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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드래곤, 나얼, 버스커버스커 등 올해의 앨범 선정

웹진 이즘 선정 2012년 올해의 가요 앨범 ‘검은 소리의 은둔자’ 나얼부터 ‘아티스트’ 지드래곤 앨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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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스타일」 신드롬과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에서도 독특한 자기 영역을 지킨 아티스트들이 호평을 받았다. 대중은 일렉트로-팝 일변도의 대세에 대한 반작용으로 복고 코드에 응답했는가 하면, 답답한 청춘을 해소할 수 있는 감성에 방점을 둔 음악이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강남 스타일」 신드롬과 아이돌 그룹의 홍수 속에서도 독특한 자기 영역을 지킨 아티스트들이 호평을 받았다. 대중은 일렉트로-팝 일변도의 대세에 대한 반작용으로 복고 코드에 응답했는가 하면, 답답한 청춘을 해소할 수 있는 감성에 방점을 둔 음악이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걸출한 신인이 나타나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이다. 올해는 현재 이즘에서 활동하고 있는 필자뿐만 아니라 외부 음악평론가의 의견을 취합해 의미를 더했다. 순서는 가나다순으로 순위와는 무관하다.



갤럭시 익스프레스(Galaxy Express) < Galaxy Express >

발매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이 앨범의 결산을 위해 1년을 기다려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앞서 발매된 두 장의 정규작품 역시 폭발하는 록의 기운을 완벽히 담아낸 쾌작이었지만, < Galaxy Express >에서는 순도 높은 엑기스만을 뽑아냈다. 붉은 표범의 커버 이미지와 상충하는 맹렬한 기세는 여전히 그들의 독자성으로 빛나고 있으며, 라이브 현장의 참맛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짜릿한 쾌감은 이 한 장에 모두 담겨있다. ‘청각 린치’로 가학 당할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다면 지금 이 음반을 꺼내 들어라. 난타당하면서도 즐거운 ‘로큰롤 오르가슴’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글 / 신현태 (rockershin@gmail.com)


나얼 < Principle Of My Soul >

어느 때부터인가 나얼은 알앤비를 바라보는 한국 대중의 왜곡된 시선을 바로 잡아주는 교정인 같은 존재가 되었다. 알앤비는 과도한 꺾기를 자랑하는 경연의 음악이 아니며, ‘컨템포러리 알앤비’라는 이름으로 말초적인 흥분을 자극하는 장르가 아님을 몸소 설파해 왔다. 그의 첨삭은 올해도 이어졌다. 풍성한 현악과 브라스가 어울리는 1970년대의 필라델피아 사운드를 끌어안으며 당대의 포근한 감촉을 되살렸다. 자연스레 트렌드에 저항하는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는 터라 따뜻하면서도 나얼만의 굳건한 날이 면면에 서있다. 아마도 이 때문에 우리 대중은 ‘검은 소리의 은둔자’를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소환하려는 것일지도 모른다. (편집자 주: 한혜진은 나얼과 열애 9년 만에 헤어졌다고 밝혔다)

글 / 홍혁의 (hyukeui1@nate.com)


로다운 30(Lowdown 30) < 1 >

로다운 30의 < 1 > 리뷰와 윤병주의 인터뷰를 맡으면서 큰 오류를 범했다. 단순히 글쓰기 좋게, 말하기 좋게 재단하려는 시도로 음반을 ‘변종의 블루스’로만 치부하려 한 것이다. 분명히 생각해볼 맹점들이 상존해있는 ‘올해의 문제작’이었으며, 장르 주의의 시각으로 가둘 수 없던 음악임을 후에야 깨달았다 해야 할까. ‘어떤 장르의’, ‘누구의 영향을 받은’, 심지어 ‘누구의 아류’라는 등의 수식으로는 형용이 어렵다. 블루스가 로큰롤과 리듬 앤 블루스를 낳고, 펑크(Funk)와 소울을 창조했던 그 역사의 흐름을 집약해 담아냈다. 시대의 흐름과 교류, 영향의 연결고리를 무작위로 오가며 ‘하나의 결’을 취해냈다. 이런 음악이 대한민국에도 있음에 놀랍고, 한편으로는 감사하다. 현재 이들이 이룩해가고 있는 음악적 지위와 아티스트로서의 위치 역시 높게 평가받아 마땅하며, 앨범 < 1 >는 마스터피스로 새겨지기에 차고 넘친다. 2012년 인디신은 ‘로다운 30의 해’였다. 이것은 과장은 아니다.

글 / 신현태 (rockershin@gmail.com)


버스커버스커 < 1집 >

적어도 「강남스타일」의 융단폭격이 가해지기 전까지 버스커스타일의 ‘엔딩’은 없을 것 같았다. 그 기간 커피전문점, 의류매장, 펍을 비롯한 청춘의 집결공간은 「벚꽃 엔딩」, 「꽃송이가」, 「여수밤바다」, 「첫사랑」을 틀어대지 않으면 배겨나지를 못했다. 멜로트론, 아코디언, 하모니카, 통기타 그리고 ‘순수’ 보이스와 같은 악기를 동원해 일군 ‘아날로그 포텐’의 깜짝 발현이었다.

봄, 꽃, 바다, 첫사랑이 사라져 순수와 낭만에 허기진 사람들은 그들이 구세(救世)하듯 찾아내준 평화지대로 떼지어 몰려갔다. 10대를 독점한 ‘일렉트로닉’ 아이돌, 미디어 호의를 독점한 ‘일렉트릭’ 인디가 모두 이 방송 오디션프로 출신의 ‘어쿠스틱’ 신인 트리오에게 굴복 당했다. 복고의 도래를 주선한 올 상반기의 유일하고도 진정한 대중가요 선풍!

글 / 임진모 (jjinmoo@izm.co.kr)


3호선 버터플라이 < Dreamtalk >

꿈같은 ‘실험’은 3호선 버터플라이를 통해 ‘실현’된다. 「스모우크핫커피리필」이라는 단어만으로 깊은 밤안개 속 풍경을 그려내고, 제주도 바람으로 4분여를 채운 발상은 완성도 높은 작품으로 거듭났다. 이상주의자만이 가장 현실주의자라는 말이 있다. 꿈같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들인 수고가 곡을 치밀하게 메운다. 깊어지고 유연해진 보컬, 독창적인 공간감과 질감을 만들어낸 레코딩은 이런 이상이 빛나는 순간이다. 13년을 달려온 밴드다 보니 (그 속도와는 상관없이) '연륜'이라는 단어를 떼어 낼 수가 없다. '연륜'이라는 것은 몸으로 체득한 상태, 그러니까 지도와 어플 등을 사용하지 않아도 어디로 갈지, 어떻게 갈지 알게 된 그런 상태가 아닐까. 3호선 버터플라이는 아름답고 감탄스러운 연륜의 바퀴를 달고 우리 앞에 정차했다.

글 / 김반야 (10_ban@naver.com)


윤하 < Supersonic >

바닥을 힘껏 차오르며 생긴 반동은 더욱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힘이 된다. 어려운 시기를 뒤로 하고 마침내 선보인 이 < Supersonic >이란 증표는 잠시 잘못된 길을 가고 있던 그녀에게 그간의 부진을 만회할 알맞은 궤도와 속도감을 부여해냈다. 강렬한 록 사운드와 더욱 섬세해진 보컬의 발맞춤이 만들어낸 고른 완성도의 러닝타임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더욱 견고해진 음악에의 의지. 과거의 상처와 현재의 설렘이 반반씩 섞여 아티스트로서의 미래를 개척함과 동시에, 타의로 빼앗겼던 가수와 대중 사이의 연결고리를 멋지게 탈환해 낸 여러모로 의미 있는 작품이다. ‘아날로그 시대의 마지막 히로인’은 이렇게 완벽히 우리들 곁으로 귀환했다.

글 / 황선업 (sunup.and.down16@gmail.com)



이지형 < 청춘 마끼아또 >

개인적인 경험들로 시작하는 작가의 자기 회고는 두 장의 시디를 통해 청춘을 다독이는 힐링의 텍스트로 연결된다. 그러나 ‘아파도 괜찮다’식으로 귀결되는 따뜻한 베스트셀러 멘토링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무엇보다도 이지형은 청춘의 반짝거리는 나날들과 동시에 여러 갈래로 찢겨 나간 생채기들과도 마주하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덮어두던 처절한 고통을, 누군가는 애써 가리던 쓰라린 속살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며 밝은 이미지들로만 치장되던 청춘의 텅 빈 반쪽을 차곡히 채운다. 자기고백으로부터 기록되는 한 사람의 성장기는 단단한 공감과 위로를 낳았다.

글 / 이수호(howard19@naver.com)



지드래곤(G-Dragon) < One Of A Kind >



빅뱅의 여러 시끄러웠던 사건 이후 발표된 < Still Alive >에선 경직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는 섣부른 걱정일 뿐, ‘똘끼’와 ‘불온한 악동’을 옭아맨 사슬은 오래 가지 않았다. 솔로 앨범에서는 「One of a kind」, 「크레용(Crayon)」을 필두로 스웩과 광기를 회복하며 본색을 드러낸다. 넬의 김종완과 자우림의 김윤아와의 작업은 힙합과 록의 교류에서 나아가 ‘아티스트 지드래곤’의 일면을 부각시킨다. 대중의 사랑도 포기하지 않는다.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라인을 장착한 '그XX'와 '결국'으로 당당하게 순위 상위권을 지켰다. ‘아이덴티티’와 ‘아티스트’, 게다가 ‘인기’ 어느 한쪽으로 기울거나 치우치지 않는 영민한 전략이 < One Of A Kind > 한 장에 들어있다.

글 / 김반야 (10_ban@naver.com)





프라이머리(Primary) < Primary And The Messengers LP >

예스러운 느낌과 트렌디한 요소를 겸비해 균형감을 획득했다. 또한, 랩과 노래를 고르게 분포해 감상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출중한 기량을 갖춘 래퍼, 보컬리스트들의 감각적인 표현과 개성 있는 소화가 갖춰짐으로써 작품은 더욱 근사해졌다. 프로듀서와 객원 가수가 빚을 수 있는 상승효과란 이런 것임을 알게 된다. 반듯하고 번듯하다.

글 / 한동윤 (bionicsoul@naver.com)





핸섬피플(Handsome People) < Are You Handsome? >

러브홀릭, 클래지콰이, 더블유가 소속된 플럭서스 뮤직에서 핸섬피플이 이어받고 지향해야 할 음악 방향은 확실하다. 주로 20대가 선호하는 모던 록, 애시드 재즈, 일렉트로닉 팝 등의 문법을 동반하면서 경쾌한 리듬과 세련된 편곡으로 도시의 밤을 그려 넣는 것이다.

선배들이 해온 업적이 있기에 잘해야 본전인 상황에서 3명의 남자는 놀랄 만큼 목적에 걸맞은 작품을 완성했다. 기타(엄주혁)와 건반(영호)의 절묘한 만남은 물론이고, 발라드에서 돋보이던 보컬(테이)의 존재도 새롭게 다가온다. 멋지고, 우아하며, 감각적인 표현이 가득한 소리는 기대만큼의 자태를 뽐낸다. 음악에서만큼은 충분히 ‘Handsome’이란 단어가 어울리는 웰메이드 앨범.


글 / 이종민(1stplanet@gmail.com)


선정인(가나다 순, 18명) : 김근호, 김반야, 배순탁, 서정민갑, 성우진, 신현태, 여인협, 위수지, 윤은지, 이대화, 이수호, 이종민, 임진모, 조아름, 한동윤, 허보영, 홍혁의, 황선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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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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