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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라면 꼭 알아두어야 할 아동미술의 Tip! Tip! Tip!

모처럼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려 자리를 펴는 엄마들. “자! 무엇을 그릴까?” 하는 말과 동시에 미술 시간은 명상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건 어렵고 저건 모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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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거운 만들기는 즐겁기만 하다!

아이의 미술 영역에서 만들기는 빠뜨릴 수 없이 크다. 문제는 너무 크다는 것이 문제랄까? 만들기는 아이들의 소근육을 발달시키고, 입체 활용을 통한 조형력을 키우고, 결과물로 얻어지는 놀이로서의 만족감이 크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장점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항상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것이다.

가끔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의 집을 방문해 보면 장식장마다 그득하게 아이가 만든 작품을 채워 두고 자랑스러워하시는 어머님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짚어볼 문제는 ‘이것들이 과연 아이의 작품인가? 선생님의 작품인가?’라는 것이다.

만들기(7세, 8세)

필자도 아이들과 가끔 만들기를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칼이나 가위를 쥐어 줄 정도의 용기(?)는 갖지 못했다. 열심히 기본 바탕(아이들에게 위험이 없는 정도의…)을 만들다 멈추고 물끄러미 쳐다보는 아이를 보거나, 그 위에 결국 평면 작업인 칠하기나 붙이기를 하는 아이를 볼 때는 왠지 허무하기까지 하다.

물론 위에서 언급한 장점만으로도 만들기는 가치가 있겠지만 그것에 너무 치중하기보다는 다양한 미술의 영역을 두루 만나 보기를 바란다. 소근육의 발달이나 조형력을 키우기에는 오히려 소조 작업(찰흙, 클레이 등)이 더욱 효과적일 수도 있다.


▶ 미술 시간은 명상의 시간?

모처럼 아이와 함께 그림을 그리려 자리를 펴는 엄마들. “자! 무엇을 그릴까?” 하는 말과 동시에 미술 시간은 명상의 시간이 되기도 한다. 이건 어렵고 저건 모르겠고…. 무엇을 그릴지 고르다 시간을 보내다 보면 이내 포기하고 다음으로 미루게 되기 때문이다.

자리를 마련한 후 그림의 주제를 골라내는 것도 좋겠지만 ‘체험을 통해 쌓인 심상’을 표현하려는 욕구가 있을 때 자리를 펴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다.

그릴 것이 없다면 그릴 것은 만들면 되지 않을까? 이 부분에 어머님들의 계획된 노력이 필요하다.

“엄마랑 같이 설거지 해 볼까?”
“우리 나가서 배드민턴 치고 오자!”
“오늘 마트 갈 때 뭘 살까?”


아이가 겪는 모든 것들은 훌륭한 그림의 주제가 되고 표현의 재료가 된다. 접시를 깨고 엄마에게 꾸중 듣던 기억도, 함께 아이의 방을 치우던 기억도 말이다. 이러한 일상의 경험들을 그림으로 연결한다면 아이 그림의 주제들은 무궁무진할 것인데도 아이들은 항상 같은 그림을 반복적으로 그려 나가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난 칼럼 참고 : 1회, 2회)

우리 가족 운동하기(8세 여)

간혹 고즈넉한 고궁이나 유적지들을 놀러갈 때 30분 정도라도 간이 이젤을 펴고 화판을 펼쳐 주면 어떨까? 아이들 눈앞의 세상 모든 것이 그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 우리 아이가 미술에 소질이 있을까?

많은 어머님들의 공통적인 관심사가 하나 있다. 바로 ‘우리 아이가 미술에 소질이 있는가?’이다. 대부분의 어머님들이 유치원 선생님에게 “아이가 그림에 소질이 있어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고 한다. 물론 엄마로서는 행복하기 그지없겠지만 조금은 덜어내고 객관적으로 새겨듣는 것이 좋겠다.

결론을 먼저 말한다면, 아동화 시기의 그림으로 아이의 소질 유무를 확실히 판단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앞서의 칼럼에서 다룬 바와 같이 아동화는 일정한 발전 단계와 틀을 가지고 있기에 그 틀을 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소질이 있고 없고’를 말하기보다는 ‘익숙해서 깨끗이 그리고 칠한 완성도 높은 그림’인지 아닌지로 보는 것이 옳다는 것이다.

아동화에서 여아의 그림들이 대부분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기도 하다. 반면에 아동화 이후의 입체의 표현에서는 남아들이 더욱 두각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남아들이 기본적인 공간 지각 능력과 입체 지각 능력이 여아에 비해 우월하기 때문이다.

굳이 소질을 알아보려 한다면 모사(보고 따라 그리기)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실제 물체나 사진 등을 똑같이 그려 낸다면 기본적인 비례, 균형 감각, 필력 등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니까.

입체 테스트(초등학교 1학년 여) : 손 / 포스터칼라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미술이나 음악은 기술적인 부분과 감성적인 부분이 둘 다 필요한 과목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관심, 호기심, 열의가 소질 이상의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필자의 오랜 경험을 통해 한 가지 덧붙이자면…. 소질은 어느 정도의 기본기가 쌓인 후 드러나는 경우가 아주 많았고, 미술에 대한 호기심도 어느 정도 실력이 쌓여 잘하게 되면 커지는 경우가 많았다. 처음 억지로 그림을 그리던 아이가 자신의 실력이 남보다 낫다는 경험을 통해 열의를 가지거나 중학 진학 후 미래의 직업으로 준비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처음부터 아이에게 소질이나 호기심이 없다고 성급히 판단하여 경험조차 안 한다면 내 아이의 밭에 묻힌 보물을 모른 채 지나칠 수도 있겠다. 소질이란 놈은 대부분 토끼와 같아서 노력이라는 거북이에게 지는 경우가 많다.

아이들을 대하다 보면 어느 하나를 잘하거나 못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골고루 다 잘하거나 다 못하는 아이들이 많음을 알게 된다. 아마도 ‘많은 학습이 소질의 문제가 아닌 의지의 문제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하게 된다.


▶ 계획적으로 미술 전시회를 가자!

미술 교육 방안으로 미술 전시회 관람을 권하는 것은 호빵 속의 팥처럼 누구나 당연하게 여긴다. 하지만 흔히 접해 왔던 학창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 보면 전시회 관람은 팥 없는 호빵이었다는 것을 떠올릴 수도 있다.

미술 작품을 보려고 들어갔는지, 출구를 찾기 위해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혼이 빠지던 기억을 필자도 여러 번 기억하고 있다.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을 통한 단체 여행의 경우, 말 그대로 체험학습이 될 수밖에 없음이 현실일 것이다.

전시회장을 밀려들어갔다 밀려나왔던 아이들의 미술 감상문에 ‘앞 친구의 뒤통수’의 느낌을 글로 적었다는 이야기가 우스갯소리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박물관에서(초등학교 1학년 여)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작품들 앞 곳곳에 의자가 있음은 여유 있는 그림 감상을 위한 작지만 큰 배려라는 것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나가는 곳에 그림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천천히 충분히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아이들이 미술 전시회를 방문하는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장소가 되기를 희망한다. (미술관에서 간혹 만나는 의자들이 빈손으로 앉기 민망한 휴게소 앞이라든지 화장실 앞이라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닐 테니까.)

미술 전시회를 방문 전에 인터넷 검색 등으로 아이와 함께 전시회의 그림이나 작가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간다면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미리 한 번 본 그림들을 다시 만난다는 것은 의외로 아이들에게 큰 친근함을 주고 직접 보는 데서 느끼는 만족감을 배가시키는 법이다.

“엄마 이거 좋은 그림이야?”, “그럼, 굉장히 유명하고 비싼 그림이란다!”라는 식의 우를 범하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 1시간에 ‘뚝딱’ 찍어 내는 그림?

많은 아이들의 학교나 학원에서 1시간(혹은 2시간) 완성의 그림에 익숙해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림을 위한 그림이 아니라 해 내야 하는 일로서의 그림이 되기 때문이다. 하루에 한 장의 그림을 완성시켜 돌려보내야 하고 정해진 시간에 진도를 나가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문제는 이런 경우 그림의 완성도와 미술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아진다는 것이다. 작가가 아닌 이상 아이들은 잘 그리는 것을 목표로 할 필요는 없다. 다양하게 자신의 생각과 의사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에 ‘시간을 정하는 것’ 따위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단체학습을 하는 학교에서의 정해진 시간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가정에서 만큼은 시간의 제약을 벗어나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그림에 따라 30분이 걸리기도 하고 3일이 걸릴 수도 있다.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여도 좋고 설령 미완성이더라도 문제될 것은 없다.

그림은 ‘정해진 시간에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완성도 있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바로 끝나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하자.

꽃밭에서(6세 여)

또한 무조건 많이 여러 장을 그리기보다는 한 장을 그리더라도 완성도 있는 그림을 그리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겠다. 아이로 하여금 그림에 대한 성취감을 갖도록 하고 그로 인한 자신감과 열의를 놓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사족이지만, 잘 그리는 아이들은 시간을 넉넉히 줄수록 더욱 완성도 있게 그려 내지만, 항상 정해진 짧은 시간에 그림을 완성하던 아이들의 경우는 아무리 많은 시간을 주어도 완성도가 나아지지 않았다. 항상 끝내던 시간에 끝내고 나머지 시간을 무료히 보내거나 지루해 하기도 하던 모습을 보면 습관의 무서움을 다시금 느끼곤 한다.


▶ 아이들의 그림을 심하게 수정하지 말자!

아이가 그린 그림을 부모나 선생님이 심하게 수정하여 고칠 경우 아이들은 자신의 그림에 이질감을 느끼고 자신감을 잃게 되기도 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나아진 그림을 보다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아이들은 자신의 것이 아닌 것으로 간주해 흥미를 잃기도 하고 심하게는 다음 그림을 그릴 때를 걱정하기도 한다. ‘다음 장에 이렇게 못 그리면 어떡하지?’ 하고 말이다.

80%인 아이의 그림을 어른이 20%를 보태어 100%를 만든다 하여도 다음 번 아이는 80%만 표현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고쳐서 그려 내지 않으면 틀린 것은 반복되고 아아 자신의 그림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선생님이나 부모가 직접 고쳐 주기보다는 칠판에 보여 주거나 말로 설명을 하며 지도하도록 하자. 진정 아이를 위한다면, 단 1%라도 스스로 그리고 수정하도록 하여 다음 그림에 81%가 나타나도록 도와주는 것이 우리 어른들의 참된 역할이 될 것이다.


▶ 양손으로 그리면 그림 실력이 2배가 될 것인가?

더 나은 결과를 위한 방법이 오히려 예상치 못한 답을 가져오는 것을 종종 경험하게 된다. 아이가 약을 잘 먹게 하려고 섞었던 딸기향의 약들 때문에 나중에 딸기 자체를 싫어하는 아이들이 간혹 있다. 딸기는 물론 딸기 케이크도 쳐다보지 않는다고 한다. (치약의 민트향 때문에 민트아이스크림을 먹지 않는다는 아이들처럼 말이다.)
간혹 양손을 사용하면 두뇌 발달에 좋다는 이유로 그림도 두 손으로 번갈아 가며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부모님들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리기의 과정은 머리로 판단하고 익히는 부분이 50%이고, 나머지 50%는 표현에 따른 기술력의 습득을 위해 손이 가져가게 된다.

7세 여 - 흐린 선(왼손)과 진한 선(오른손) : 양손 씀, 필력과 표현력이 다름

‘손에 얼마나 익숙해지느냐?’ 에 따라 미술의 표현력이 달라지는데 이를 양손으로 나누어 발달을 시킨다면 양손은 반씩의 실력만을 나누어 가지게 된다. 왼손이 50%의 실력을 발휘하고 오른손이 50%의 실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보다 한 손이 100%의 실력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미술의 입체 조형 과정은 양손을 써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그리기에 해당하는 부분은 어느 한 손을 중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 될 것이다.

실제로 부모의 강압적인 영향으로 양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아이가 있었는데, 좋은 상상력과 의지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결국 표현에 있어서는 약한 선과 익숙하지 못한 필력 때문에 바라보는 필자를 안타깝게 하기도 했었다.

양손을 사용하여 두뇌 계발에 도움을 주려면 만들기나 피아노, 악기 등의 다른 영역을 통해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


칼럼을 모두 마치며…

남들과 비교하고 바라고 따라가고 속상해하고 나무라고…. 아이가 꿈을 꾸기를 바라는 것 같지만, 실제로 꿈을 꾸는 것은 부모인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아이를 통해 꿈을 꾸는 부모, 하지만 언제나 현실 속에 있는 아이…. 미술을 이야기하는 칼럼이지만 끝은 언제나 엄마들을 향한 노파심 섞인 잔소리로 달려가게 된다.

아이의 미술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방법이나 특별한 자료이기보다 아이와 부모간의 소통과 이해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사람이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알게 된다. 더구나 어른이 세월을 거슬러 아이의 눈으로 아이를 이해하기란 더욱 그럴 것이다.

사랑하는 우리 가족(8세 여)

하지만 엄마라는 이름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한다. 왜냐하면 엄마는 ‘엄마의 사랑’이라는 최고의 필살기를 가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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