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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동의 손바닥 아트 박재동 저 | 한겨레출판 |
손바닥 그림 속에 담긴, 내가 본 세상, 내가 만난 사람 『박재동의 손바닥 아트』에서는 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온갖 찌라시와 생활용품을 소재로 한 박재동의 ‘찌라시 아트’가 처음 소개된다. 눈물의 바겐 세일 포스터, 과자나 아이스크림 봉지, 퀵 서비스 영수증, 대리운전 유인물, 술집 광고 전단, 식당 냅프킨 등을 도화지 삼아 그림을 그린 그는 이 것들이야말로 이 사회의 진짜 증인이라고 말한다. 그림의 소재나 대상에 상관없이 새로운 특별함과 소중함, 예술로서의 독창성이 만들어진다는 박재동 고유의 예술관은 그의 그림이나 그가 명명한 '찌라시 아트'를 통해 고스란히 드러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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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이들을 보면 가끔 “학교 가고 싶냐?”고 물어본다. 대체로 별로라고 한다. 물론 가끔 가고 싶다는 아이도 있다. 얼마 전에는 어느 중학교에서 팀을 만들어 사회에서 좀 알려진 어떤 인물을 찾아가 얘기를 나눠보는 숙제를 내주어 내게 온 아이들이 있었다. 아침에 학교 가고 싶냐고 물어봤더니 별로라고 한다. 재미도 별로다, 그냥 이렇게 생활해야 하니까 하는 것이라는 거다. 그럼 무슨 낙으로 학교 가느냐 하니 친구들이랑 만나는 것 때문에 학교 간다고 한다.
나는 지난 날 6년간 고등학교에서 미술교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내가 느낀 것은, 초중고 12년 동안 그 청춘의 시간을 보내는 학교가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다. 만약 아이들이 아침에 일어나서 학교가 가고 싶다면, 그리고 저녁에는 하고 싶은 일이 많아 집에 오고 싶지 않다면, 그 삶은 얼마나 행복할까!
나는 서울시교육청에서 혁신학교 자문위원장 등으로 일을 돕고 있는데 수많은 강령이 있지만, 그 핵심을 딱 한마디로 말한다면 ‘가고 싶은 학교’다. 이것만 되면 다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작가소개
박재동
1952년 경상남도 울주군(현 울산광역시) 범서읍 서사리에서 태어나 물장구 치고 소 먹이면서 자랐다. 학교에 들어가기 전, 그림을 그린다며 방바닥 장판을 송곳으로 모조리 뚫어놓았는데, 부모님은 야단 대신 “잘 그렸다”는 짧은 심사평을 남겼고, 이때 일은 그의 그림 인생에 가장 결정적인 순간이 된다. 열 살 전후 부산으로 이사, 아버지가 차린 만화방에서 실컷 만화를 볼 수 있었고, 이후 대학 때까지 만화를 끼고 살았다.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 휘문고?중경고 등에서 미술교사로 일했으며, 1988년 <한겨레> 창간 멤버로 참여하여 8년 동안 한 컷짜리 ‘한겨레그림판’을 그렸다. 박재동의 만평은 기존의 시사만화의 형식을 과감하게 깬 캐리커처와 말풍선 사용, 직설적이면서도 호쾌한 풍자로 “한국의 시사만화는 박재동 이전과 이후로 나뉘어진다”는 세간의 평을 들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애니메이션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박재동의 실크로드 스케치 기행 1, 2』 『인생만화』 『십시일반』(공저) 등의 책을 펴냈다. 예술이란 특별한 예술가들이 대중들에게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자신만의 예술을 꽃피워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