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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공연 예습합시다! - Stone Roses < Stone Roses > (1989)

브릿팝의 미래를 알고 싶다고? 그럼 이 음반 구입을 의무화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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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욕심나는 공연 많은 2012년 상반기입니다. 역대 이만큼이나 풍요로웠던 내한공연 일정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네요. 스톤 로지스는 라디오헤드와 함께 올해의 지산밸리록페스티벌에 참가의 이유로 다시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영국 출신의 밴드입니다. 해체되었다가 2011년에 재결합하며 음악 팬들 사이에서 다시 회자되기도 했었지요.

정말 욕심나는 공연 많은 2012년 상반기입니다. 역대 이만큼이나 풍요로웠던 내한공연 일정이 또 있었나 싶을 정도네요. 스톤 로지스는 라디오헤드와 함께 올해의 지산밸리록페스티벌에 참가의 이유로 다시금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영국 출신의 밴드입니다. 해체되었다가 2011년에 재결합하며 음악 팬들 사이에서 다시 회자되기도 했었지요. 그들의 명반으로 남아있는 < Stone Roses >를 소개합니다.



영국 록의 새로운 시작

스톤 로지스(The Stone Roses)는 84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보컬의 이안 브라운(Ian Brown)과 기타주자 존 스콰이어(John Squire)를 축으로 결성되었으며 89년 그룹명을 내건 데뷔작 < Stone Roses >을 발표한 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상용어가 된 모던 록 특히 영국의 모던 록 부흥에 있어 스톤 로지스의 입지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었다. 그들은 이미 ‘80년대의 일렉트로니카’ 레이브의 주역으로 평가되는 이른바 매드체스터의 선봉장이자, 브릿팝의 효시였으며 발기부전이란 뜻의 임포텐스(impotence) 록이라는 새로운 방법론도 제시했다.

그러나 우리 팝 팬들은 이러한 스톤 로지스의 기념비적 성과에 대해 알려하지도 않았고 평가하지도 않았다. ‘힘센 음악’이 잘 통하는 국내의 록 그라운드 형편상 스톤 로지스의 ‘빌빌한’ 사운드는 약과로 비쳐졌다. 약과라는 진단은 정확했지만 그것은 또한 정상을 참작하지 않은 오류였다.

예로부터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록은 기능적으로 질주하며 청각을 팽팽하게 압박한다. 록의 과도한 ‘발기력’(팽창)은 물론 카타르시스 분출에 효과적이기는 하지만 신세대에겐 필요이상의 오버액션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80년대 말 맨체스터의 젊은이들은 지금보다 훨씬 덜 신세대였음에도 불구하고 록의 강박적인 것에 그리고 ‘저항적인 것에 저항’했다.

헤비 메탈은 시끄러웠고 펑크의 무정부주의는 삼촌들의 올드 뮤직이었으며 뉴 웨이브의 로맨티시즘은 느끼했고 런던 엘리트 집단이 향유하는 소울과 재즈는 사치스런 이웃집 잔치였다. 반대로 이곳은 ‘헐렁함’이 대유행이었다.

그들은 헐렁하다는 뜻의 배기(baggy) 패션을 선호해 펑퍼짐하고 편한 의상을 즐겨 입었고 그들이 향유했던 음악 역시 아무 것도 꽉 조여오지 않는, 강박적이지 않은 다시 말해 헐렁한 배기비트에 실은 댄스음악이었다. 노동에 의한 고단한 일상의 탈출구는 오직 헐렁한 댄스음악에 몸을 실어 마구 흐느적거리는 것이었다.

그 순간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모두 평등했으며(춤은 언제나 평등한 민주주의!) ‘춤추는’ 순간만은 모든 게 합일(合一)되었다. 당시 그들을 보좌했던 댄스음악은 미국에서 전래된 소위 하우스(house) 뮤직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하우스는 시퀀스 의존도가 농후한 반면 맨체스터에 용해된 하우스는 시퀀스에 ‘핸드메이드’ 즉 밴드의 손맛이 접목된 개량종이었다. ‘댄스 록’이었다고 할까.

이러한 스타일을 고수했던 밴드로는 해피 먼데이즈(Happy Mondays) 인스파이럴 카펫츠(Inspiral Carpets) 808 스테이트(State) 그리고 스톤 로지스 등이 있었다. 사람들을 그들을 ‘매드(미친) 맨체스터’를 줄여 ‘매드체스터’라고 일컬었다. 왜 미쳤다는 것일까?

당시 이들의 느슨한 배기 비트 음악은 "노는 것만이 짱이야"(Fun is good!)를 표방하는 잔뜩 ‘해이한’ 맨체스터 젊은이들의 무의식과 궁합이 맞아 번성했다. 해이한 맨체스터 사람들의 자세와 문화현상 그리고 그에 어울린 해이한 비트의, 기가 빠진 음악에 의해 미쳤다(우리의 시쳇말로는 ‘맛이 갔다’)는 뜻에서 매드체스터(Madchester)라고 불리게 된 것이었다. 그 가운데 ‘음악 매드체스터’는 향후 록의 성분이 감소하고 시퀀스가 보다 강화된 본격적인 테크노 음악으로 발전하여 대규모 춤판인 레이브 신(rave scene)을 형성하게 된다.

이처럼 재미주의의 ‘날라리들’에게 잘 먹혀들었던 매드체스터의 음악이었던 만큼 스톤 로지스의 음악은 절대 강할 리 없었다. 특히 이안 브라운의 보컬은 나지막이 읊조리는 듯 무게가 가볍다. 날카로운 금속성의 또는 근육질의 떨림을 가지고 춤꾼들을 압박하거나 신경을 쓰이게 하지 않았다.

스톤 로지스의 이러한 얄팍한, 가벼운 그리고 ‘고개 숙인’ 전술은 실패하지 않았다. 특히 현존하는 브릿팝 밴드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이 웅변하듯 후대에의 영향력이 막강했다. 일례로 샬라탄스(Charlatans)는 스톤 로지스의 공연을 보고 감명 받아 새로운 보컬로 팀 버제스를 모색했다(팀 버제스가 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이안 브라운의 ‘복제’였다). 블루톤스(Blue Tones)도 스톤 로지스 노선을 노골화했으며 오아시스도 영향받은 앨범으로 스톤 로지스 데뷔 앨범을 선뜻 꼽는다.

스톤 로지스의 부드러운 전략은 탈(脫)기성을 내세운 브릿팝의 발아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그리하여 기성 록에 탈진한 마니아를 쉽게 포획했다. 그들은 물론 록 매니아였다. 덜한 록을 표방했어도 스톤 로지스가 엄연한 록 음악이라서 좋아했다. 가벼운 보컬에 손쉬운 멜로디 라인을 유지하지만 쉽게 팝으로 도태되지 않는 이유는 바로 밴드의 그리고 음악자체의 대단한 조직력에서 비롯되었다.

스톤 로지스는 그런 특성 그대로 브릿팝의 성격 만들기에 일조했다. 브릿팝이 팝으로 해석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브릿팝은 가볍기는 하지만 영국 록에 융통성이 가미되었고 그리고 밴드적 특성인 ‘분업화’ 구도를 결코 상실하지 않은(멤버들 모두가 중요한) 음악이었다. 스톤 로지스가 이런 소중한 조직력을 가르쳐주었다.

그들의 데뷔 앨범에 많은 것이 농축되어 있다. 듣기에도 아주 좋다. 하나의 인격체를 대하는 느낌의 「I wanna be adored」 사뿐한 뉴 웨이브 리듬을 시퀀스 없이 수제(手製)로만 가공해낸 「She bangs the drum」 클럽 가에서 가장 사랑 받아 스톤 로지스의 별명이기도 했던 「Elephant stone」 등등 어느 한 곡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국내에선 처음 서울음반의 LP에는 들어가 있고 나중 삼성뮤직의 CD에는 빠지는 등 들락날락했던 「Elephant stone」은 정말 잘 만들어진 아름다운 팝이다.

그들은 분업과 협업을 통해 이 곡에서 어떠한 1급 기능의 메탈밴드도 만들어내지 못할 절묘한 수준의 연주력을 과시하고 있다. 맨체스터 사운드 특유의 섬세한 구성력의 「Waterfall」, 역시 맨체스터 전통의 사이키델릭 풍이 구현된 「Don't stop」, 사이먼 앤 가펑클의 「Scarborough fair」를 패러디하여 엘리자베스 여왕을 조소한 가벼운 농담 「Elizabeth my dear」 그리고 설탕 한 스푼과 같은 달콤한 모던 록 「Sugar spun my sister」도 마찬가지다.

존 스콰이어가 유일하게 조직을 이탈하여 화려한 개인기를 펼쳐 보이는 「I am the resurrection」에서 그의 기타 연주는 상상을 초월해 만약 그가 60년대나 70년대에 활동했다면 기타 인물역사는 현재와 다르게 집필되었을 것이다.

손색없는 앨범. 배기비트, 기타 팝, 뉴 웨이브, 사이키델릭, 포크, 블루스 등의 각 질료는 완벽한 화학적 합성을 이룬다. 이 앨범에선 홀리스도 버즈도 플래밍 그루비즈도 레드 제플린의 요소도 나타난다. 허나 스톤 로지스 아이덴티티를 간섭하진 않는다.

[ Second Coming ]
[ The Collection ]
[ Remixes ]
정작 중요한 것은 본 앨범에 ‘과거 아닌 미래’가 반영되었다는 점이다. 춤출 수 있는 그루브 록, 부드러운 임포텐스 록의 패턴 제시를 비롯해 모조리 중요한 가치이지만 이후 태동한 영국 브릿팝에 길을 연 부분은 가장 ‘공익적인’ 가치로 평가된다. 나중 브릿팝 마니아들은 이 음반 구입을 의무화했다. ‘브릿팝의 미리 보기’임을 알아서였다.

글 / 임진모 (jjinmoo@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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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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