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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의 시작은 투자은행
투자은행은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낯선 편입니다.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을 직접 사고팔거나 기업의 인수, 합병 등의 업무를 담당하기도 합니다.
투자은행 vs 상업은행
‘은행’ 하면 ‘저축’ ‘예금’이 먼저 생각날 것입니다. 그러나 고객으로부터 예금을 받지 않는 은행도 있습니다. 이들을 투자은행(IB: Investment Bank)이라고 합니다. 세계 금융위기와 함께 너무나 익숙해진 리먼브라더스, 메릴린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베어스턴스 등이 월스트리트의 대표적인 5대 투자은행입니다. 투자은행은 주로 기업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낯선 편입니다. 기업의 주식이나 채권을 직접 사고팔거나 기업의 인수, 합병 등의 업무를 담당하기도 합니다. 다양한 금융파생상품을 만들어 팔기도 하죠. 반면 국민은행이나 우리은행처럼 창구를 통해 고객의 예금을 받는 은행을 상업은행(CB: Commercial Bank)이라고 합니다. 미국에서는 씨티은행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Bank of America)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 상업은행이야말로 우리가 전통적으로 말하는 ‘은행’에 해당합니다. 은행의 예금이자와 대출이자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예금이자가 2%이면 대출이자는 7%인 식으로 대출이자보다 예금이자가 낮죠. 이러한 예금이자와 대출이자의 차이를 ‘예대마진’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예대마진 수익으로 먹고사는 은행이 상업은행이랍니다.
세계 금융위기의 원흉, 투자은행
그런데 은행이 예대마진으로만 수익을 내자니 시간이 지날수록 금융회사 간에 ‘예금이자는 높게, 대출이자는 낮게’ 경쟁을 심화시키고, 금융권이 굴릴 수 있는 돈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를 풀어 각종 파생상품을 개발하여, 금융시장의 파이를 늘리는 ‘금융 선진화’를 추구하게 됩니다. 이런 금융 선진화 정책으로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 쪽으로 무게 중심이 실리게 되었죠.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전까지만 해도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은 세계 금융업계에서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고도의 금융기법으로 무장하고 전 세계를 대상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려 부러움을 샀습니다.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처럼 된다는 것은 많은 금융회사들의 꿈이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지난 몇 년간 제도적인 지원을 통해 대형화된 투자은행의 육성을 목표로 내세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투자은행들은 세계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만들어서 유통시켰던 수많은 파생상품들이 세계 금융위기로 부실해지면서 위기를 키웠기 때문입니다. 세계 금융위기의 문제를 만들어낸 투자은행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고, 글로벌 경제위기 해결사를 자처하는 IMF도 ‘금융산업에 대한 효율적 규제’를 주문하고 있는 마당이지만 새롭게 투자은행을 육성하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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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식 사전의 2편으로 서브프라임 이후 급변하는 세계경제의 핵심을 담은 책이다. 신문과 TV에 오르내리는 서브프라임, 키코, MBS, CDS 등 암호 같은 경제용어를 풀어줄 뿐 아니라, 위기의 원인과 결과까지 짚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