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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여러분 모두 A자를 - 『주홍 글자』

촉각과 후각을 써먹을 수 있는 누군가의 몸, 나는 항상 이것이 최고의 여행지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가장 멀리 멀리 실어 나르는 여행. 『주홍 글자』는 어느 날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런 여행을 떠난 여자의 서늘한 뒷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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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모두 아듀아듀 2008년 그리고 뉴 이어.

촉각과 후각을 써먹을 수 있는 누군가의 몸, 나는 항상 이것이 최고의 여행지라고 생각한다. 사람을 가장 멀리 멀리 실어 나르는 여행. 『주홍 글자』는 어느 날 어떤 이유에서인지 그런 여행을 떠난 여자의 서늘한 뒷이야기다.

『주홍 글자』를 처음 읽은 것은 어린 시절이 아니라 가슴이 봉긋해질 무렵이었는데도 겨울밤에 이 글을 읽고 나는 ‘벌거벗은 임금님’ 꿈을 꿨었다. 사람을 에워싸는 어떤 신비로운 옷감이란 게 존재할 거라고 믿고 싶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옷, 마술 옷감, 또 하나의 육체.

칙령 포고문, 교수대, 숲 속의 모닥불, 대포, 법률, 아낙네들의 가정생활 신앙 지침서, 신앙인을 위한 기도문, 애완동물을 위한 기도문, 채찍, 성직자의 검은 옷, 지옥의 붉은 불빛, 그리고 활활 타오르는 주홍 글자. 주홍 글자의 이미지는 뭘까? 인간이 보편적 행복에 이르려면 많은 고통이 필요하다는 인간 조건의 이미지뿐이라면 너무 도덕적이기만 하다.

범죄자에 대한 가장 인상적인 표현은 아낙시만도로스의 말이다. “사람들은 그 시대의 법에 따라 범죄자라고 서로를 벌주면서…….”라고 그는 말했다. 헤스터 프린의 주홍 글자를 본 소박한 아낙들은 얼굴을 붉히며 황급히 자리를 뜬다.

억울한 공주가 마녀로 오해를 받는 류의 동화책을 빼고 내가 마녀에 대해 처음 진지하게 알게 된 것은 잔다르크의 죽음 장면이었으니 처음부터 나는 마녀 편이었다. 나중에 매사추세츠를 배경으로 한 세일럼의 마녀 재판¹ 이야기를 들어서 알게 되었는데 그때는 사람들의 얄궂은 떨림과 불안, 공포심(어느 집 아이는 이유 없이 설사를 한다. 어느 밤 숲 속에서 남녀의 숨죽인 웃음소리가 들렸다. 밤하늘에 유성이 떨어지는데 순간 하늘에 알파벳 A처럼 보이는 묘한 글씨가 나타났다, 거친 먼지가 날리고 흉작이 들었다.)에 대해 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직까지 개척하지 못한 서부의 원시림이 있고 그 사이에 얼굴에 색칠을 한 인디언이 초자연적인 악령의 흉측한 도움 아래 있는 듯했고, 자욱한 구름이 때로는 불길함으로, 때로는 은총으로 보이기도 하는 그곳에서 새로 도착한 사람들은 묘지와 감옥터를 제일 먼저 짓고 인생을 즐길 찰나와 순간 따위는 없다는 듯, 상처받을 인간적인 가슴이란 따로 없다는 듯 엄격하게 서로를 감시하며 살아간다. 그런 곳에선 들판에 핀 꽃 한 송이마저도 아름다움 그 자체라기보다는 뭔가에 대한 표식, 사인으로 보이는 법이었는데 ‘세일럼의 마녀 재판’ 때 2인 1조로 나뉘어 긴 채찍을 들고 뾰족한 고깔모자를 쓰고 사람들의 신앙을 감시하던 말 탄 심판관 중 하나가 바로 소설가 나다니엘 호손의 할아버지였다. 호손의 생활 중에서 가장 기이했던 것은 네 살 때 그의 아버지 호손 선장이 수리남에서 황열병으로 죽게 된 다음 일이다. 아버지의 죽음 이후로 그의 남은 가족들은 성경과 기도에 몰두해 함께 식사하는 것도 피하고 서로 말도 하지 않고 어머니가 음식 접시를 담은 쟁반을 복도에 두면 아이들이 각자 자기 방으로 들고 가서 먹었단 것이다. 호손은 낮에는 환상 소설을 쓰다가 밤이 돼야 밖으로 나가는 은둔 생활을 12년간 했는데 그 방에서 호손은 수많은 단편을 불에 태우기도 했지만 끝없이 써내려갔다. 호손은 그 시절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만일 내가 예전에 그 방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면 아마 지금쯤은 거칠고 메마른 인간이 되어 심장 전체가 세상의 티끌로 온통 뒤덮여 있을 것이다.”

나사니엘 호손
(Nathaniel Hawthorne 1804~1864)
그 무렵의 호손이 신문기사를 읽고 쓴 가장 기이한 단편중 하나가 「웨이크 필드」인데 우리는 은둔자 호손이 이 기사에 왜 매료되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웨이크필드에서 남편은 부츠를 신고 코트를 입고 우산을 들고 아내에게 한 일주일간 여행을 다녀온다는 핑계를 대고는 자기 집 바로 옆길에 숙소를 정하고 아내와 친구들에게 소식 한 번 전하지 않은 채, 자기 추방의 아무런 이유도 없이 20년이 넘는 세월을 혼자 산다. 그 기간 동안 그는 자기 집을 매일 보았고 부인도 자주 보았지만 말을 걸지는 않는다. 그는 자기 집을 바라보면서 자기의 부재에 사람들이 어떤 영향을 받는지 알고 싶어 하는 병적인 허영심에 시달렸는데 그는 그렇게 함으로써 여전히 인간의 관심사에 매여 있으면서도 그런 것들에 대한 상호 호환적인 영향력을 상실해가는 기이한 운명을 갖게 되었다. 사라진 지 스무 해 되는 어느 날 저녁, 웨이크필드는 산책을 나섰다가 쏟아지는 빗줄기를 만나고 아내가 침실 옷장에 보관하고 있을 회색 저고리와 바지를 찾아 집 문을 열고 들어선다. 아내가 문을 열자 홀로 있었던 이십 년의 세월이란 게 마치 한나절 동안의 일이었던 것처럼 그는 집 안으로 들어선다. 과연 웨이크필드가 이십 년 후에야 집으로 돌아가는 게 옳았을까? 난 도저히 알 수가 없지만 그의 귀가에 열렬한 박수나 환호성은 없었을 것이다.

웨이크 필드처럼 『주홍 글자』의 여주인공 헤스터 프린도 처음엔 인간 사회의 상호 호환적인 영향력을 잃을 운명을 갖고 있었다.

어느 날 헤스터 프린과 딤즈데일 목사가 개울물 흐르는 숲 속에서 만나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이 『주홍 글자』에서 가장 에너지 넘치는 명장면이고 그 장면 하나만 읽어도 우리는 헤스터 프린과 딤즈데일, 로저 칠링워스, 펄의 처지와 심리 상태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헤스터 프린은 타고난 활기와 용기를 가진 아름답고 인정 많은 여인이다. 헤스터 프린은 주홍 글자를 단 이후로 사회로부터 소외되었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황야를 헤매는 것과도 같은 상태가 되었는데 그녀는 인간의 여러 제도며 목사들이나 입법자들이 세워놓은 법을 사회에서 소외된 자의 관점에서 봤고 마치 인디언들이 목사의 허리띠를 바라보는 것 정도의 존경심만 갖고 그런 것들을 비판했다. 그녀의 운명과 팔자는 그녀를 자유롭게 해주려는 경향이 있어서 주홍 글자는 다른 여성들은 감히 밟을 수 없는 곳으로 그녀의 생각을 흘러가게 했고 치욕, 절망, 고독이 그녀에게는 스승이 되었을지언정 그녀를 뒤틀어지게 하진 않았다. 그녀가 들이킨 쑥과 알로에의 쓰라린 즙 같은 시간들은 그녀 살갗의 아름다움을 앗아갔을지언정 그녀를 죄의식으로 가득 차 뉘우치게 만들지는 못했다. 그녀는 에덴동산에서 추방되기 바로 직전의 이브 같은데 그 이브는 후회와 고통에 가득 찬 아담을 내려다보며 손을 내밀고는 아담보다 앞서 에덴동산에서 먼저 긴 다리로 걸어 나갈 것 같다. 사라져가는 그녀의 등 뒤로 아직도 과일 냄새 진동할 텐데 우리는 그녀의 복잡한 눈빛을 볼 수는 없다.

영화 <주홍 글씨>(1995)의 한 장면

도덕적 고독은 헤스터 프린보다 그녀의 숨겨진 연인이자 펄의 아버지인 딤즈데일 목사를 훨씬 주저앉혔다. 목사는 남달리 진실을 사랑하고 거짓을 미워해 헤스터 프린이 치욕의 주홍 글자를 단 이후로 자기 어깨에 매질을 하고 금식을 하고 한번이라도 환한 웃음을 짓지 않고 오로지 고뇌의 표상으로만 살아간다. 그는 죄 많은 형제들에게 깊은 공감을 주었는데 낙담으로 가득 찬 절규에 가까운 그의 설교는 순결하다 할 만한 성스러움으로 가득했다. 그의 낮은 목소리는 아주 설득력 있었는데 특히 ‘한 인간의 마음이 죄를 짓고, 슬픔의 무거운 짐을 진 채 죄의 비밀이건 슬픔의 비밀이건 그 비밀을 인류의 커다란 마음을 향해 호소하고 동정과 용서를 간절히 갈구’하는 내용을 말할 때 그 목소리는 감동적으로 떨리고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결과적으로 그의 명성의 대부분은 그의 슬픔 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뉴잉글랜드 땅에서 일찍이 그렇게 존경 받았던 목사는 없었고 명망가가 된 덕에 그는 더욱더 사회의 규칙과 원칙, 편견의 구속을 받아 전혀 죄를 저지르지 않은 경우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도덕 안에서만 살았다. 둘이서 숲 속에서 만날 때 목사는 양심의 가책으로 병들고 지쳐 있었는데 그때 헤스터 프린이 목사에게 해준 말은 빛의 덩어리가 하늘에서 알알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다. 그녀에겐 에너지가 있었다. 이를테면 이런 대사들.

- “(우리들 사랑에도) 그 나름대로 신성함이 있었지요.”
- “(당신께) 하나님이 ?비를 베풀어 주실 거예요. 단 당신이 자비를 이용할 힘이 있다면 말이지요.”
- “당신의 파멸은 그것이 일어났던 곳에 그냥 내버려 두세요. 단 한 차례의 시련에 실패했다고 해서 당신은 가능성을 모두 잃으셨나요? 천만에요. 앞으로도 당신에게는 시련과 성공이 넘쳐나요! 지금껏 살아온 거짓 삶을 참된 삶과 바꾸세요. 글을 쓰세요! 행동하세요! 이곳에 쓰러져 그냥 죽는 일 말고 무엇이든 하시라고요!”


그리고 헤스터 프린의 말을 들은 딤즈데일 목사의 반응과 그의 말에 대한 헤스터의 반응.

“당신은 무릎이 떨려 걷기도 어려운 사람더러 달음박질을 하라고 말하는구려! 나는 이곳에 뼈를 묻어야하오! 내겐 넓고 낯설고 고난에 가득 찬 세계로 모험을 무릅쓰고 찾아갈 기운도 용기도 남아있지 않소. 더구나 혼자서 말이오! 헤스터 나 혼자서 말이오.”

“당신은 혼자서 가시는 게 아니라고요!”


헤스터 프린은 이렇게 말하고 주홍 글자를 가슴에서 떼어내 저 멀리 개울가로 내던져 버리고 머리카락을 감싸고 있던 모자를 벗어버려 윤이 나는 검은 머리카락이 그림자와 빛과 함께 풍성하게 그녀의 두 어깨 위로 떨어져 내리게 하는데, 그때 그녀의 얼굴은 화사하면서도 부드러운 미소와 빛에 휩싸였다. (이 장면을 읽을 때 그녀가 블라우스의 단추까지 열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상상했을 정도로 이 장면이 나에겐 도발적이었다.)

여성으로서의 성과 청춘과 온갖 풍요로운 아름다움이 세상에서 흔히 말하는 되찾을 수 없는 과거에서 다시 돌아와 현재라는 마법의 둥근 원 안에서 처녀 시절의 희망, 그리고 전에는 전혀 몰랐던 행복과 함께 뒤섞였다. 그리고 마치 하늘과 땅 사이의 어둠이 이 두 남녀의 가슴이 내뿜었던 것에 지나지 않다는 듯 두 사람의 슬픔과 함께 사라지고 말았다. 이 순간 갑자기 하늘이 방긋 미소라도 던지는 것처럼 햇빛이 찬란하게 쏟아져 내려 어두운 숲 속을 비추자 초록색 나뭇잎은 기쁨에 넘치고 누런 낙엽은 금색으로 변하고 장엄한 나무들도 아래쪽 희뿌연 줄기가 반짝거렸다. 지금껏 그늘졌던 것들도 이제는 환하게 빛이 났다. 이 숲도 이제는 기쁨의 신비에 휩싸여 있었다.

영화 <주홍 글씨>(1995) 포스터
과거와 미래가 이렇게 만나 빛나는 현재를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야말로 인간 편 핸드 메이드 창조의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꽃 한 송이 피울 수 없는 우리지만 우리 스스로 꽃이 될 수는 있다. 숲 속에서 헤스터 프린이 주홍 글자와 모자를 벗어 던질 때, 심장의 터질 듯한 박동을 느낄 때, 새로운 힘으로 솟구칠 때, 뺨이 장밋빛으로 타오를 때, 숲마저도 빛으로 가득 차게 할 때, 그 순간 그녀가 응시했던 것은 회한에 가득 찬 과거도, 다가올 완벽한 미래도 아니고 단지 떨리고 역동적인 현재일 뿐, 찰나와 순간일 뿐이었다. 그녀가 그때 사랑한 것은 보답으로 가득 찬 영원한 미래가 아니라 휴식도 없고 안정도 없고 결론도 없는 즉각적인 행동만을 요구하는 현재, 변화를 요구하는 현재였는데 빛은 바로 거기서 나왔다. 결코 멈추지 않으려 하는 것, 가늠할 수 없지만 다시 모험을 시도하는 것, 앞으로 인생에 또 성공도 있고 시련도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행동하려 한 것.

금욕적인 생활로 버텨 온 헤스터 프린에게 전에는 전혀 몰랐던 행복이란 게 어떻게 해서 생겨났을까? 아마 그 이유는 사랑이 있다면 그 사랑에 미래도 있다고 믿어서였을 것이다. 그래서 헤스터 프린이 목사가 죽을 때 목사를 부둥켜안고 목사의 눈을 들여다보며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한 말은 다른 말로는 도저히 대체 불가능하다.

“우리 이제 다시는 만나지 못할까요? 정말로 우리는 함께 영생을 누리지 못할까요?”

목사의 죽음 이후에 마을을 떠났던 헤스터는 훗날 빈집에 다시 돌아와 문을 열고 들어가 치욕의 상징 주홍 글자를 다시 단다. 그리고 수 년 후 오래된 무덤 옆에 무덤이 하나 더 생기는데 그 두 무덤은 떨어져 있다. 그래도 하나의 비석이 두 무덤을 연결시켜 주고 있었다.

검은 바탕에 주홍 글자 에이

헤스터 프린의 가슴팍 A는 처음엔 괴상한 상상력과 공포와, 여자의 죄 많은 정욕의 구체적이고 치욕스런 징표였고 실수는 연약하더라도 법률은 가혹하다는 본보기로서의 글자였다. 훗날 헤스터 프린이 아무리 무리한 경우라도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않고 인정을 보이고 불행한 여자들의 친절한 벗이 되었을 때 주홍 글자는 그녀의 소명을 상징했다. 그때 그녀의 이웃 사람들은 그녀의 주홍 글자를 능력(ABLE)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나에게 A는 달리 생각된다. 나에게 헤스터 프린의 A는 아우라(AURA)의 A이다. 내가 헤스터 프린에게 가장 끌리는 점은 그녀가 순응도 하고 반항도 하는 방식인데 그녀는 바로 그것들을 통해 아우라를 갖게 된다. 그녀는 한 마을과 한 세대 전체, 한 남자를 향해 저주 섞인 마음의 전쟁을 치를 수 있었는데도 자신이 진리임을 알게 된 것에 걸맞게 행동하려 했고 (그녀의 경우는 소외된 자의 관점에서) 뉘우치고 반성하기보단 자신의 사랑과 자유와 존엄성을 지켜낼 세상을 믿었고 그런 삶을 향해 배를 타고 떠나려 했고, 세월이 흐른 뒤에는 그녀 스스로 자신이 믿는 세상이 되어버리는 바로 그 방식(하나의 육체가 하나의 세상이라니!)으로 자신을 벌 준 세상에 제대로 반항했다. 그녀는 반항하는 자야말로 가장 절망적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란 것을 보여 준다. 그녀는 주홍 글자를 통해 원래 자신의 육체 말고 또 하나의 육체를 얻게 된 것처럼 보이는데 사람들은 이번에는 그 새로운 육체에 혐오감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 나에게 가장 놀라운 것은 세상이 그녀를 필요로 하는 날을 그녀 스스로 만들어냈다는 점인데, 그래서 그녀의 삶은 성공이란 말보다는 창조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그녀는 불행에서 교훈을 끌어내지 않았기 때문에 허무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

우리 역시 낡은 사회 질서의 모순 속에서 어떻게든 자신의 모습을 찾아내야 하는 한 해의 끝에 있는데 그 귀결은 이런 식의 문장이었으면 좋겠다. ‘새로운 고통은 새로운 인간을 요구한다.’ 혹은 ‘이 세상은 새로운 사람을 탄생시키기 위해 끝없이 산고를 겪고 있다. 육체는 비록 겸손한 물건이지만 계속 진통을 겪으면서 신의 봉인을 깨트리려고 애쓴다.’

어쨌든 이 글은 한 인간의 삶에서 다른 한 인간을 빼내면 도저히 이야기가 안 되는 로맨스로서도 아직도 내 맘을 설레게 한다. 나도 내 인생에서 내가 사랑한 사람들을 빼놓고 가고 싶진 않다. 바로 그런 이야기들이 어느 날 나의 최후의 고백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여러분 모두, 새해에 저마다의 아우라를 갖기를 갈망합니다. 가슴으로.


각주1) 세일럼의 마녀 재판
1692년 미국 매사추세츠주 세일럼 빌리지(Salem Villages)에서 일어난 마녀 재판 사건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185명을 체포해 19명을 처형하는 등 25명이 목숨을 잃었다. 인간의 집단적 광기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문학 작품과 영화 등의 소재로 널리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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