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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은 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입니까?”

개념적이고 현학적인 냄새 풍기며 글을 배개 꼬게 하는 ‘것’을 자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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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또’를 안 기다리며
개념적이고 현학적인 냄새 풍기며 글을 배개 꼬게 하는 ‘것’을 자제하자


거 참 문제다. 아니다. 것 참 문제다.
오늘의 메시지는 ‘것’이다. 그 핵심 내용을 최악의 형식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것을 어찌할 것인가. 것을 남용하는 것이야말로 글을 쓰는 것에서 피해야 할 문제인 것이다.”
의존명사 ‘것’은 어떤 단어든지 집어삼켜 긴 명사로 뚝딱 변신시켜주는 도깨비방망이다. 산다는 것, 공부한다는 것, 일을 한다는 것, 글을 쓴다는 것, 아기를 낳는다는 것, 늙는다는 것, 죽는다는 것…. 이렇게 써놓고 보니 뭔가 개념적이고 현학적인 냄새가 난다. ‘것’엔 글 쓴 사람을 우쭐하게 만드는 중독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명사화 부추기는 일본말 ‘고또’의 영향

개인적으로, 퇴고할 때 ‘것’을 가장 먼저 청소한다. 남들과 대화할 때 버릇처럼 ‘것’을 쓰다보니 나도 모르게 글에도 불필요한 ‘것’이 침투한다. ‘것’은 괜히 글을 배배 꼬게 한다.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려면 이를 멀리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령 이런 문장은 어떠한가. “공부를 할 때 주의해야 할 것은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쓰고 나면 ‘것’이 두 번 중복되므로 하나는 ‘점’으로 바꾸자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오리라. “주의해야 할 것은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이다. 아예 문장을 다 흔들어 “공부를 할 때는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고 쓰면 얼마나 단순명료한가.

“갑자기 트랜스포머의 옵티머스 프라임이 생각나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로봇이 옆에 있는 것이다.…… 사실 내가 제일 많이 고민한 것은……나는 행복했을 것이고 바로 집으로 되돌아갔을 것이다.”(준석)

“엄마는 방에 들어가 계셔서 내가 거실에 있는 것조차도 모르는 것 같았다.……미국에 있던 것을 일본에도 똑같이 만든 것일 뿐이다.……그날 한 일은 가져온 게임기나 놀이하는 것으로 놀다가 창밖으로 구름을 보는 것이었다.……생각해보니 오빠는 멀미날 것 같다고 눈을 피했던 것 같다.”(은서)

“옵티머스 프라임이 생각났다”고 하면 될 텐데 굳이 “생각나는 것이다”라고 썼다. “다른 로봇이 옆에 있었다”고 하면 될 걸 굳이 “옆에 있는 것이다”라고 했다. “엄마는 내가 거실에 있는 줄 몰랐다”고 하면 될 텐데 굳이 “거실에 있는 것조차도 모르는 것 같았다”고 한 문장 안에서 두 번이나 ‘것’을 사용했다. 이런 화법은 일본어 ‘고또’(こと)의 영향이라고 한다. 일본어를 빨리 배우려면 무슨 말이든 ‘~하는 것’으로 명사화시켜주는 이 ‘고또’를 잘 활용해야 한다. 한국말에서는 다르다. 고도는 기다려도(^^), 고또는 기다리지 않는 게 좋다.

‘쭈뼛쭈뼛’과 ‘주먹불끈’을 모두 넘어

글 쓰는 태도의 측면에서도 ‘것’을 경계해야 한다. 특히 다음 두 가지만큼은 제발 자제하라고 강조하고 싶다. 하나는 ‘~한 것 같다’이고 또 하나는 ‘~해야 하는 것이다’이다. 두 화법은 서로 반대편에 서 있다. 전자의 태도가 ‘쭈뼛쭈뼛’이라면 후자는 ‘주먹불끈’이다. 좋으면 그냥 “좋다”고 할 일이지, 왜 “좋은 것 같다”인가. “배고프다”고 하면 될 걸 왜 “배고픈 것 같다”고 하는가. “차가 막혀 좀 늦을 것 같다”는 정도는 용서가 된다. 근데 “난 너를 사랑하는 것 같다”를 용서할 수 있을까. 반면 ‘~해야 하는 것이다’는 과다 확신이라 거부감을 준다. ‘~해야 한다’고 하면 되지, 왜 꼭 ‘~해야 하는 것이다’냐는 거다. 왜? 안 하면 죽어? ‘~한 것 같다’처럼 자신 없어 하지도 말고 ‘~해야 하는 것이다’처럼 확신을 부풀리지도 말자.
아무튼 중딩 준석과 초딩 은서에게 이렇게 소리 지르고 싶다. “야 이것들아! 이것저것 쓰지 좀 마!!”

***

처참한 결말 “무릎 꿇고 손 들어!”

“여자들은 왜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입니까?”
얼마 전 끝난 KBS 개그콘서트의 ‘남보원’(남성인권보장위원회)에서 북을 치는 역할인 최효종이 말하는 방식이다. 남성 입장에서 여자들의 매너를 고발하고 개탄하다가 마지막으로 날리는 코멘트는 꼭 ‘~하는 것입니까?’다. 이 코너를 볼 때마다 ‘것입니까?’의 느낌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무언가 비타협적이고 고집불통인 주장과 구호를 과장스럽게 꾸며주는 종결어미로 손색이 없다.

돌이켜보면, ‘~하는 것입니까’라는 말투는 어린 시절 웅변대회에서 많이 들었다. “왜 우리는 이토록 안보의식이 해이한 것입니까?” 대학시절 운동권 집회 현장의 연설원고도 다르지 않았다. “저 간악한 군부독재 정권이 민중들의 생존권을 짓밟고 있는 것입니다.” 좋게 말하면 우직함이, 나쁘게 말하면 고지식함이 풍기는 말투다. 좋다 나쁘다 잘라 말할 수는 없지만, 담백하지 않은 건 분명하다.

아무튼 준석과 은서에게 ‘것’을 금했다. 가끔씩 써도 되지만 이번엔 절대 쓰지 말라고 했다. 주제는 동일하게 주었다. “우리는 왜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가.” 아이들의 분쟁이 지긋지긋해서 글로 해소를 시켜보려고 했다. 결과는 실패로 끝났지만….

너의 “어쩌라고!”때문에 미치겠어!

나는 동생과 밥상머리에만 만나면 꼭 싸운다. 엄마는 밥상머리에만 앉으면 구경하는 이 나와 은서의 싸움이라고 증언하신다. 내 잘못이냐, 고은서 잘못이냐, 정확한 답은 없지만, 한번 싸우면 그칠 줄을 모른다. 필수일 땐 조금 폭력을 가하기도 하지만, 우리는 대부분 언쟁이다. 자 자세히 들어가 보면~ 내가 학원에서 돌아오며 식탁에 앉아서 밥을 먹고 있다. 조금 뒤 은서가 나오고 밥을 먹는다. 뭐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 때는 평화롭다.

그 순간, 은서가 이상한 행동을 한다, 그걸 다 쓰라고 하면 열두 권 시리즈가 나올 듯한데, 예를 들면 내 발을 거슬리게 하거나, 먹던 걸 내뱉고, 손가락으로 음식을 빨아먹고, 함께 먹는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아 먹고, 사과를 뱉어 무슨 사과 주스를 만들겠다거나 숟가락으로 반찬을 퍼먹는 등, 식사 예절에 어긋난 행동을 한다.

나는 은서보다 더 배우고, 더 먹고, 더 자랐으니 더 도덕적인지라, 그런 행동에 발끈하여 충고한다. ‘야 그렇게 좀 먹지 마라!’

그러나 자존심이 친구 중에 그녀를 넘을 사람이 없고, 말빨은 김구라를 넘어서며, 까불기는 또 어찌나 조권처럼 까부는지. 고은서 양은 ‘ 아 어찌라고! 내 맘이야, 오빠는 상관하지 마!’ 이런 생각이 없는 자식. 내가 ‘어찌라고’가 나의 생각엔 3살 위에게 쓰기에는 버릇이 더 없어 보여 사용을 금지했지만, 은서는 그 대신 ‘어쩌라고’를 사용하고 있다. 아무리 봐도, 고은서는 사회에 나갔을 때 지 맘대로 행동해서 어느 회사에서든지 다 쫓겨 나갈 게 뻔하다. 은서를 저주하는 게 아니다! 그 모습 그대로에서 나의 의견이 나올 수밖에 없게 된다. 생각해 보아라! 맨날 회식에서 더럽게 먹고, 상급 회사원들에게 예의 없이 굴거나, 자기 맘대로 행동하면, 그건 당연한 결과 아니겠는가?

하지만 은서는 ‘내 맘이야! 상관하지 말라고!’나, ‘오빠도 예전에 무슨 짓 했잖아!’ 를 반복, 또 반복한다. 확 싱하형이라도 불러서 아작을 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 때만.

따라서 나와 은서가 싸우게 되는 원인은 대부분 은서가 무개념 때문이다. 이 개념이란 은, 10대가 사회 생활하기에 알맞은 예절이나 생각, 그리고 어떤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앎 등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런 은서에게서 개념은 어디론가 탈출해 버렸다. 그래서 항상 자기 맘대로 행동한다. 그러면서 뭔가 알 수 없는 변명으로 나를 어이없게 한다, 툭하면 다른 사람이 빤히 본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아니라고, 내가 한 거 아니라고!!’ 이런다. 맨날 내가 방에 있는데도 불을 끄고 다니면서 실수라고 한다. 그래서 그게 실수냐 물었더니 자꾸 맞다고 한다, 한 10번 반복했나. 할 변명이 없는지 ‘오빠가 있는 걸 못 느꼈다고!’고 한다. 내가 무슨 귀신이냐? 쯧, 그렇게 생각이 없으니 성적이 안 나오는 거 아닌가?

은서는 우리 가문 최연소의 아이이며, 제일 어리광 피우고, 제일 사랑받는 아이라 그런지 엄청 까분다. 은서가 10대로서의 개념을 되찾고 이런 싸움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이 글을 마친다.



은서의 도발과 버릇없는 말투 탓만?

‘것’을 의식하면서 글을 썼음에도, ‘것’이 2개 나왔다.. “엄마는 밥상머리에만 앉으면 구경하는 이 나와 은서의 싸움이라고 증언하신다”와 “이 개념이란 은,…”이다. 앞의 문장은 “엄마는 밥상머리에만 앉으면 나와 은서의 싸움을 구경한다고 증언하신다”로 쉽게 바꿀 만 하다. 뒤의 문장도 간단하다. 그냥 “이 개념이란…”으로 풀어가면 자연스럽다. 왜 ‘~것은’이 붙는지, 습관이 무섭다. 둘 다 쓰잘데기없다.

내용을 보자. 준석은 동생 은서와 밥상머리에만 앉으면 싸우게 되는 이유에 관해 두 가지로 분석한다. 첫째, 은서가 비도덕적인(예의 없는) 행동으로 먼저 도발한다. 둘째, 오빠의 정당한 지적에도 은서가 자꾸 버릇없는 말투로 대꾸한다. 이를 종합하면 ‘은서의 무개념’이다. 은서가 종일 조잘대고 까부는 ‘구타유발 소녀’이기는 하지만, 준석이 너그러움으로 대할 수는 없었을까. 모든 책임을 은서에게로 돌려야 할까? 다음은 은서의 글이다.

따지지 말고 “어” 하면 안 돼?

우리는 왜 싸우는 걸까

나는 오빠와 매일 싸운다. 엄마는 맨날 “아이구, 만났다. 만났어” 라고 말씀하신다.

시작은 오빠다. 하긴, 나도 오빠에게 “나 오늘 학교에서 햄버거 먹었다” 라고 자랑하기도 한다. 오빠는 “아~ 좋겠다~!” 라고 말하면 좋은데, 맨날 “아, 어쩌라고~”, “잘났어” 라고 말한다. 그냥 “좋겠다”라고 딱 한 번만 말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리는데, 그 말 한마디를 못해서, 이제 싸움이 벌어지는 이다.

처음에는 오빠가 화를 낸다. “아, 잘났어~!” 라고 말하면, 나도 욱해서 오빠에게 소리를 지른다. “아! 그냥 좋겠다. 라고 말하면 돼지. 왜 화를 내?!” 나는 반박을 한다. “어쩌라고!!” 라고 또 오빠가 소리를 지른다.

나는 이렇게 소리 지른다. “하, 오빠 이렇게 욕 하다가 나중에 날라리 된다!” (오빠가 욕을 했긴 했다.) 그러면 오빠가 나의 목을 뒤에서 손으로 꾹- 누른다. 나는 그렇게 오빠한테 목이 잡힌 적이 여러 번 있다. 목에 자국이 나기도 했다.

난 오빠와 싸우기 싫다. 오빠는 마치 싸우고 싶다는 듯 시비를 건다. 누군 싸우고 싶어서 싸우냐고...

한번은 이런 적도 있다. 내가 핸드폰 카메라로 컴퓨터에서 엠블랙이 부르는 y를 녹음하려고 오빠에게 좀 조용히 있어달라고 했다. 30초도 안돼 오빠는 “라라라~‘거리면서 장난감 총을쏴댔다. 이번에는 하지 말라는데 한 우리 오빠가 잘못이었다.

이 일 외에도 우리는 거의 매일매일 싸운다. 어느날 TV 뉴스를 보면서 저녁을 먹다가 이런 말을 하게 됬다. “아이폰은 중독성이 강한 같아. 음... 그러니깐, 인터넷이나, 재밌고 좋은 기능들이 많이 있으니까.” 오빠는 반박을 했다. “야! 중독성이 강한 게 아니라, 그냥 사람들이 좋아하는 거지!” 나도 이렇게 말했다. “그러니까, 그게 그거지. 몰라?” 그렇게 싸우게 되면서, 오빠는 또 욕을 했다. 오빠는 자신이 날라리가 싫다고 하지만, 점점 날라리가 되가는 같다. 이 사건에서 얻을 교훈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어.라고 대답하라’ 이다.

그 이유는 오빠가 매일매일 내가 하는 말에 따지기 때문이다. 제발 오빠가 내 말에 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맨날 욕하고...“미친X, 개XXX” 오빠는 이건 욕도 아니라고 했다.

그럼 내가 이런 말은 해도 되나? “흥!!!”

나는 오빠와 싸우기 싫다. 싸우면 우리 사이만 나빠질 뿐이다.



“나도 잘못했다” 각각 3개씩!

은서는 2배다. ‘것’ 4개를 검출했다. “우리는 왜 싸우는 걸까(것일까).” “그 말 한마디를 못해서, 이제 싸움이 벌어지는 이다.” “아이폰은 중독성이 강한 같아.” “오빠는 자신이 날라리가 싫다고 하지만, 점점 날나리가 되가는 같다.”(이런 걸 세고 있으니, 아빠 참 쪼잔하다는 자괴감이 든다).

각각 다음과 같이 바꾸면 더 날씬하다. “우리는 왜 싸울까.” “그 말 한마디를 못해서, 이제 싸움이 벌어진다.” “아이폰은 참 중독성이 강해.” “오빠는 자신이 날라리가 싫다고 하지만, 점점 날라리가 돼간다.”

은서도 오빠 탓만 한다. 글에 썼듯 “오빠가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그냥 ‘어’하면 되는데 그러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란다. 자기가 무슨 말을 던질 때마다 곱게 대꾸하면 되는데 화를 낸다는 거다. 은서 역시 자신이 가만히 있는 오빠의 화를 돋운다는 자성은 없다. 준석과 은서 둘 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없다.(‘역지사지’의 뜻을 모르는 어린이들은 사전을 찾아보세요). 죄다 남 탓이고 제 탓은 없다. 이건 문제다. 글이 성찰의 효과를 내기는커녕 비난의 도구로만 추락했다. 이러면 안되쥐~.

준석과 은서를 불러, 덧붙이는 글을 쓰도록 했다. ‘우리는 왜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가’에 관해 순전히 자신의 잘못 세 가지씩을 적게 했다.

먼저 준석.
1. 은서야, 엄마가 너에게 지적하는 에 대해 내가 맞장구를 많이 쳤지?
2. 그리고 내가 너에게 미친놈, 지랄 같은 욕도 좀 했고(물론 필수였지만)
3. 가끔 너를 때리기도 했지. 예를 들면, 예전이지만 너의 머리를 잡아당긴다거나, 등이나 머리를 친다거나.

쯧쯧. ‘엄마가 너에게 지적할 때’라고 하면 되는데 ‘엄마가 너에게 지적하는 것에 대해’라니. 다음 은서.

1. 막 대든다. 오빠가 말할 때 그냥 듣고 있어도 될 텐데 참지 못하고 대든다.
2. 막 까분다. 아무 때나, 하고 싶을 때. 바보라고 놀리거나, 멍청이라고 놀리거나.
3. 막 잘난 척 한다. “나 학교에서 햄버거 먹었다~. 좋겠지~?”라고 말하면서 오빠를 짜증나게 한다.(은서)

둘 다 1분도 안 돼 자신의 잘못을 실토했다. 순식간에 기록할 만큼 잘 안다는 얘기다. 안타깝게도, 둘은 바로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자마자 언쟁을 벌였다. 상대방이 처음에 쓴 글의 내용을 언급하며 서로를 헐뜯는 공방이 격화되기 시작했다. “다 너 때문이잖아.” “오빠도 그랬잖아. 먼저 장난쳤잖아.” 언제나 그렇듯, 완력으로는 열 수 위지만 말싸움에선 두 수 아래인 준석의 할 말이 떨어졌다. 대꾸할 말을 상실하자, 혼자 씩씩거리던 녀석은 침대 위에서 쉬던 은서에게 달려들었다. 동생을 쓰러뜨리고 왼쪽 팔꿈치 위를 거세게 누르며 ‘위험’ 판정을 받을 만한 욕설을 해댔다. 곧 사이렌이 길게 울렸다. 은서의 입에서 나오는 천연 비상 사이렌 ㅠㅠ.

결국 둘이 치른 대가는 아래 사진으로 보는 바이다.


아빠는 아이들에게 쓰지 말라고 신신당부한 ‘것’들을 남발하기 시작했다. 자기만 옳다고 우기는 것들, 남의 생각은 눈꼽만큼도 안 하는 것들, 그렇게 싸우지 말라고 말리는데 싸우는 것들, (중략) 서로가 조금 마음에 안 들어도 참아줘야 하는데 참을성이라곤 동네 문방구에 다 팔아치운 것들, 그렇게 너희들에게 쓰지 말라고 한 ‘것’을 아빠로 하여금 미치도록 쓰게 하는 것들.

오늘의 긴급결론은 하나다.
아빠 입에서 험한 ‘것들’ 소리 안 나오게 할 ‘것’.

허나 준석과 은서는 마음속으로 전혀 다른 결론을 내렸다.
아빠부터 고운 말을 쓰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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