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투부터 외모까지 닮아가는 연인의 그림

그의 자화상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내 모습과 비슷해요

  • 페이스북
  • 트위터
  • 싸이월드 공감

대단히 꼼꼼하게 그린 그림이다. 명암이며 색깔이 정성스럽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꿰뚫겠다는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는 베르니니. 바로크 시대의 뛰어난 건축가이자 조각가였던 잔 로렌초 베르니니의 30대 자화상이다. 천재 조각가로 불렸던 베르니니의 명성만큼이나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면이 표정에 드러나는 듯하다.

그의 자화상은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내 모습과 비슷해요.


대단히 꼼꼼하게 그린 그림이다. 명암이며 색깔이 정성스럽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꿰뚫겠다는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는 베르니니.





바로크 시대의 뛰어난 건축가이자 조각가였던 잔 로렌초 베르니니의 30대 자화상이다. 천재 조각가로 불렸던 베르니니의 명성만큼이나 날카롭고 신경질적인 면이 표정에 드러나는 듯하다.

새벽을 연상시키는 듯한 바탕색이 그 곤두선 신경을 더욱 강조하는 것 같다. 아직 동트지 않은 사색의 시간에 선명하게 깨어 있는 정신. 불면증 환자와도 같은 신경질적인 모습이 보인다. 이마에 힘줄이 보여서 더 신경질적으로 보이는 것도 같다. 뒤로 대충 넘긴 헤어스타일은 숱이 많지 않으며 단정하지도 않다. 수염은 잘 정리되어 있지만 꼿꼿하고 여유를 찾기 힘들다. 파리한 안색은 아스라한 새벽의 속성과 잘 어울린다. 마르고도 강한 얼굴선, 자세는 비스듬하지만 시선만은 정면을 뚫고 있다.

여유로움보다는 진지함과 긴장감이 느껴지는 그는 유머러스한 사람은 분명히 아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예술이 인생의 전부인 고독한 천재랄까. 자신에게 주어진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위해 스스로를 날카롭게 몰아붙이고 노력했던 완벽주의자는 아니었을까?

매우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무결점으로 완수해내기 위해 노력하는 완벽주의자는 자기 향상과 자기 확인이라는 두 가지 심리기제와 맞물려 있다. 자기 향상은 자신을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욕망이고 자기 확인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자신을 올바로 인식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완벽주의자는 부족함이 없는 자신의 이미지를 자기 확인으로 보여주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자기 확인 욕망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 방어적으로 되기 쉽다. 베르니니가 표현해낸 그림 속 베르니니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표정에 안정감이 없어 보인다. 아마 그는 자화상을 그릴 때쯤 내면적으로는 황폐하거나 비어 있지 않았을까? 천재 조각가로 추앙받지만 내면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이렇게 정면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베르니니의 모습에서 ‘나는 누구인가’ 하는 실존의 고민이 느껴지는 듯하다.


이 그림은 말투부터 외모까지 닮아가는 남친과 저와 같아요.


다른 화가들에 비해 모딜리아니는 자화상을 거의 그리지 않았다. 그림의 대상과 마주 보며 교감이 생겨야만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주장하던 그였기에 자기 자신을 그리는 것에서는 그리 예술적 흥취를 느끼지 못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유일하게 남긴 자화상이 바로 1919년도 그림이다.




이 무렵 알코올과 마약에 찌든 모딜리아니는 맑은 정신일 때 자신의 모습을 후세에 전해야 한다는 계시를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죽음을 앞둔 사람들을 대상으로 미술치료를 하다 보면 그들의 그림에는 삶을 정리한다는 의도가 강하게 드러난다. 평소에 그리지 않던 것을 표현하면서 가족 간의 관계 회복이라든지 마음속의 회한을 담는 것이다.

눈을 자세히 그리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눈동자도 거의 볼 수 없다. 눈은 외부로부터 정보를 받아들이는 기관으로 그 사람의 태도나 기분을 드러내며, 다른 사람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모딜리아니가 아프리카 조각상에 영향을 받았다는 설도 있지만 그보다는 모딜리아니의 내면을 그려낸 것으로 보는 편이 좋겠다.

죽음을 앞두고 피카소는 정면을 직시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그러나 모딜리아니는 화가로서 자신의 모습을 담담한 당시의 심리 상황을 이야기하듯이 그려놓았다. 모델의 내면 심리를 탐구해서 깊이 있게 표현한 모딜리아니는 자신의 그림을 인물 내면을 비추는 거울처럼 다루었다. 인물 내면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 자신 앞에 놓인 상황과 감정에 집중했다.




사랑하면 닮는다고 했던가. 죽음을 앞두고 유일하게 남긴 자화상은 그가 평소에 즐겨 그리던 여인 잔의 초상화와도 닮아 있다. 그는 사랑하는 잔을 두고 떠날 것을 예감했는지 잔과 동일시라도 하듯이 자신의 자화상과 잔의 초상화를 유사하게 그렸다.



img_book_bot.jpg

그림 속에서 나를 만나다 김선현 저 | 웅진지식하우스

『그림 속에서 나를 만나다』는 20년 간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저자가 미술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프리다 칼로, 뭉크, 다빈치 등의 80명의 자화상을 엄선, 이를 통해 자신의 참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해주는 심리서이다. 유명한 자화상을 심리치료의 관점에서 읽는 것은 물론 실제 행해진 미술치료의 사례가 수록되어 있어, 나를 찾는 이 여행의 든든한 동반자가 되어준다. 말로 이루어지는 피상적인 위로에 지친 이들라면, 이 책을 통해 직관적이고 실질적인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3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그림 속에서 나를 만나다

<김선현> 저11,200원(20% + 3%)

미술치료 전문가가 안내하는 자화상으로 내 마음 치유하기 마음 속 상처는 특정 이미지나 예술작품 앞에서 위로를 받고, 문제가 해결되기도 한다. 이를 활용한 심리치유법이 ‘미술치료’이다. 말로 하는 치유에 비해, 미술치료는 받아들이는 사람이 편견이 적다는 점에서 최근 심리치유분야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은희경 수상!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제14회 황순원 문학상 수상작품집. 은희경 작가의 수상작 「금성녀」를 표제작으로, 최종 후보작인 전경린, 정이현, 천운영, 이기호 등의 작품이 함께 실려있는 작품집이다. 예민한 감각으로 현실과 맞닿은 우리 삶, 그리고 인간의 내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작품들을 만난다.

최영미 시인, 26년만에 완성한 각별한 소설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뜨거웠던 80년대, 폭압적 정권에 맞서 앞장서지도, 뒤로 숨을 용기도 없었던 ‘경계인의 초상’을 그려냈다. 소설가의 눈, 시인의 가슴으로 그려낸 싱그러우며 황폐했던 젊은 날의 풍경, 쇠와 살이 부딪히던 시대의 분위기가 작가의 애잔한 문체로 되살아난다.

공자에게 배우는 인생의 지혜!

불멸의 인생 멘토 공자, 내 안의 지혜를 깨우다! 성인으로 정형화된 공자가 아닌,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인간 공자의 면면에 주목한다. 통념을 뒤집는 공자의 유연한 생각법과 명쾌한 인생통찰을 통해 인생의 답을 찾아보자.

무엇이 한국 대학을 이렇게 만들었나

대한민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모인 서울대 안에서도 A+를 받는 최우등생들, 그들은 과연 최고 수준의 공부를 하고 있을까? 서울대 학생 1,100명에 대한 심층취재와 미국 명문대와의 비교연구를 통해 대학 교육을 포함한 한국 교육의 문화 전반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

주목! 투데이 포커스

크레마원 이벤트
KALIOPE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