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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난 천재성,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 <어거스트 러쉬>

내 안의 천재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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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분야에서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빼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소위 천재라 불리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자라면서 더 많은 도전과 유혹을 받게 되기가 쉽다.

 
스크린에서 마음을 읽다
선안남 저 | 시공사
지친 내 마음을 다독여주는 영화 속 메시지
상담심리사이자 작가인 저자는 ‘영화’를 매개로 인간의 다양한 감정과 내면을 심리학적 기법으로 살펴본다.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영화 속 주인공의 현실을 보며 위축된 마음을 펴고, 조언을 얻으며 내 삶을 투영해주는 거울로 삼을 수 있도록 돕는다.
사라지는 천재들

 

한 분야에서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뛰어넘는 빼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소위 천재라 불리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아이들은 자라면서 더 많은 도전과 유혹을 받게 되기가 쉽다. 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지지와 도전이 따라야 하며, 무시하거나 착취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천재성을 진정 알아보고 키워줄 줄 아는 사람이 곁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경우 천재들은 사람들을 잠깐 놀라게 한 후 어디론가 사라지곤 한다. 혹은 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무심함과 무지 속에서 힘든 삶을 살기도 한다. 이는 영화 〈어거스트 러쉬〉에 등장하는 음악 천재 에반(프레디 하이모어 분)의 모습과도 교차된다. 한 사람의 천재성과 내면에서 샘솟는 에너지를 보존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잘 보여주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버려진 천재 소년
영화 속 에반은 고아원의 어두운 침대에 누워서도, 짓궂은 아이들의 놀림을 들으면서도, 소리에 대한 알 수 없는 집착을 내려놓을 수가 없다. 그는 자기가 듣는 소리가 마음속에서도 흘러나오고, 밖에서도 찾아온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렇게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부모님이 자신에게 준 선물이며, 소리가 있기에 부모님이 자신을 버린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가 전화하거나 찾아오지 않아도, 소리가 그를 감싸고 있으니 부모는 그 곁에 있슴 것만 같다. 그리고 그 소리만 따라가면 부모님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만 같다.

에반은 다른 아이들처럼 부모에게 버림받았다고 낙심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을 찾게 될 거라고 희망을 품는다. 그래서 입양도 거부하고, 그의 생각을 비웃는 다른 아이들의 조롱도 무시한다. 아마 그를 놀린 아이들은 부모에게서 버림받았다는 상처를 어떻게 처리할 줄 몰라 에반을 공격한 것인지도 모른다. 결국 에반은 오로지 소리만을 좇아, 그 소리를 그에게 준 부모님을 찾기 위해 고아원을 나온다.

고아원에서 나선 에반은 비둘기가 날아가는 소리, 지하철이 지나가는 소리, 공사장 인부들이 작업하는 소리, 바람 소리,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함 소리, 바쁘게 지나가는 사람들의 구두 소리 등 온갖 사물들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소리 속에서 음악을 발견하고 길을 잃어버린다.

일러스트 : 박정은(//www.jung-park.com)

천재를 바라보는 세 개의 시선
이 이야기에서는 신동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여러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천재의 재능과 열정을 알아볼 줄 모르고 무시한다. 그래서 아이에게 필요한 교육과 자극 또한 제공하지 못하고 결국 그 재능을 죽이고 만다. 에반이 고아원에서 만났던 사람들이 바로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아이가 가진 재능을 알아보고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이용하기에 여념이 없다. 이들은 천재성을 알아볼 만큼 예리한 눈을 가지고 있고, 그 재능을 키워주기 위해 어느 정도의 환경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자신의 욕심이 앞세운다. 그리고 재능이 꽃피우는 열매 자체보다는 그 열매의 교환가치를 가장 먼저 계산하기 때문에 재능을 가진 아이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재능을 알아보는 동시에 이를 감사히 여기고 음미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그 재능을 키워주고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사람들도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 세상의 모든 재능 있는 아이들에게는 이런 유형의 사람들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이 아이들의 재능은 무럭무럭 자랄 수가 있다.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
이 영화는 에반과 같이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 착취당하고 또 보호받게 되는가를 이야기하지만, 이는 천재가 아닌 평범한 이들에게도 해당하는 이야기일 것이다. 모든 아이들은 선천적으로 배우고 탐색하고자 하는 욕구와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타고난다. 심리학 용어로는 이를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라 한다. 모든 소리를 아름다운 음악으로 변형하는 천부적인 능력을 지녔던 에반과 같이 어떤 아이는 음악 학습에 내재적 동기를 타고나고, 또 어떤 아이는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언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언어 학습에 내재적 동기를 타고난다. 누구나 각자 즐겨 하는 분야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특정 분야에 대한 자연스러운 관심은 외적인 압력과 섞이면서 처음과 다른 방향으로 발전한다. 아이들은 자랄수록 어떤 일을 순전히 좋아서 하는 경험을 점차 잃어간다. 마음이 끌려서 하던 일도 보상이나 처벌과 섞이게 되기 때문이다. 즉, 우리 안에서 내재적 동기가 차지하던 자리는 점점 외재적 동기에 자리를 내어주게 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에반은 이렇게 말한다.

“음악은 도처에 깔려 있어요. 우린 그저 듣기만 하면 되는 거예요.”

이 말에는 우리가 보다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기 위해 붙잡고 가야할 마음이 어떤 것인지 알려준다. 에반은 외부의 좌절과 부침에도 자신을 매료시키는 내면적 동기에 집중할 줄 알았다. 외적인 보상과 타인의 반응에 신경 쓰느라 내면의 소리에 몰입하는 능력을 잃어버리고 우리 안의 천재성은 물론 타인의 천재성 또한 제대로 감탄하고 응원할 줄 몰랐다면 이 영화 〈어거스트 러쉬〉가 전하는 메시지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언제나 우리 내면의 소리에 집중하고, 그것이 이끄는 대로 끈기 있게 나아갈 수 있다면 우리 역시 한 분야에서 전문가로 우뚝 설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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