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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장에서 젖소 젖 짜며 푸대접 받기도

동방신기의 일본 도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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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콘이 발표한 ‘2010년 아티스트 토털 세일즈 랭킹’에서 동방신기는 일본 남성 아이돌그룹 아라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동방신기는 2010년 한해 일본에서만 싱글 앨범, 정규 앨범, DVD 발매 등으로 94억 1150만 엔, 한화로 약 1,290억 원을 벌어들였다.

 
킬러 콘텐츠 승부사들
정해승 저 | 몬스터
대한민국 콘텐츠 승부사들의 무한 혁신, 그 치밀한 전략
K-POP은 전 세계 문화산업 종사자들의 눈과 귀를 잡아끄는 문화현상이자 하버드대학교를 비롯한 세계 유수 경영대학원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K-POP 열풍의 진짜 비밀은 과연 무엇일까? 한류 열풍 뒤에는 킬러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일념 하나로 엔터테인먼트 세계에 뛰어든 대한민국 콘텐츠 승부사들의 과감한 혁신과 치밀한 전략이 그 비밀의 답이었다. 이 책의 저자 정해승은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통찰력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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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방신기, 톱스타의 프리미엄을 버리다


오리콘이 발표한 ‘2010년 아티스트 토털 세일즈 랭킹’에서 동방신기는 일본 남성 아이돌그룹 아라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동방신기는 2010년 한해 일본에서만 싱글 앨범, 정규 앨범, DVD 발매 등으로 94억 1150만 엔, 한화로 약 1,290억 원을 벌어들였다. 비록 지금은 두 명이 활동하는 동방신기지만 이미 중소기업 수준 이상의 매출을 일으키는 거대 그룹이다.

2004년 데뷔한 동방신기는 서태지 이후 최초로 신인상과 본상을 함께 거머쥔 대한민국 톱 아이돌 그룹이다. 그러나 데뷔 싱글 20만 장, 두 번째 싱글 28만 장을 판매한 그들은 2005년 돌연 일본행을 선언한다. 톱스타가 된 지 1년 만에 일본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부침이 많은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스타가 되긴 했지만 데뷔 1년 만에 다른 나라에 진출한다는 것은 리스크가 매우 큰 결정이었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와 전략적 제휴관계인 에이벡스가 동방신기의 일본 매니지먼트를 맡았는데 여기엔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에이벡스는 여성가수에 특화된 회사다. 반면 일본 남자 아이돌 시장은 쟈니스라는 회사가 장악하고 있다. 일본 연예계에서 쟈니스의 장악력을 고려할 때 다른 기획사를 통해 외국 남자 아이돌이 데뷔한다는 것은 지상파 등 주요 프로그램 진입이 원천 봉쇄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벡스와 계약할 수밖에 없었던 동방신기는 다른 전략을 펼치기 시작한다. 기존 일본 남자 아이돌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하기 위해 가창력이 우수한 실력파 가수로 포지셔닝했다. 실제로도 우수한 보컬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실력파 아카펠라 그룹으로 소개되며 일본 시장에 차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소규모 극장 공연이나 이벤트 등 방송 이외의 공연무대를 공략했다. 쇼핑몰에서 노래를 부르고 무료 길거리 공연도 마다하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수백 개가 난립하는 일본 케이블 방송 시장에도 진출했다. 그 과정에서 젖소 젖 짜기, 말 육회 먹기 등을 하며 한국에선 상상하기 어려운 푸대접을 받기도 했다. 엄청난 팬들을 몰고 다니는 한국의 슈퍼스타 동방신기. 그러나 일본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우스꽝스런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이중적인 생활을 그렇게 2년간 참고 견뎌냈다.

낭중지추란 말이 헛되지 않게 2007년부터 동방신기의 인기는 서서히 오르기 시작한다. 기존의 일본 남자 아이돌 그룹들과 달리 수준급의 가창력을 가지고 있는 동방신기의 진가가 서서히 발휘된 것이다. 뛰어난 외모와 화려한 SM 퍼포먼스까지 팬들의 이목을 끌면서 그들의 인기 고공비행은 멈출 줄 몰랐다.

동방신기는 한류 팬층을 아이돌 음악 주류 소비 계층인 10대로 끌어내렸고, 심지어 일본 10대 남성에게도 인기 있는 워너비 스타가 되었다. 지금까지 총 8회의 오리콘 싱글 차트 1위를 달성한 동방신기는 아직도 일본에서 가장 성공한 외국 남성 그룹으로 손꼽힌다. 그 이면에는 한국에서 톱스타였지만 모든 프리미엄을 포기하고 밑바닥에서부터 철저히 현지화해 성공한 그들의 전략이 숨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다국적 전략으로 문화 장벽을 넘다

SM엔터테인먼트의 일본 진출 사례를 살펴보면 내수 위주의 기업이 보통 해외 진출을 꾀할 때 사용하는 전략과 유사하다. 크게 기업의 해외 진출 전략은 글로벌 전략과 다국적 전략으로 나눌 수 있다. 글로벌 전략은 상품과 서비스의 표준화를 추구한다. 이를 위해선 제품이 기술적으로 표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스피드와 품질을 보유해야 한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업의 자원을 국경을 넘나들며 공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주로 전자, 철강, 화학 기업과 같은 장치 산업들이 많다.

식품, 문화, 유통 같은 산업군은 표준화의 어려움, 또는 현지 시장의 표준화에 대한 저항 때문에 글로벌 전략을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문화산업의 경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란 맹신이 팽배해 우리 것을 그대로 해외 시장에 가져가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한국적인 영화 「취화선」으로 칸 영화제에서 감독상을 받을 수는 있지만, 대규모 해외 관객을 끌어 모으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한국적이진 않지만 세계 공통의 코드, 컴퓨터 그래픽으로 무장한 심형래 감독의「디워」가 현재 한국영화 해외 실적 1위라는 사실이 보여주듯 문화산업은 표준화가 따라줘야 글로벌 전략에서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런데 음악의 경우 이러한 표준화 작업이 가능할까?

3~5분 정도에 그치는 대중음악의 특성상 영화에서 CG를 활용하는 것과 같은 표준화는 거의 불가능하다. SM엔터테인먼트는 영리하게도 음악이란 산업이 원천적으로 가지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의 비호환성을 파악하고 과감히 이를 포기한다.

다국적 전략은 흔히 말하는 로컬라이제이션 전략과 동일하다. 전략과 운영에 대한 결정은 각 지역의 전략 단위에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제품과 서비스도 그 지역에 맞춰 특화하며, 국가별 시장을 각각 다른 시장으로 규정하고 독립경영을 실시한다. 현지 기획사인 에이벡스에게 보아와 동방신기의 매니지먼트를 맡긴 이 경우가 바로 다국적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다.

SM엔터테인먼트는 보아와 동방신기를 철저히 현지화해 데뷔시켰다. 본격적으로 스타덤에 오르던 시기에는 일본팬들조차 그들이 일본 아이돌 가수인 줄 알았다고 할 정도니 말이다. 현지화를 위한 SM엔터테인먼트의 준비도 철저했다. 한국에서 이미 톱스타였던 동방신기에게 부지런히 일본어 공부를 시켰다.

언어와 외모에서 현지화를 이뤘지만 글로벌 환경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킬러 콘텐츠가 추가로 필요했다. 바로 일본 내 경쟁자들이 가지지 못한 뛰어난 가창력이었다. 과거 H.O.T., S.E.S. 등 1세대 아이돌들이 기획형 립싱크 가수란 주홍글씨를 받은 바 있어 이후 세대인 보아와 동방신기에게는 보컬 트레이닝에 유달리 공을 들였다. 그리고 보컬에 대한 투자는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 큰 호응을 얻었고 차별화된 그들만의 콘텐츠가 되었다.

이와 같은 다국적 전략을 통해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한 SM엔터테인먼트는 2010년 매출의 50퍼센트 이상을 ‘해외 로열티’ 명목으로 벌어들였다. 매출 이익률이 70퍼센트에 달하는 해외 로열티는 현재 SM엔터테인먼트의 수익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일등공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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