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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좋아하고 아이들은 싫어하는

볼살의 하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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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사잇골엔 까만 얼굴에 볼과 다리가 탱글탱글한 5학년 하은이가 살고 있다. 하은이랑 이웃 마리아 선생님네 집도 같이 지었던 아빠 황시백 선생이 돌아가셨다.

강원도 양양군 강현면 사잇골엔 까만 얼굴에 볼과 다리가 탱글탱글한 5학년 하은이가 살고 있다. 하은이랑 이웃 마리아 선생님네 집도 같이 지었던 아빠 황시백 선생이 돌아가셨다. 암으로.

“아, 정말 어제는 14시간을 절을 했는데, 아,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독일서 형도 아직 못 오고 삼촌이랑 한꺼번에 50명도 받고 아, 정말 죽는 줄 알았어요.”
“지금 당장은 없어도 괜찮은데 영원히 아빠 못 만난다고 생각하니까 … 아, 눈물 날 거 같애… 아, 정말 그리울 거 같애…”
“삼촌! 부탁이 하나 있어요. 아빠를 한 장 그려줘요. 마음속에서 아빠를 본다고 했잖아요. 꼭요!”
(이런! 아까 맘속에서 불러 보면 만날 수 있다고 했더니!)

난 이튿날 하은이가 오기 전에, 감다시피한 영정사진의 눈을 크게 띄우고 팔 위치도 고치면서 마치 안 보고 그린 것처럼 그렸다. 좀 있다,
“됐어요?”
하고 보더니 하은이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성공이다. 하은아, 아빠 대신 말을 하마. 늘 명랑하고 건강해라. 그리고 크거든 사람을 사랑하면서 살아라. 힘들어도 노력해 봐라. 사랑 안에는 모든 것이 다 있단다. 아빠도 거기 있고.






◈ 작가소개

박재동
1952년 경상남도 울주군(현 울산광역시) 범서읍 서사리에서 태어나 물장구 치고 소 먹이면서 자랐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그림을 그린다며 방바닥 장판을 송곳으로 모조리 뚫어놓았는데, 부모님은 야단 대신 “잘 그렸다”는 짧은 심사평을 남겼고, 이때 일은 그의 그림 인생에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 된다. 열 살 전후 부산으로 이사, 아버지가 차린 만화방에서 실컷 만화를 볼 수 있었고, 이후 대학 때까지 만화를 끼고 살았다.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 휘문고?중경고 등에서 미술교사로 일했으며, 1988년 <한겨레> 창간 멤버로 참여하여 8년 동안 한 컷짜리 ‘한겨레그림판’을 그렸다. 박재동의 만평은 기존의 시사만화의 형식을 과감하게 깬 캐리커처와 말풍선 사용, 직설적이면서도 호쾌한 풍자로 “한국의 시사만화는 박재동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진다”는 세간의 평을 들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박재동의 실크로드 스케치 기행 1, 2』 『인생만화』 『십시일반』(공저) 등의 책을 펴냈다. 예술이란 특별한 예술가들이 대중들에게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꽃피워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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