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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의 변화를 믿지 않는다 - 『순종』

‘그’를 지향하지만 ‘그’를 누릴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삶. 이 책 『순종』은 그렇게 근본적인 질문에까지 이르른 나에게 누군가 추천한 책이다. 그는 믿음을 선언한 자가 ‘순종’이라는 적극적인 드려짐 없이 삶의 변화를 얘기할 수 없다고 충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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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
존 비비어 저/임종원 역 | 두란노
이 세상 어디에서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헨리 나우웬의 단절과 소외 속에서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는 곳은 관계의 친밀함이라고 간파했다. 존 비비어는 하나님의 보호 안에서 누리는 참 자유를 소개한다. 반항의 시대, 기분대로 판단하고 마음에 드는 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시대에 내면의 불안은 가실 줄 모르고 더해만 간다.

“나는 사람의 변화를 믿지 않는다”라고 얘기하면, 주변 사람들은 이렇게 되묻는다. “당신은 기독교인이 아닙니까? 그런데 어떻게 변화를 믿지 않죠?”

몇 달 전 한 중견 작가의 강연회에 다녀왔다. 작가는 2008년 말, 우연히 떠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새로운 차원을 경험한 후 그 감격의 시간을 막 책으로 펴낸 직후였다. 책의 외피는 ‘산티아고 순례’의 형식을 띠고 있었지만,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라도 이것이 한 그리스도인의 회심기임을 잘 알 수 있었고, 비슷한 시기 출간된 이어령 장관의 신앙고백서와 함께 자주 비견되며 기독교계 내에서도 한동안 화제가 되었다. 작가는 대중적인 강연의 성격상 종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 같았으나, 새로운 인생의 감격을 맛본 자의 낯은 쉬이 감춰지지 않았다.

나는 산티아고를 떠나기 전부터 이미 작가가 15년간 성경공부를 한 그리스도인이었음을 알고 있었기에, 작가가 책과 인터뷰마다 얘기하는 그 “차원이 달라진 삶”이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작가는 여러 인터뷰에서 말했다. 나이 오십에 문학에서 찾지 못한 갈증을 성경에서 비로소 “찾았다”고. 그 후 계속적으로 성경을 공부했고, 이번 순례길에서 비로소 ‘하나님을 대면하여 알게 되었다’고 했다. 아니 그럼, 15년간 성경 공부를 하던 기간 동안 작가가 만난 하나님은 누구란 말인가? 15년 전에 그가 성경에서 찾은 ‘그것’은 또 무엇인가? 하지만, 이제 갓 신앙의 새로운 차원에 접어든 작가는 그것을 정교한 신학적 교리와 논리 안에 아직 담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저 ‘차원이 달라졌다’는 말 뿐. 나는 그것이 못내 마음에 걸렸다.

당시 나는 몇 년 간 정체된 내 신앙의 정체를 규명해 보려고 생전 처음 이 책에서 저 책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로 기웃거리던 중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한번도 의심해 보지 않았던 ‘구원’의 문제를 '열매'의 문제와 같이 비교하기 시작했고, 은혜로 혹은 입으로 시인하면 누구나 쉽게 덧입는 것으로 여겨졌던 그리스도인의 삶이 그렇게 만만하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품게 되었다. 아니, 믿는 것만으로 쉽게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이면, 상식적으로 세상에 손가락질당하는 그리스도인이 이렇게 많으면 안 되는 거였다.

멀리 볼 것도 없다. 그리스도인의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하면서, 매번 행함의 문제에 걸려 넘어지는 나 또한 그런 의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예수를 주로 시인하면 성령을 보내주시고, 그는 나를 도와 주의 뜻을 좇고 그가 원하는 열매를 맺게 되는 것은 그리스도를 영접한 이들의 삶에서 일어나는 너무나 당연한 변화의 수순이다. 적어도 ‘내’가 더 이상 나의 주인이 아니고 ‘그’가 나의 주인이라고 선포했다면! 그런데 이게 뭔가. ‘주’라는 방향성을 지지한다고 하는 나의 삶에 실제로 행함도 없고, 열매도 없는 것을. 이것이야말로 야고보서가 시종일관 이야기하는 행함이 없는 믿음, 곧 죽은 믿음이 아니겠는가. 성경이 이렇게 열매가 보이지 않는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죽음’을 선포하는데 나는 매번 그것을 인간의 연약함으로, 또는 바쁜 일상을 핑계로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다니! 그렇다면 나는 처음부터 구원을 받기는 한 것일까.

‘그’를 지향하지만 ‘그’를 누릴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삶. 이 책 『순종』은 그렇게 근본적인 질문에까지 이르른 나에게 누군가 추천한 책이다. 그는 믿음을 선언한 자가 ‘순종’이라는 적극적인 드려짐 없이 삶의 변화를 얘기할 수 없다고 충고한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내 삶의 주인이 바뀌고,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지는 절대 절명한 것인데, 단순히 믿음을 시인한다고, 구체적인 ‘삶’까지 거저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저자 존 비비어는 『순종』의 개념을 설명해주기 전에 ‘죄’의 개념부터 다시 정의해준다. 아담과 하와가 태초에 성적으로 타락해서, 탐욕을 부려서, 누군가를 살해해서 에덴에서 쫓겨난 것이 아님을. 그들이 저주를 받은 이유는 단 한 가지 ‘불순종’이었음을 명백히 한다. 불순종은 또한 필연적으로 누군가의 ‘권위’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성경은 모든 권위는 하나님께로부터 오지 않은 것이 없다고 선언한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왕 ‘다윗’이 부하의 아내를 빼앗고, 전쟁터에서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지만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는 별명을 얻은 단 하나의 이유도 미련하리만치 하나님 말씀에 순종한 까닭이었다. 저자는 심지어 이집트 파라오 ‘바로’가 10가지 재앙에도 그의 완고함을 돌이키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 ‘여호와께서 바로의 마음을 강퍅하게 하셨다’함을 이야기하며, 부당해 보이는 권위에도 하나님의 개입이 있음을 시사한다. 그리고 진정한 권위를 맛본 자만이 권위에 순종할 수 있으며, 권위 아래 자유함을 누릴 수 있다고 선언한다.

결국, 방향성은 있으나 행할 능력이 없는 삶, 그를 인정하면서 그를 내 삶에 들이지 않는 삶, 그게 바로 불순종이며, 죄이며, 내가 그리스도인의 변화를 믿지 않는 이유임을 이 책을 통해 진단하게 되었다. 글의 서두로 돌아가 보자. 이제 이 글의 서두를 조금 수정할 때가 된 것 같다. “나는 사람의 변화를 믿지 않는다. 온전한 드려짐 없이는.” 그리고 그 변화의 선택은 오롯이 그리스도를 삶의 방향으로 모시기로 선언한 사람들 각자의 몫이다.

존 비비어

존 비비어는 '문서 사역가'와 '방송 전도사'로 일컬어지는 작가이다. 그는 수 많은 강연과 책을 통하여 현대 크리스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그가 쓴 수많은 책들은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국제적인 전도기관으로 성장한 그의 사역재단이 방영하는 TV 프로그램 <메신저>가 216개 국가에서 방영되고 있다.(후략)
송은주 (도서2팀)

언젠가는 꼭 작은 마당이 딸린 집을 살 겁니다. 마룻바닥에 하염없이 누워 비 닿는 소리며, 깔깔거리며 뛰어다니는 아이들 소리를 들을 겁니다. 그때라면 매번 첫 장에서 끝난 수많은 책들의 마지막 결말도 만날 수 있겠지요. 꼭 가보고 싶었던 이스탄불로 여행도 다녀오겠습니다. 앗, 그럼 그날을 위해 오늘은 이만 안녕, 책상에 책이 한가득이네요. 대신 오늘만이라도 아이들에게 빽, 소리 지르지 않는 착한 엄마가 되게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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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 어디에서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까? 헨리 나우웬의 단절과 소외 속에서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는 곳은 관계의 친밀함이라고 간파했다. 존 비비어는 하나님의 보호 안에서 누리는 참 자유를 소개한다. 반항의 시대, 기분대로 판단하고 마음에 드는 대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시대에 내면의 불안은 가실 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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