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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실수했을 때 부모가 하면 안 될 것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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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자주, 더 많이 실수를 하지요. 그런데 어른들은 아이들이 실수를 하면 대뜸 소리를 지르고 혼을 냅니다. 아이도 이미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
명로진 저 | 북스토리
저자 명로진은 앞서 아이를 키워온 어르신들과 선배들에게, 또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통해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것이나 아이에게 해주었더니 좋았던 것’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로 엮어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부딪히고 수도 없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살아 있는 기록으로,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주현이가 제 형 정현이의 옷을 입고 나갔다가 잃어버렸다. 그 옷은 정현이가 무척 아끼는 것이었다. 평소에는 잘 입지도 않고 특별한 일이 있을 때만 아끼며 입는 옷이었다. 주현이가 그 옷을 몰래 입고 나갔다가 놀이터에 벗어놓고는 그냥 돌아온 것이다. 뒤늦게 찾으러 갔지만 이미 없어진 뒤였다.

주현이는 흙빛이 된 얼굴로 돌아와서는 엄마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엄마, 빨리! 내 돼지저금통 깨면 똑같은 옷 살 수 있겠지?”

하지만 돈이 있어도 그 옷은 다시 살 수 없다고 하자 주현이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엄마는 다가가서 아이를 안아주었다.

“울지 마, 괜찮을 거야. 형이 돌아오면 엄마가 잘 말해볼게.”

주현이는 안심할 수 없었다. 전에도 형의 옷을 입고 나갔다가 들켜서 혼이 난 적이 있었다. 이번에는 형이 제일 아끼는 옷을 잃어버렸으니 어떤 일이 일어날지 충분히 짐작이 되는 모양이었다.
주현이는 걱정을 하다가 저녁도 먹지 않고 잠이 들었다. 엄마는 저녁을 차려놓고 아이를 깨우러 갔다가 이불을 덮어주고 그냥 나왔다.
정현이가 학원에서 돌아왔을 때 엄마는 옷 이야기를 꺼냈다. 정현이는 엄마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얼굴이 굳어졌다. 가방을 신경질적으로 던지더니 몸을 돌려 작은방 쪽으로 가려고 했다. 엄마는 정현이의 팔을 잡았다.

“엄마가 새 옷 사줄 테니까 그냥 용서해라.”
“내가 그 옷을 얼마나 아끼는지 엄마도 알잖아!”


엄마도 정현이의 심정이 이해가 됐다. 엄마는 정현이를 껴안으면서 속삭이듯 말했다.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니.”

순간 정현이는 얼마 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났다. 정현이가 실수로 접시를 깬 것이다. 접시도 보통 접시가 아니라, 엄마가 가장 아끼는 접시였다. 엄마가 얼마나 애지중지하는 물건이었는지를 잘 아는 정현이는 울면서 용서를 구했다. 잠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엄마는 곧 정신을 수습하고는 정현이에게 다가갔다. 정현이는 엄마의 불호령이 떨어질 것 같아 눈을 꼭 감았다.

“괜찮아.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니.”

엄마는 정현이를 꼭 안아주었다.
엄마한테 용서와 위로를 받았던 기억을 떠올린 정현이는 엄마의 어깨에 얼굴을 묻으며 이렇게 말했다.

“알았어요, 엄마.”

그날 밤 늦게 잠에서 깨어난 주현이가 말했다.

“형…… 미안해…….”
“괜찮아. 일부러 그런 게 아니잖아.”


정현이는 이렇게 말하면서 주현이를 안아주었다.


♠ 누구나 실수를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자주, 더 많이 실수를 하지요. 그런데 어른들은 아이들이 실수를 하면 대뜸 소리를 지르고 혼을 냅니다. 아이도 이미 알고 있는데 말입니다. 자신이 잘못한 것을. 다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것을. 엄마 아빠한테 용서를 빌어야 한다는 것을.
아이에겐 지금 위로가 필요합니다. 실수한 아이에게는 해결방법을 알려주거나, 스스로 실수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아이는 자신감을 얻게 될 테니까요.
부모에게 위로를 받아본 아이가 남을 위로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합니다. 실수를 하고 나서 잔뜩 위축되어 있을 때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강하게 질책하기 전에 부드럽게 위로해주세요. 차갑게 면박을 주기 전에 따뜻하게 속삭여주세요. 때리기 전에 안아주세요. 사람은 누구나 실수하면서 자라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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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명로진

명로진은 ‘인디라이터’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는데 애 썼다. ‘인디펜던트 라이터 Independent Writer’의 준말인 인디라이터는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저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포츠조선」에 입사, 사회부와 연예부에서 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다. 1994년 신문사에 사표를 내고 SBS 드라마스페셜 <도깨비가 간다>의 주연으로 데뷔한 뒤, 방송, 영화, 연극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5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인디라이터』, 『내 책 쓰는 글쓰기』, 『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등 글쓰기와 책쓰기에 대한 단행본 뿐 아니라 아동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자동차가 부릉부릉』, 『펜도롱씨의 세계여행』을 비롯해 시집 에세이 동화 실용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썼다. 코오롱등산학교를 졸업하고 안데스 산맥 6000m 급 원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살사 댄스 매니아로서 국제 살사 대회를 주최하기도 했으며, 북극권부터 남미, 아프리카까지 6대륙을 모두 여행한 여행광이다. 무엇보다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전방위적인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디라이터다. 2011년 현재 심산스쿨에서 인디라이터 반을 맡아 강의 하고 있다.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

<명로진> 저11,700원(10% + 5%)

아이가 느끼고, 생각하고, 원하는 것을 찾아서 저자 명로진은 앞서 아이를 키워온 어르신들과 선배들에게, 또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통해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것이나 아이에게 해주었더니 좋았던 것’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로 엮어낼 수 있었다. 많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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