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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 종교와 남자에 도전하며 건설한 ‘자유의 여신상’

마돈나(Madonna)의 모든 것이 담겨있는 앨범 < The Immaculate Collection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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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팝스타 마돈나가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를 통해 컴백했습니다. 마돈나는 지난 2월 6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4년 만에 대중들 앞에 돌아왔는데요.

미국의 팝스타 마돈나가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를 통해 컴백했습니다. 마돈나는 지난 2월 6일 미국 인디애나폴리스의 루카스 오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NFL 슈퍼볼 하프타임 쇼에서 4년 만에 대중들 앞에 돌아왔는데요. 오는 3월에 발매될 예정인 신보 < MDNA >에 수록될 「Give Me All Your Luvin'」을 비롯해 총 네 곡을 불렀다고 합니다. 이번 주는 마돈나의 1990년 작품을 소개합니다.


마돈나(Madonna) < The Immaculate Collection >(1990)

마돈나의 행보는 마치 규칙이라도 되는 듯 수많은 찬사와 비난이라는 양극단을 낳았다. 사람들은 마케팅의 음악산업과 아티스트 개별의 자유 그 어떤 편에 그녀를 끼워 넣어 재단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혼돈을 거듭했다. 하지만 그러한 음양의 극한 대립은 이상하게도 마돈나에겐 ‘음양의 조화’로 작용해 부단히 차트 실적을 부풀리는 결과만을 가져왔다.

마돈나는 늘 승자였다. 그러면서 남이 보기에는 너무도 간단히 80년대를 손아귀에 쥐었다. 동시대의 마이클 잭슨은 은둔의 제왕답게 딱 두 장의 앨범으로 술래잡기를 거듭했고 프린스는 팝을 넘어 사회현상으로 확산되질 못했다. 마돈나는 숨기는커녕 확 드러낸 스타였고 음악적 현상만이 아닌 언제나 사회적 이슈였다. 80년대 사람들은 모두가 그녀의 포로가 되길 자원했다. 당연히 슬럼프란 그녀의 사전에 없는 말이었다. 84년 말 「행운의 스타」(Lucky star) 이후 89년 후반 「간직해요」(Cherish)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싱글은 단 한 곡도 차트 5위 권에서 밀려나질 않았다.

음악으로 시장을 장악했을 뿐 아니라 뮤직비디오로, 무대로, 성인잡지 누드사진으로, 패션으로 그녀는 문화의 트렌드를 형성했고 비록 댄스음악을 했으되 모든 언론이 그를 ‘살아있는 록의 전설’로 받들었다. 그녀가 거대한 상업자본주의를 등에 업고 있음을 알면서도 그렇게 신주단지처럼 숭배한다는 것은 참으로 의아한 일이었다.

마돈나의 무소불위 파워에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란 속설도 무너졌다. 80년대만이 아니라 90년대에도 그녀의 인기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90년대에 꽃핀 ‘여성 록’에도 산파역할을 했을 만큼 영향력 또한 그대로였다. 비평가 데이비드 프릭은 이점에 대해 다음과 같이 썼다.

“코트니 러브의 홀, 애니 디프랑코, 앨러니스 모리세트, 셰릴 크로, 릴리스 페어 여성 갱단 등 이른바 ‘여성 록’이라는 차세대 물결의 새로운 표준을 확립한 인물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가끔은 선전의 명수로, 비디오 주조물로, 실제로 노래하지 않는(다시 말해 립싱크하는) 가수로 비방 당했던 ‘80년대의 센세이션’ 마돈나였다.”

<완전무결한 마돈나의 모음집>(The Immaculate Collection-Madonna)은 한 장의 CD 가격이란 ‘저비용’으로 80년대의 화려한 히트 퍼레이드에 동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90년대의 고개를 살짝 넘어갈 수도 있는 ‘고효율’ 앨범이다. 완전무결하다. 무엇보다 그 기간에 마돈나가 기록한 히트곡들을 집대성했다. 레니 크라비츠(Lenny Kravitz)와 공동 작곡인 「내 사랑을 정당화해요」(Justify my love)와 「날 구제해줘요」(Rescue me) 두 곡만은 발표 시점의 신곡이었다.

굳이 이 신곡들을 수록하느라 이전의 히트곡들인 87년 자신이 주연한 영화의 삽입곡들인 「저 아가씨 누구지」(Who's that girl)와 「소란을 일으키며」(Causing a commotion) 그리고 87년 히트곡들인 「성장(盛裝)해야지요」(Dress you up) 「천사」(Angel)는 불가피하게 누락되었다. 그러고도 이 앨범의 수록곡은 모조리 빌보드 차트 톱10 히트곡들이다. 그녀가 80년대에 걸쳐 얼마나 가공할 히트 퍼레이드를 전개해왔는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팬들은 이 앨범을 통해 얼마나 마돈나가 음악의 예술성 획득을 위해 내달려온 ‘치열한 음악가’인가를 검색할 수 있다. 그녀는 아무리 자신이 ‘토픽 메이커’라 해도 음악이 부실하면 언제든 팬들은 매정하게 스타를 갈아치운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앨범이 강제하는 사항은 따라서 ‘마돈나는 어디까지나 음악으로 성공했다’는 것이다. 단지 쇼걸 또는 쇼 비지니스 우먼으로 그녀를 치부하고 마는 일반의 부당성을 통렬하게 비웃는다. 그만큼 음악이 괜찮다. 또한 의미를 따지는, 담론을 애호하는 지적인 사람들은 여기에서 80년대와 다음 90년대 초입기의 시대적 성격이라는 ‘역사성’도 포획할 수도 있다.

「처녀처럼」으로 여성들에게 성의 자유를 만끽하도록 성적 암시를 노래할 때만해도 팬들은 마돈나를 음악외적 현상으로만 봤다. 노래가 아닌 몸이 소구대상이었다. 그러나 이어 내놓은 고감도 선율의 곡 「너에게 미쳐」(Crazy for you)부터는 곡을 고를 줄 아는 음악성이 슬슬 발현되기 시작했고 「살아서 말하리」(Live to tell) 「아빠 설교하지 마세요」(Papa, don't preach) 「네 마음을 열어봐」(Open your heart)를 부를 때는 공인 아티스트였다. 이 곡들에서 그녀는 신시사이저로 연주된 디스코 등의 댄스 리듬을 타고 예상외의 절차탁마된 우수한 보컬을 들려준다. 대표적으로 86년 1위 곡 「살아서 말하리」와 89년 「기도처럼」(Like a Prayer)은 세련된 ‘신스 팝’과 ‘잘 통제된 보컬’이 결합되었다.

이 앨범이 또 하나 강렬하게 전달하는 것은 마돈나의 도발성이다. 그녀는 금기시된 ‘섹스’에 대해, 구획정리가 확실한 남녀의 성에 대해, 그리고 규범을 강요하는 카톨릭주의에 대해 무차별로 덤벼들었다. 떠오르는 대로 말했고 하고싶은 대로 행동했다. 하지만 사고와 행위의 중심은 언제나 그녀 자신에게 있었다. 80년대라는 황량한 시대에 아마도 프린스를 제외하곤 마돈나만큼 중심을 꽉 잡고 자신의 스타일을 견지한 팝스타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중심을 자신에게 두고 자유를 마음껏 발산하는 행위가 바로 록의 코드이기도 했다.

록이 기본적으로 기존 제어로부터 벗어나려는 청춘의 발열이며 자유와 평등을 향한 몸부림임을 전제할 때 마돈나의 호흡은 록의 성질과 하등 다를 게 없었다. 바로 이 점에서 그녀가 ‘록의 살아 있는 전설’이란 명성을 얻은 것이었다. 비슷한 차트의 정복자임에도 머라이어 캐리나 셀린 디온에겐 이런 특혜가 없다.

마돈나가 록 서클로부터 그러한 편애와 최혜를 획득한 이유, 90년대 여성 록을 예견한 인물이라는 진단이 나온 이유를 설명해주는 음반이다. 동시에 무엇보다 팝에 있어서 반짝이 아닌 견고한 성공의 원동력은 바로 음악이라고 하는 절대 진리에 근거하고 있음을 밝혀주는 앨범이다. 마돈나의 모든 것이 여기 있다.



[ Celebration ]
[ Like A Virgin ]
[ Music ]

[ Something To Remember ]
[ American Life ]
[ Selections from Evita ]


글 / 임진모(jjinmoo@iz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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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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