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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뭐래도 이대호가 최고예요!”

아이와 함께 좋아하는 팀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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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있는 날, 아빠와 희수는 거실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각자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아빠는 삼성의 팬이었고, 희수는 롯데의 팬이었다.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
명로진 저 | 북스토리
저자 명로진은 앞서 아이를 키워온 어르신들과 선배들에게, 또는 자신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동료들을 통해 ‘아이에게 꼭 해주고 싶은 것이나 아이에게 해주었더니 좋았던 것’에 대해 조사했고, 그 결과 『아이와 꼭 함께하고 싶은 45가지』로 엮어낼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부딪히고 수도 없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깨달은 살아 있는 기록으로, 일상생활에서 벌어지는 생생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있는 날, 아빠와 희수는 거실 텔레비전 앞에 앉았다. 각자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아빠는 삼성의 팬이었고, 희수는 롯데의 팬이었다.
“아빠는 왜 삼성을 응원해요?”
전에 희수가 물었을 때 아빠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빠 고향이 대구니까, 대구에 기반을 둔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하는 거지. 그리고 아빠는 오승환 투수를 제일 좋아하거든. 공을 진짜 잘 던지지 않냐? 옛날에 활약하던 선동렬 선수를 보는 것 같다니까.”

희수는 아빠의 말을 들으면서 마음이 살짝 흔들렸다. 자신도 사실 오승환 투수를 좋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직구로 강타자들을 맥없이 무너뜨리는 모습은 삼성 팬이 아니어도 정말 반할 만했다.
‘하지만 홈런왕 이대호 선수하고는 비교할 수 없어!’
이게 희수 생각이었다. 다른 타자들은 대부분 투수와 머리싸움을 하면서 겨우 안타 하나를 치고 1루에 진출한다. 그 다음에도 역시 투수와 포수의 멈칫거리는 동작, 0.1초 정도 되는 순간을 노려 2루로 질주한다. 아니면 다른 타자가 안타를 칠 때 맹렬히 달린다. 그러고 나서 동료 선수가 한 번 더 안타를 쳐야 3루를 거쳐 홈으로 들어오게 된다. 1점을 올리기가 그렇게 어려운 것이다. 하지만 이대호 선수는 홈런 한 방으로 가볍게 이 모든 과정을 대신한다. 이대호 선수가 홈런을 치는 순간 저절로 함성이 터져 나오고 가슴이 뻥 뚫리는 것처럼 시원했다.

“누가 뭐래도 이대호 선수가 최고예요. 오승환 선수는 타자를 한 명 한 명 상대해서 아웃시키지만 이대호 선수는 주자들이 나가 있을 때 홈런 한 방으로 최대 4점까지 낼 수 있잖아요.”
희수가 흥분해서 말하니까 아빠는 또 이렇게 응수했다.
“그런 이대호 선수도 오승환 선수가 삼진으로 잡아버리면 그만이지. 또 야구에는 병살타라는 게 있잖아. 더블 플레이로 두 선수가 동시에 아웃되는 걸 보면 홈런보다 더 짜릿하다고!”
아빠와 희수는 옥신각신하면서 자기가 응원하는 선수가 최고라고 우겼다. 그래서 삼성과 롯데의 경기가 있는 날에는 집안이 시끄러웠다. 때로 엄마는 서로 응원하는 팀을 바꾸라며 회유를 하기도 한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소!”
아빠가 말했다.
“차라리 나라를 바꿀지언정 롯데에 대한 사랑을 바꿀 순 없어요!”
희수가 자못 엄숙하게 말했다.
“뭐? 내 참…….”
엄마는 아빠와 희수를 번갈아보면서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아빠의 의견에 조목조목 반론을 펴는 희수를 보면서 많이 컸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다. 희수의 의견을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는 아빠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오승환 선수가 타자를 삼진으로 잡았을 때 아빠가 박수를 치면서 소리를 질렀다. 다음 회에 이대호 선수가 홈런을 치자 희수가 팔짝팔짝 뛰며 좋아했다. 엄마는 아빠와 아이를 번갈아 쳐다보면서 삼성 팬이 되었다가 롯데 팬이 되었다가 하곤 했다. 희수는 상대 팀을 비방하지 않으면서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 운동 경기를 관람하다 보면 좋아하는 선수와 팀이 생깁니다. 그런 대상이 생기고 나면 이전보다 몇 배는 더 재미있게 경기를 보게 되지요. 강팀의 모습, 1등 팀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고, 동경의 대상이 됩니다. 반면 어른들은 주로 자기가 태어난 고향에서 생긴 팀을 좋아하지요. 아이와 부모가 서로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다 보면 묘한 경쟁심 같은 게 생길 때도 있습니다. 이런 심리는 일상의 활력소가 되곤 하지요.
응원하는 팀이 이기고 있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상대 팀이 이기고 있을 때는 자신도 모르게 흥분해서 상대 팀을 비방하고 공격하고 싶어집니다. 그런데 그 팀을 응원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일 때는? 상대 팀을 비방하려는 마음이 누그러듭니다. 부모와 아이가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할 때, 아이는 상대 팀에 대한 예의와 배려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됩니다.
정정당당하게 경기에 임하고, 패하더라도 승자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것이 스포츠 정신입니다. 승리했을 때도 상대를 깔보지 않고, 패배했을 때도 상대를 인정해주는 것이 스포츠의 요체입니다. 아이들은 응원을 하면서 미래에 마주치게 될 수많은 승리와 패배의 순간을 미리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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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명로진

명로진은 ‘인디라이터’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많은 사람들이 알게 하는데 애 썼다. ‘인디펜던트 라이터 Independent Writer’의 준말인 인디라이터는 자본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저자라는 의미를 갖는다.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스포츠조선」에 입사, 사회부와 연예부에서 3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다. 1994년 신문사에 사표를 내고 SBS 드라마스페셜 <도깨비가 간다>의 주연으로 데뷔한 뒤, 방송, 영화, 연극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50여 편의 작품에 출연했다. 동시에 여러 권의 책을 내기도 했다.
『인디라이터』, 『내 책 쓰는 글쓰기』, 『베껴 쓰기로 연습하는 글쓰기 책』 등 글쓰기와 책쓰기에 대한 단행본 뿐 아니라 아동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자동차가 부릉부릉』, 『펜도롱씨의 세계여행』을 비롯해 시집 에세이 동화 실용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썼다. 코오롱등산학교를 졸업하고 안데스 산맥 6000m 급 원정에 참여하기도 하고, 살사 댄스 매니아로서 국제 살사 대회를 주최하기도 했으며, 북극권부터 남미, 아프리카까지 6대륙을 모두 여행한 여행광이다. 무엇보다 다채로운 인생 경험을 바탕으로 전방위적인 저술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디라이터다. 2011년 현재 심산스쿨에서 인디라이터 반을 맡아 강의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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