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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영화<라스트 엑소시즘>,<베리드>

이번 주말, 무슨 영화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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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라인>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엄청나다. 1,000만 불이라는 다소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를 상상하게 하는 예고편과 포스터, 기타 광고와 홍보를 통해 젊은 관객들에게 톡톡히 인기를 얻고 있다.

<라스트 엑소시즘> & <베리드>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영화

<스카이라인>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이 엄청나다. 1,000만 불이라는 다소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블록버스터를 상상하게 하는 예고편과 포스터, 기타 광고와 홍보를 통해 젊은 관객들에게 톡톡히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에서는 개봉 첫 주에 제작비를 회수했고, 벌써부터 2편을 제작하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아이디어의 승리다. 고무 옷을 입은 외계인이 촌스럽긴 하지만, 비교적 알뜰한 제작비를 가지고 이 정도로 커 보이는 영화를 만들어 냈다는 것은 어쩌면 <디 워>같은 한국형 블록버스터가 보고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기존에 저 예산 영화라고 하면 대부분이 공포영화에 국한되었던 것이 보통이다. 아니면 어처구니 없이 엉성한 코미디 영화도 상당히 많이 만들어졌다. <스카이라인>의 등장은 영화 산업 전체에 있어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12월이 오면 이렇게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영화들이 나란히 개봉될 예정이다. 먼저 제작비 100만불, 우리 돈으로 약 12억 원 정도가 투자된 <라스트 엑소시즘>이 12월 2일 찾아온다. 마치 홈 비디오로 찍은 듯한 거친 영상이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킨다. ‘코튼’이라는 목사의 어처구니 없는 가짜 퇴마 의식을 다큐멘터리 팀이 쫓아다니며 기록한다는 설정이다.

이 ‘코튼’ 목사라는 사람은 천하에 둘도 없는 3류 사기꾼이다. 조잡한 특수효과를 부려가며 퇴마 의식을 거행한다고 거짓말을 하고 사람들에게 돈을 뜯어내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마지막 퇴마 의식(마치 제목처럼 라스트 엑소시즘)이 장난이 아닌 현실로 돌변하면서 영화는 관객들에게 긴장감을 주기 시작한다. 무방비 상태에서 다가온 엄청난 긴장감은 정신 없이 상황에 빠져들게 만든다.


전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면서 제작비의 수십 배에 달하는 수익을 얻은 <라스트 엑소시즘>은 <블레어위치>나 <파라노말 엑티비티>와 닮아 있으면서도 묘하게 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과 호주에서도 정상에 올랐으며 세계 박스오피스 기록이 6100만 불이나 된다. 클라이막스로 넘어가는 장면의 긴장감은 앞서 비교한 두 작품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짜릿하다. 영화를 보고 나서는 며칠씩 악몽을 꾸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저 예산 영화라고 우습게 봤던 스스로를 탓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어 개봉되는 <베리드>는 등장인물이 한 명뿐이다. 물론 모바일을 통해 영상이 전송되고, 목소리가 등장하긴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온전히 라쳀언 레이놀즈의 영화다. 세계 최고의 섹시 미녀 스칼렛 요한슨의 남편이자, 최근 살아있는 가장 멋진 남자에 뽑히기도 한 라이언 레이놀즈는 7번이나 실신해 가며 이 영화의 캐릭터를 실감나게 소화했다. 제작비 500만 불은 이미 세계 박스오피스에서 몇 배가 달하는 수익을 내면서 성공적 흥행 기록을 남겼다. 이 영화로 탄력을 받은 제작자는 비슷한 설정의 이라는 작품을 내년도에 선보일 예정이다.

이야기는 이렇다. 화물을 싣고 가던 운전수가 테러범들에게 납치되고, 지하 6피트 아래 산채로 매장당한다. 그리고 테러범들은 남자의 몸값으로 돈을 요구한다. 남자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해야 90분이다. 물과 전화기 그리고 몇 가지 단서가 되는 물건들이 남자와 함께 관 속에 들어있다. 화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답답해져 온다. 영화가 시작되고 6분간 이어지는 검은 화면은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장치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은 과연 주인공이 살아서 관 밖으로 나올 수 있을 것인가를 두고 어쩔 수 없이 감정을 이입하고 만다. 좁은 역사상 가장 좁은 공간 안에서 펼쳐지는 이 스릴러는 상상한 그 이상의 긴장감과 몰입을 선사하는 오락영화다. 단, 폐쇄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절대 권해선 안될 영화다.

사이즈를 강조하는 요즘 같은 영화시장에서 이 같은 작품은 신선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실제로 한국영화계도 이 같이 아이디어로 승부하려는 작품들이 다수 공개되며, 관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제작비 10억이 들어간 <방가? 방가!>는 추석 시장 직후 틈새를 공략해 전국 100만 명을 동원 하는데 성공했다. 지난 주 개봉된 <페스티벌> 역시 제작비가 10억 원 남짓 된다. 올해 개봉된 영화 가운데 <김복남 살인 사건의 전말>은 전국 약 15만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지만 흑자를 기록했고, <조금만 더 가까이>는 1만 명 돌파 자축파티를 했을 정도다.

물론 이 같은 영화들이 계속 선보일 수 있는 것은 관객들이 이런 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고 영화적 재미에 충실한 작품을 얼마나 찾느냐에 따라 계속될 수 있다. 오로지 제작비나 사이즈에 집착하다 보면 이렇게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정말 영화 같은 영화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콘텐츠의 힘이 가장 중요한 때이다. 배급사들도, 수입사들도 어떻게 하면 더 똘똘한 콘텐츠를 수급할 수 있을까에 머리를 싸매고 있다. 그리고 관객들 역시 어떤 영화가 진짜 재미있는 영화인지 자신을 만족 시켜줄 수 있는 영화인지 좀더 넓은 시각으로 영화를 볼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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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정성렬

정성렬의 아비정전(阿飛正傳)
"아비(阿飛)"는 '아비정전'의 주인공 이름이자 불량한 혹은 반항하는 젊은이를 상징하는 이름이며, "정전(正傳)"은 "이야기"라는 뜻. MOVIST.COM에서 "정성렬의 영화칼럼"을 2년 간 연재했으며, 인터넷 한겨레의 문화부 리포터, '연인', '극장전' 등의 홍보를 맡은 소란커뮤니케이션에서 마케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대학원을 진학하려 했으나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접지 못하고 (주)누리픽쳐스에서 '향수', '마이클 클레이튼'등의 작품을 마케팅 했다. 현재, 좋은 외화를 수입/마케팅해 소개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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