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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잡는 똑똑한 로봇이 있다고?

파리지옥처럼 실제로 파리를 잡는 로봇 개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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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드 보캉송의 기계오리는 인류가 생물을 모방해 만든 수많은 로봇의 한 가지 보기에 불과할 따름이다. 사람처럼 생기고 행동할 줄 아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2030년경에 사람과 엇비슷한 지적 능력을 갖게 되면 놀라운 속도로 인간의 지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물을 본뜬 로봇은 땅, 바다, 하늘은 물론 화성에서도 맹활약이 기대된다.

자크 드 보캉송의 기계오리는 인류가 생물을 모방해 만든 수많은 로봇의 한 가지 보기에 불과할 따름이다. 사람처럼 생기고 행동할 줄 아는 휴머노이드 로봇은 2030년경에 사람과 엇비슷한 지적 능력을 갖게 되면 놀라운 속도로 인간의 지능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물을 본뜬 로봇은 땅, 바다, 하늘은 물론 화성에서도 맹활약이 기대된다. 파리지옥처럼 벌레를 잡아먹는 식물 로봇도 개발되었다.


식물을 모방한 로봇

식충식물처럼 벌레를 잡아먹는 로봇이 등장했다. 잎으로 곤충 따위의 작은 동물을 잡아서 소화 및 흡수하여 양분을 취하는 식물을 통틀어 식충식물이라 한다. 대표적인 식충식물로는 모드라기풀과 파리지옥풀이 있다.

모드라기풀은 다름 아닌 끈끈이주걱이다. 습지에서 사는 여러해살이풀인 끈끈이주걱은 주걱 모양의 잎으로 점액을 분비하여 벌레를 잡는다.

주로 북아메리카에 번식하는 파리지옥풀은 축축하고 이끼가 낀 곳에서 곤충을 잡아먹으며 사는 여러해살이 식물이다. 길이가 20~30센티미터인 줄기 끝에 흰색의 작은 꽃이 둥글게 무리지어 핀다. 길이가 8~15센티미터인 잎은 두 개가 중심선에 경첩 모양으로 달려 있어 거의 원형에 가까운 모양이 된다.

파리지옥풀

이파리 가장자리에는 가시 같은 톱니가 나 있다. 양쪽으로 벌어져 있는 두 개의 잎에는 각각 세 개씩 긴 털, 곧 감각모(感覺毛)가 있다. 이 감각모에 파리 따위가 닿으면 양쪽으로 벌어져 있던 잎이 순식간에 서로 포개지면서 닫힌다. 낮에 파리 같은 먹이가 파리지옥풀의 이파리에 앉으면 0.1초 만에 닫힌다. 약 10일 동안 곤충을 소화하고 나면 잎이 다시 열린다.

파리지옥풀의 잎 표면에 있는 샘에서 곤충을 소화하는 붉은 수액이 분비되므로 잎 전체가 마치 붉은색의 꽃처럼 보인다. 파리지옥풀의 잎이 파리가 앉자마자 0.1초 만에 닫힐 수 있는 것은 감각모가 받는 물리적 자극에 의해 수액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잎의 모양이 바뀌기 때문이라고 알려졌다.

하지만 미국 하버드대학의 마하데반(Lakshminarayanan Mahadevan)은 파리지옥풀의 잎이 눈 깜짝할 사이에 모양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수액의 분비 때문만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2005년 《네이처》 1월 27일자에 실린 연구 결과에서 마하데반은 파리지옥풀의 잎은 수액 못지않게 잎 자체의 구조적 특성 때문에 그토록 빠르게 모양이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지옥풀의 이파리처럼 빠른 속도로 모양을 바꿀 수 있는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2011년 8월 미국 메인대학 기계공학과의 모센 샤힌푸르(Mohsen Shahinpoor)는 파리지옥 로봇을 발표했다. 이 로봇은 파리지옥풀의 감각모에 해당하는 작은 털들이 달려 있는 두 개의 잎을 갖고 있다. 이 털들에 접촉하면 마주보는 두 잎이 순식간에 달라붙는다. 말하자면 파리지옥 로봇의 입이 닫히는 셈이다.

샤힌푸르는 이 파리지옥 로봇을 사용하여 인공 근육을 연구한다. 가령 파리지옥 로봇을 만든 물질을 안면이 마비된 환자의 손상된 부위에 이식하면, 이 인공 근육은 파리지옥풀 이파리처럼 빠른 속도로 모양이 바뀔 수 있으므로 환자가 희망하는 표정을 나타낼 수 있다.



에코봇

파리지옥처럼 실제로 파리를 잡는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영국에서 에코봇(Ecobot)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이오애니스 이에로풀로스(Ioannis Ieropoulos)는 파리가 에코봇의 먹이가 될 것을 기대한다. 에코봇은 배터리가 아닌 음식물로 에너지를 충당하는 로봇이다. 개스트러놈처럼 스스로 에너지를 해결하는 로봇인 셈이다. 2002년에 에코봇1, 2004년에 에코봇2가 개발되었다.

에코봇2는 여덟 개의 미생물 연료 전지를 갖고 있다. 각 연료 전지에는 하수오물이 채워져 있다. 여기에 죽은 파리를 한 마리씩 집어넣는다. 오물에서 바글거리는 박테리아들이 파리를 먹어치운다. 박테리아가 배출하는 효소가 파리 몸통의 표면을 덮고 있는 껍질을 분해하면 설탕이 생긴다. 박테리아는 이 당 분자를 섭취하고 노폐물을 배설한다. 이 과정에서 박테리아는 전자를 방출하는데, 이 전자가 전류를 발생시키게 된다. 말하자면 위장에 해당하는 연료 전지가 파리를 소화시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에코봇2는 여덟 마리의 파리가 공급되면, 곧 각 미생물 연료 전지에 파리가 한 마리씩 공급되면 5일 동안 움직일 수 있다.

에코봇3의 개발에 참여한 이에로풀로스는 에너지 측면에서 완전히 자율적인 로봇이 되려면 사람이 죽은 파리를 넣어주지 않고 로봇이 스스로 살아 있는 파리를 포획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파리지옥 로봇 기술을 에코봇에 적용하여 에너지를 생산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원료도 스스로 직접 조달하는 로봇의 개발을 궁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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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이인식 저 | 김영사
이 책에서는 이와 같이 자연에게서 인류가 직면한 문제의 해답을 찾고 자연의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생물영감와 생물모방과 같은 기술을 인간중심 기술에 상반되는 개념으로 ‘자연중심 기술’이라 이름 붙이고, 기존 과학의 틀을 벗어나 인류에게 지속 가능한 발전을 보장해줄 ‘자연중심 기술’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생명공학에서 나노기술, 로봇공학, 집단지능까지, 자연에서 영감을 얻고 자연의 메커니즘을 모방한 자연중심 기술의 역사와 현주소는 물론 인류가 직면한 수많은 위기를 해결할 경이롭고 신비한 자연의 비밀을 한눈에 펼쳐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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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인식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하였다. 현재 지식융합연구소 소장이며, 과학문화연구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KAIST 겸직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과학 칼럼니스트 1호로서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한겨레》《부산일보》 등 신문에 470편 이상의 고정 칼럼을, 《월간조선》《과학동아》《주간동아》 《한겨레 21》등 잡지에 160편 이상의 기명 칼럼을 연재하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융합한 지식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2011년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월간지 《PEN》에 나노기술 칼럼을 연재하여 국제적인 과학 칼럼니스트로 인정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과학 칼럼이 수록되었다.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 제47회 한국출판문화상, 2006년 《과학동아》 창간 20주년 최다 기고자 감사패, 2008년 서울대 자랑스런 전자동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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