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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입사한 방송국, 1년 만에 때려 치운 이유

청춘, 선택의 폭을 넓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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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정도 다니던 방송국을 그만두려 했을 때, 방송국 사람들이나 지인들의 반응은 모두 한결같았다. ‘왜 그만두느냐’는 질문과 함께 꼭 따라붙는 말은 ‘돈벌이도 안 될 해외봉사’였다.

 
내 생애 단 한번, 가슴 뛰는 삶을 살아도 좋다
고기복 저 | 지식채널
저자가 젊은 날 경험했던 해외봉사활동과 (사)한국해외봉사단원연합회(KOVA)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만났던 해외봉사단원들의 소중한 경험들을 재구성한 책으로, 인류애와 인도주의적 의미를 실천하며 여러 개발도상국에서 경험한 내용들을 솔직담백하게 담아낸 이 시대 청춘들의 싱그러운 이야기다.
이야기꾼을 꿈꾸고 천사 같은 아이들 때문에 행복해하던 필리핀 봉사단원들. 모로코에서 21세기 방랑시인을 꿈꾸던 겁 없는 낭만 청춘. 캄보디아에서 이웃을 위해 행복한 구걸을 마다하지 않았던 젊은 이장. 에베레스트를 바라보며 아이들로 인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산보다 더 높은 고귀한 이상을 품게 된 대학생 봉사단원.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에서의 봉사활동 경험이 삶의 밑천이 될 거라는 고등학생. 에티오피아 전국을 순회하며 태권도 시험을 보였던 단원들의 생생한 이야기 등이 수록되어 있다.
“그 좋은 직장 왜 그만두려고 해? 요즘 청년실업이다 뭐다 직장 잡기 얼마나 어려운데, 알면서 그래. 처음에 다들 힘들어해. 1년 가까이 일했으면 이제 눈치코치 알 만할 건 알고 적응도 됐을 텐데, 다시 생각해보지 그래?”

“더 늦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을 하려고요.”

“해보고 싶다는 게 뭔데? 해외봉사 간다고 했지? 돈벌이도 안 될 거 왜 사서 고생을 하려 하지? 그런 객기는 대학 다닐 때나 부리는 거야. 직장 생활하는 사람이 할 건 아니라고.”

1년 정도 다니던 방송국을 그만두려 했을 때, 방송국 사람들이나 지인들의 반응은 모두 한결같았다. ‘왜 그만두느냐’는 질문과 함께 꼭 따라붙는 말은 ‘돈벌이도 안 될 해외봉사’였다.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오기 비슷하게, 왜 ‘지금’ 직장 생활을 접고 해외봉사를 떠나야 하는지 더욱더 분명해짐을 느꼈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후회할 인생일랑 당장 벗어던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청춘 아니냐?’라고 목구멍까지 나오는 말을 꾹꾹 누르며, 1년 후에 보자는 말과 함께 그저 웃음으로 답했다.

영상문화학과를 나와서 방송국 작가 생활을 한 지 1년. 동기생들은 직장생활 속내야 어떨지 모르지만, 졸업하자마자 전공에 맞춰 직장을 잘 찾았다며 다들 부러워했다. 하지만 방송이라는 꽉 짜인 틀 안에서 분초를 다투며 일하는 바쁜 와중에도, 늘 뭔가 허전함을 느꼈다. 남들은 배부른 소리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직업 전선에 뛰어들다 보니 삶이 너무 각박해지고, 인생의 목표가 겨우 밥벌이를 위한 직장 찾기였던가 하는 회의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던 찰나 해외봉사단 모집 공고에 눈이 번쩍 뜨였다.


평생 방송국 작가 생활을 하며 살기보다는, 평소 현장에 기초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해줄 수 있는 이야기꾼이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그 이야기는 글로 할 수도 있고, 사진이나 영상으로 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에서 전해오는 이야기면 좋겠다는 막연한 상상을 하곤 했었다. 그런데 ‘돈도 안 되는 해외봉사를 왜 떠나느냐?’라는 반복된 질문을 받으며 스스로 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봉사 활동을 마치고, 세상 사람들이 사는 이야기를 구수하게 들려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솔직히 ‘그게 밥벌이가 될지 누가 아느냐’는 말까지는 입 밖으로 내놓지 않았지만, 해외봉사 활동을 마치고 다시 방송국 작가 생활을 한다면 자신의 경험을 이야깃거리로 풀어쓸 수 있을 거라는 확신 속에 해외봉사를 떠나기로 작정했다.

그렇게 대학을 졸업한 후 첫 직장이었던 방송국을 1년 만에 용감하게 때려 치우고 해외봉사 활동을 떠나기로 작정한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큰소리쳤었다. 꽃피는 춘삼월이라고 하지만 아직은 쌀쌀한 기운이 여전한 날, 부푼 꿈을 안고 떠날 때 어머니가 인천국제공항까지 함께했다. 다 큰 여식이 괜한 짓을 하러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는 것쯤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런 어머니에게 약한 모습, 눈물을 보이기 싫어 “엄마, 먼저 가. 잘 갔다 올게.” 하며 등을 떠밀었지만, 어머니는 다 큰 딸이 탄 비행기가 이륙하기까지 공항을 떠나지 않았다.

이륙한 지 3시간 반이 지나 필리핀 클락 국제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자정이 넘어 있었다. 후끈한 바람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얼굴을 한가득 감싸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입국심사대에 늘어선 사람들의 긴 줄은 느림의 미학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며, 필리핀에 도착했음을 실감케 했다. 어쩌면 ‘행복 끝 고생 시작’일지 모르는 해외봉사 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입국심사대에서 절대 후회하지 않을 봉사활동을 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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