 이들 대부분은 자신이 쌓은 고성을 결국 넘지 못해 이 그룹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았다.

낵(The Knack)은 ‘원 히트 원더’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긍정적 결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이 큰’ 경우의 대표적인 밴드라 할 수 있다. 음악에 딱히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이라도 「My Sharona」의 인트로 리듬과 멜로디는 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낵의 존재를 모르고, 알더라도 더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과거에도 역시 이것이 문제였다. 그룹은 커리어를 계속해 나갔지만, 결국 마지막까지 이 숙제를 풀지 못했다. 2집과 3집을 내면서도 처음 스스로 이뤄놓은 성과를 넘어서지 못한 탓이기도 했지만, 바꾸어 말하면 그것은 데뷔작이 워낙에 월등했던 이유도 있었다.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이 바로 이 음반, < Get The Knack >이다.

이 한 장의 앨범을 통해 미국 출신의 신출내기들은 처음부터 비틀즈에 비견되는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4인조 밴드 편성 때문에도 그랬지만, 무엇보다 초기의 비틀즈를 연상시킬 만큼 남녀노소 모두에게 친숙할 수 있는 통통 튀면서도 멜로딕한 음악 덕분이었다. 「My Sharona」만 회자된다는 것이 야속할 만큼, 앨범은 상향 평준의 완성도를 자랑한다. 처음 ‘Let me out’이 전하는 격정은 록 밴드의 원초적 에너지에 충실하고, 「Your number or your name」과 「Maybe tonight」는 왜 이들이 비틀즈에 비견되어 회자되었는지를 증명하는 멜로디와 화성 중심의 트랙들이다.

캐치한 멜로디로 빌보드 11위에까지 랭크된 두 번째 싱글 「Good girls don't」 역시 밴드의 대표곡으로 남기에 충분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대망의 「My Sharona」. 흔히 초반부의 리듬과 멜로디로 기억되는 곡이지만, 장장 1분 30초에 달하는 솔로 연주 또한 그냥 넘기면 섭섭할 멜로디다. 베이스와 드럼이 만드는 텐션감은 이 곡이 오래 살아남은 이유를 대변한다.

사운드로만 놓고 봐도 1970년대의 레코딩에서 탈피한 음반이다. 과거의 음반을 꺼내 듣게 되면 아무리 수작이라도 일말의 촌스러움이 묻어나는 경우가 많은데-물론 이것은 음악의 완성도보다는 소리의 옛 질감에서 기인하는 바가 크다-이들의 앨범에는 그런 것조차 없다. 언제 들어도 현대적이고, 그래서 클래식으로 남기에 손색이 없다.


그 배경 때문에 지금도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르는 감정을 끌어내는 앨범이지만, < Get The Knack >은 1970년대의 마지막을 풍족하게 장식한 ‘끝내주는’ 앨범들 중 하나로 여전히 우뚝 솟아있다. 아마 「My Sharona」가 전파를 타는 이상, 또 사람들이 그걸 듣고 ‘아, 이 노래!’하며 반갑게 받아들이는 이상 이들의 위치는 언제까지고 변함없을 것이다. 앨범을 통한다면 그 진가를 더욱 확실히 알 수 있음은 물론이다.

글 / 여인협(lunariani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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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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