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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최고의 요리 전문 서점

음식에 관한 책은 요리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에 관련된 역사·여행·철학, 심지어 소설책과 엽서까지 모두 섭렵하고 있는 ‘키친 아트 앤 레터스’는 뉴욕에서 유일한 음식과 와인 전문 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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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에 소개된 모든 서점은 직접 다녀온 실제로 존재하는 뉴욕의 서점입니다. 그러나 구성된 이야기는 픽션으로 혼동 없으시길 바랍니다. 칼럼은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야 이해하기 쉽습니다.


스트랜드 서점의 빨간 간판이 보이기 시작하자, 발걸음은 빨라지기 시작했다. 한 블록 떨어져 있는 신호등을 건너서부터는 아예 뛰어 버렸다. 숨을 고를 틈도 없이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가방을 맡기는 카운터도 무시하고 그레이스가 있던 역사 코너에 가 보았지만 그녀는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싶어 문학 서가를 뒤진다. 책꽂이마다 작가 분류 알파벳이 적혀 있다. 아홉 시가 지났는데도 사람들은 서가 사이사이에서 책을 고르고 있다. 작은 사다리를 올려놓고 서가 위쪽을 살피는 사람도 보인다. 다들 자신만의 보물찾기에 여념이 없다. 다행히 O-U 섹션에서 초록색 셔츠를 입은 그레이스를 찾았다. 나는 다짜고짜 그녀를 서가 구석으로 몰고 가서 묵직한 가방을 만진다.

“아무리 책이 좋다지만 훔치면 곤란해진단 말이야.”

책을 고르던 사람들이 흘깃흘깃 우리를 쳐다본다.

“Who the hell are you? Get out of my way.”

그레이스라고 생각했던 여자가 나를 빤히 쳐다보며 묻는다. 분명 머리카락도 까맣고, 뿔테 안경도 그대로고, 뾰루퉁한 입술도 똑같다. 나는 미안하다며 가방에서 손을 뗀다. 그녀는 다급히 자리를 떠서 카운터 쪽으로 걸어가더니 계산을 하지 않고 그대로 나가 버렸다. 전자 감응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분명 그녀가 책을 슬쩍 가방으로 넣는 것을 봤는데 말이다. 뒤따라 서점 밖으로 뛰쳐나가 보았으나 그녀는 브로드웨이의 인파 속으로 사라진 뒤였다.

어퍼이스트 길모퉁이의 동네 서점
<코너 북스토어 Corner Book Store>


지난밤에 그레이스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아침이 되어도 그녀가 보이지 않자 점점, 스트랜드에서 본 그 여자가 그레이스가 아닐까 하는 확신이 들기 시작했다. 바보같이 나는 왜, 그녀를 붙잡지 못했을까? 거실에는 아직도 그녀가 사들인(혹은 훔친) 책들이 가득하고, 벽에 붙여진 지도에는 아직도 방문하지 못한 서점이 남아 있는데 말이다. 어쩌면 오늘 저녁, 혹은 내일 아침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돌아올지도 모른다. 그런 믿음으로 또다시 서점 방문길을 나섰다.

코너 북스토어 내부

센트럴 파크 동쪽 매디슨, 파크 애비뉴를 비롯한 어퍼이스트 지역에는 뉴욕의 상류층이 주로 산다. 아파트 입구에는 말끔하게 차려입은 도어맨이 기다리고 있고, 버스나 지하철 따위는 한 번도 타보지 않았을 법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동쪽으로 가도 레스토랑과 상가가 가득한 렉싱턴가가 나온다. 뉴욕은 알게 모르게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특정 지역에 사는 보이지 않는 경계선이 있는 듯하다. 아마도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반스 앤 노블’ 같은 대형 서점보다는 클래식한 분위기의 코너 북스토어를 더 선호하는지도 모른다. 집에서 산책 겸 가뿐히 갈 수 있어서 좋은 서점 말이다.

앤틱한 검붉은 외관, 나무로 짜여진 디스플레이 윈도우만 봐도, 코너 북스토어가 지향하는 바를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오래된 약국이 있었다는 자리를 그대로 물려받은 탓인지 카운터와 구식 레지스터, 오래된 장식의 천정도 눈에 띈다. 구식 레지스터는 그냥 캐비넷으로 사용하는 듯싶지만 레버를 당기면 찌르릉 소리가 아직도 난다. 주로 최근에 나온 문학, 예술서적과 여행, 요리책, 어린이책 등을 골고루 갖췄는데 아무래도 어린이 책과 여행책의 비율이 높다. 가게 한구석에 자리 잡은 게시판에는 동네 사랑방처럼, 근처에서 열리는 행사 홍보, 중고 물건 판매 등의 전단이 붙어 있다.

코너북스토어의 구식 레지스터

서점에 들렀을 때, 이곳의 주인인 레이 셔먼씨는 한창 직원과 함께 서가의 책을 점검하고 있다. 주인이 리스트의 책 제목을 부르면 점원이 책을 찾고, 위치가 틀리면 다시 꽂아놓는 형식이다. 분실된 책이 있는지도 물론 살펴볼 것이다.

“혹시 리스트에 없는 책이 꽂혀 있는 경우는 없나요?”

주인장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간혹 산 적이 없는 책이 서가에 있기도 해요. 우리가 산 책이 아닌 경우도 가끔씩 있지요. 자신이 만든 몇 권 안 되는 책을 서점에 꽂아놓고 사라지는 사람들이 있다고 합니다. 유명한 미술관의 벽에 자신의 작품을 걸고 사라지는 예술가와 비슷한 심정이겠죠.”

“책을 찾고 있는데, 일반 서점에 있는 책은 아니라서 말이죠. 혹시나 그런 식으로 서점에 꽂혀 있지는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그런 식으로라면 아마 평생 걸릴지도 모르지요. 차라리 직접 쓰시는 건 어떻습니까?”

“그러게 말이에요.”

주인장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일종의 도서 선물 카드 같은 시스템인데, 부모님이 아이의 이름으로 일정 금액을 예치해 놓으면 아이가 서점에서 금액이 소진할 만큼 책을 사 볼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부모님이 서점에 돈을 예치해 놓으셨다고 하면 나는 만화책을 한 아름 샀을 것 같다. 아니면 괴수대백과 사전이나 최신 로봇 정보 같은 책도 샀을 것이고…. 나중에는 추리소설과 공상과학 소설을 사다 모았겠지….

안내 게시판에 적힌 내용을 보니 이렇게 작은 서점에서도 낭독회가 열린다. 아마 중간에 있는 이동 매대를 치우면 가능할 것도 같다. 주변에 사는 작가들도 꽤 있을 것 같은 분위기다. 내가 찾고 있는 책의 제목과 저자를 말하자 주인장은 고개를 갸웃거린다. 물론, 찾을 수 없겠지. 내가 아직 쓰지도 않은 책이니까.

코너 북 스토어 Corner Book Store
1313 Madison Ave.

요리와 와인에 관한 모든 책들
<키친 아트 앤 레터스 Kitchen Art & Letters>


음식에 관한 책은 요리책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음식에 관련된 역사·여행·철학, 심지어 소설책과 엽서까지 모두 섭렵하고 있는 ‘키친 아트 앤 레터스’는 뉴욕에서 유일한 음식과 와인 전문 서점이다. 원래 출판사에서 일하다 사업을 구상하던 중, 음식 전문 서점을 차리게 됐다는 나크 맥스만(Nach Maxman)씨는 인상 좋은 할아버지로 카운터를 지키고 있다. 뉴욕에 수많은 레스토랑이 있는 탓에 이곳의 손님 중에는 유명한 요리사나 요리 비평가도 수두룩하다. 심지어 외국에서 뉴욕을 방문하는 요리사들도 이곳을 찾는다고 한다. 2만여 권의 요리 관련 책을 보유하고 있고 40% 이상의 책이 해외에서 수입된 책일 정도로 좀 더 다양한 요리책을 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가게를 들어서면 10평도 채 되지 않게 보이지만 지하 창고에 빽빽하게 책이 보관되고 있다.

키친 아트 앤 레터스 내부 중앙매대

“한국 음식에 관한 책도 구하고 있는데 말이야. 물론 영어로 된 것이어야 하겠지만…. 하나는 기본적인 한국 요리에 대한 레시피를 다룬 책이었으면 좋겠고, 다른 하나는 젊은 요리사의 한국 퓨전요리 책이었으면 좋겠어.”

나크는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금세 한국 요리책에 대한 욕심을 드러낸다. 역시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다. 그 책을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가지고 싶은 구색에 없는 것은 가지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음식 전문 서점을 차리게 됐어요?”

“그게 1983년쯤이지. 출판 쪽에서 일을 하다가 그만두고 서점을 차려보고 싶었어. 이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다루는 서점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 미스터리나 여행, 건축 관련 서점은 이미 있어서 음식 서점을 선택했어. 물론 나도 요리를 무척 좋아하고. 단순히 요리 레시피가 담긴 책을 판다기보다는, 음식에 관한 모든 책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가령 레스토랑의 북키핑 방법이나 매니지먼트에 관한 책, 오래된 주방에 관한 역사, 농산물에 관한 책 같은 것 말이야. 음식 산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디게 되면 그런 책들이 필요한데, 단순히 대형 서점의 요리 섹션에서는 구하기 힘들거든. 우리 서점에서 물어만 보면 거의 다 해결돼. 우리가 모르더라도, 어떻게든지 찾아주려고 노력하는 고객서비스로 살아남은 거야. 입소문으로 이때까지 살아남은 것만 봐도 알겠지?”

키친 아트 앤 레터스의 나크 맥스먼 씨

이곳에서 마샤 스튜어트나, 30분 만에 저녁 차리기, 파티 음식의 달인 같은 책을 찾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대형 서점에 가는 것과 이런 특성화된 서점에 가는 것은 마치 푸드코트에 가는 것과 소문난 음식점에 찾아가는 것 같은 차이가 있으니까 말이다.

나크 맥스만 씨가 이 세상의 모든 책이 불타더라도 구하고 싶은 세가지 책

Parisian Home CookingVERDURACouscous and Other Good Food from Morocco
1. Michael Roberts, 『Parisian Home Cooking: Conversations, Recipes, And Tips From The Cooks And Food Merchants Of Paris』
: 파리의 가정 요리로 신선한 프랑스 파리식의 요리법과 팁을 다루었다.
2. Viana LA Place, 『VERDURA: Vegetables Italian Style』
: 아주 심플한 이탈리안 스타일의 채식요리에 대한 책이다.
3. Paula Wolfert, 『Couscous and Other Good Food from Morocco』
: 모로코의 국가대표 음식 코스코스와 다른 음식을 다룬 책이다.

키친 아트 앤 레터스 Kitchen Art & Letters
435 Lexington Ave
www.kitchenartsandletters.com

대형 서점 체인의 위기
<보더스Borders 서점>


비슷한 부근에 있는 코너 북스토어와 키친아트 & 레터스를 방문하고 무작정 센트럴 파크를 걸었다. 센트럴 파크를 빼고 나면 뉴욕의 매력 중 절반 정도는 사라질 것이다. 끝에서 끝까지 걸어볼 엄두를 낼 수 없을 정도로 크고, 호수와 조경 등 모든 것을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도 믿기 힘들다. 복잡한 길과 건물들, 사람들에 지칠 때면 센트럴 파크로 몸을 피한다. 갈 때마다 미로 같은 길을 걷다 보면 머릿속에서 엉켜진 것들도 천천히 풀리곤 한다. 그런데 센트럴 파크를 아무리 걸어도 뭐가 어떻게 되고 있는 건지 실마리가 풀리지 않았다. 무작정 걷다가 보니 보트 하우스에 다다랐다. 호수에 배를 띄울 수도 있고, 간단한 마실 것과 먹을 것을 파는 곳이다. 보트 하우스에서 오솔길을 따라 보우 브리지로 향하는데 길가에서 타자기 하나를 놓고 있는 청년이 눈에 띄었다. 사과 궤짝 같은 것 위에 타자기를 놓고 ‘시를 써드립니다’라는 안내를 붙여 놓았다.

센트럴 파크

“이곳에 오면 글이 잘 써져? 사실 나도 글을 쓰거든.”

“물론이야. 경치도 좋고, 심심하지도 않고, 운이 좋으면 용돈도 벌고. 시 한 편 써줄까?”

“한 편 써주는데 얼마야?”

“읽어보고 주고 싶은 대로 주면 돼.”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음에 들르겠다며 자리를 떴다. 그는 어깨를 한 번 으쓱하더니 구식 타자기로 뭔가를 치기 시작했다. 그를 방해하기 싫어서 호수를 따라 남쪽으로 걸었다. 타닥타닥 하는 소리는 점점 멀어져 갔다. 나도 센트럴 파크에 노트북을 들고 나오면 소설이 잘 써질지도 모른다. 시보다는 힘들겠지만 짧은 이야기 정도는 써 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물론 돈을 얼마 받아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 마침내 센트럴 파크 서남쪽 모퉁이에 다다랐다. 콜럼버스 서클이라고 불리는 그곳에는 번쩍번쩍 거리는 타임워너 센터가 세워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압도적인 통유리로 시선을 끄는 이곳이 뉴욕과는 어울리지 않지만, 가끔씩 2층에 있는 보더스 서점에 들르곤 했다. 지하 1층에는 홀푸드(Whole Food Market)마켓이 있어서 간단한 음식을 사먹거나 장을 보기에도 편리하고, 3층에는 삼성전자 전시관이 있어서 한국인이라는 것이 뿌듯해지기도 한다. 쇼핑센터 곳곳에는 고급 패션 브랜드 샵이 들어서 있다.

물론 그런 가게에는 눈길도 주지 않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 보더스 서점으로 들어갔다. 반즈 앤 노블보다 천장이 낮아서 약간 답답한 면은 있지만 있을 법한 책은 다 갖추어져 있다. 한 귀퉁이에 카페도 있고, 다이어리를 파는 선물 코너도 있다. 하지만 이곳에 온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객처럼 보이는 것은 왜일까? 대형 쇼핑몰에 들어와, 보더스 서점에서 책을 산다는 것은 미국 어느 곳에서나 할 수 있는 일일 텐데도,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보더스 서점 내부

911 사태로 무역센터 빌딩이 무너졌을 때 1층에 있는 보더스 서점 무역센터점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 사실은 앞으로 다가올 미국 제2위의 서점 체인, 보더스의 미래를 보여준 것일까? 보더스 서점은 보더스 형제에 의해서 1971년 미시간 앤아버(Ann Arbor)의 작은 중고서점에서 출발했다. 1980년대에 몸집을 키우고 대형 서점의 전성기인 1990년대에 이르러 사업을 확장해서 미국 전역에 500개의 지점을 두게 되었다. 그리고 1996년 뉴욕의 첫 지점을 무역센터 빌딩의 1층에 열었고 현재는 다섯 개의 지점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보더스는 당연히 반즈 앤 노블을 저절로 떠올리게 된다. 외관이나 서점 규모, 운영 방식 등이 반즈앤 노블과 비슷하다. 그래도 다른 점이 있었다면 시디나 디비디 판매 규모가 약간 컸었고, 카페 운영도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는 별 차이점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시디 판매량이 급감하는데다가 반즈 앤 노블에도 카페가 있는 것이다. 가까운 곳에만 있다면 보더스나 반즈앤 노블이나 굳이 어느 한 쪽에 애착을 가질 만한 것이 없다. 미국의 어느 마을에 가더라도 쇼핑몰 한 귀퉁이에 둘 중 하나는 자리 잡고 있어서, 둘 중의 어느 서점인지 잠시 헷갈릴 때도 있다.

뉴욕의 보더스 서점은 규모와 개수에서 반즈 앤 노블에 밀린다. 그러나 콜럼버스 서클과 펜스테이션 월스트릿 등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상징적인 곳에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2008년 보더스는 재정적 위험에 처하고 라이벌 체인인 반즈앤 노블에 서점 체인을 팔려고 하지만 실패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온라인 서점 부분에서 아뚸존 닷컴과의 계약도 끝나 독립적인 사이트를 열기도 하고, 몇몇 지점에는 디지털 스테이션이라는 MP3, 사진인화, CD버닝등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그러나 빚에 허덕이고 있는 업계 2위의 서점이 앞으로 갈 날은 험난하게 보인다. 서점의 운영이 어렵다는 소식은 기쁘지 않다. 설사 소형 서점을 몰락의 길로 만든 대형 서점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이로써 대형 서점의 경?자는 소형 서점이 아니라 온라인 서점이라는 것이 확연하게 드러났다.

보더스의 트왈라이트 프로모션

보더스 서점 한가운데서는 뱀파이어 트왈라잇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브레이킹 던(Breaking Dawn)의 프로모션 행사가 요란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나도 언젠가는 한번 뱀파이어 이야기를 써보고 싶었던 지라 조금 두꺼운 책을 이리저리 뒤져 보았다.

그때, 전화가 울렸다. 혹시, 그레이스가 아닐까 싶었지만 코가 맹맹한 남자의 목소리다.

“뉴욕 접신학(theosophy) 도서관에서 일하는 로버트 라고 합니다. 지난번에 저희 도서관에서 책을 찾으셨다고 하길래…. 혹시 성함이?”

나는 서진이라고 답한다. 한국에서 왔다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수화기 저쪽에서는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킨다. 코를 푸는 소리 같은 것이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서진 씨 맞습니까?”

“네…. 그런데요.”

“맙소사, 이제야 만나게 되는 군요. 당신을 만나기 위해 30년을 기다렸습니다.”

보더스 Borders Columbus Circle 점/
10 Columbus Circle

보더스 Borders Penn Plaza 점/
2 Penn Plaza
//www.bord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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