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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포커처럼, 포커는 인생처럼 <럭키 유>

오래간만에 만나는 도박 영화 <럭키 유>는 앞서 말한 홍콩산 카지노 무비나 국내 최고의 도박 영화라고 할 수 있는 <타짜> 등과는 다소 다른 색깔의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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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포커처럼...<럭키 유>

인생은 포커처럼…

필자가 처음 '포커'라는 것을 접한 것은 홍콩의 도박 영화를 통해서였다. <지존무상> <정전자> 등 인기를 끌었던 홍콩의 카지노 무비는 로얄 스트레이트 플러시, 스트레이트 플러시 등 그야말로 평생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패가 극적인 순간에 등장해 주인공을 위기에서 구하고 악당을 아연실색하게 했다. 당시의 젊은 층에게는 이 영화들이 일종의 포커 규칙 교과서였는데, 실제로 당시의 영화 홍보물에는 포커 규칙이 적혀 있었고 이 전단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린 중고생들 사이에서도 포커판이 벌어져 사회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지존무상> <정전자>의 대성공 이후 마구잡이로 만들어진 홍콩 도박 영화의 인기는 금세 시들어버렸고 필자의 뇌리에도 '포커'는 오랜 기간 자리 잡지는 못했다.

#1. 영화의 오프닝 시퀀스. 포커 자금을 얻기 위해 전당포를 찾은 헉(에릭 바나)은 말솜씨로 전당포 주인을 사로잡지만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한다. 미성숙한 헉의 현재 모습?

#2. 오프닝 시퀀스 이후 라스베가스의 풍경과 함께 등장하는 타이틀.

#3. 헉은 별다른 직업이 없는 전문 도박사(포커 플레이어). 헉은 작은 게임에서 자신의 역량을 잘 발휘한다.

인생은 포커처럼, 포커는 인생처럼…

오래간만에 만나는 도박 영화 <럭키 유>는 앞서 말한 홍콩산 카지노 무비나 국내 최고의 도박 영화라고 할 수 있는 <타짜> 등과는 다소 다른 색깔의 영화다. 데이비드 핀처의 <세븐>과 더불어 90년대 네오 누아르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엘에이 컨피덴셜L.A. Confidential> 그리고 <원더 보이즈> 등을 통해 원숙한 연출력을 선보인 바 있는 커티스 핸슨의 최신작인 이 영화에서 그의 전성기 영화들이 선보인 밀도 높은 연출력을 발견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럭키 유>는 노년기에 접어든 감독에게서 볼 수 있는, 인생에 대한 넉넉한 시선이 담긴 영화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도박사 헉(에릭 바나)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를 안고 있는 미성숙한 남자다. 그의 미성숙함은 영화의 첫 장면에서부터 발견되는데, 포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당포를 찾은 헉은 현란한 화술로 전당포 주인의 호감을 얻지만 결국 자신의 목적을 완전히 달성하지는 못한다.

영화의 전반부에서 헉의 미성숙함은 계속 드러난다. 헉은 자신의 아버지인 L.C.(로버트 듀발)와 게임할 때마다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해 게임에서 패하기를 거듭해 곤경에 처하며, 사랑하는 빌리(드류 배리모어)에게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전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다. 영화는 이런 헉이 주위의 도움으로 자신을 추스리고 한 단계 성숙해가는 과정에 주목한다. L.C.는 자신의 아들에게 '인생은 포커처럼, 포커는 인생처럼 하라'고 충고하며, 빌리는 헉의 반려자가 되어준다.

#4. 헉은 작은 궁지에 몰린 빌리(드류 베리모어)를 돕고 헉과 빌리는 첫눈에 서로 끌린다.

#5. 도박사로서 헉의 약점은 아버지 L.C.(로버트 듀발)가 게임에 참여하자 두드러져 보인다. 아버지와 관계가 좋지 않은 헉은 게임에서 이성을 잃는다.

#6. 헉은 빌리의 돈을 빌려 게임을 하고 아버지와의 포커 게임에서 잃은 돈을 어느 정도 회복한다. 하지만 게임에 열중하면서 빌리를 그냥 집에 보내는 실수를 한다.

럭키 타운, 라스베가스

영화의 타이틀 시퀀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Lucky Town', 노래처럼 '행운'을 바라는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 영화의 배경, 라스베가스는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럭키 유>는 어떤 영화보다도 현실적인 '포커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 공을 많이 들인 영화다. DVD 서플먼트에 담긴 인터뷰를 통해, 감독 커티스 핸슨은 그동안의 포커 영화가 비현실적이었다며 '라스베가스를 사실적으로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한다. 이 영화의 시점이 2003년인 것은 그런 연유다.

우리에게는 생소한 이야기지만 2003년은 미국 내에서 포커 게임이 TV를 통해 생중계되며 큰 인기를 끌었던 첫해며 영화에서처럼 인터넷을 통해 게임을 하던 플레이어들이 오프라인 경기에 참가해 큰 성공을 거둔 해기도 하다. 서플먼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영화에는 실제 현역 프로페셔널 포커 플레이어들이 영화 곳곳에 카메오로 출연하며 영화 속에서 묘사되는 게임의 내용도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 실제 있었던 게임을 고스란히 재연해 놓고 있다. 이렇게 영화 속에서 표현된 라스베가스 도박장의 풍경은 화려하고 살벌하기보다는 소박하고 정겹다. 이런 영화의 분위기는 <럭키 유>가 보여주고자 하는 헉의 성장담과 잘 맞물린다. 헉은 '자신의 기술만을 믿는다'라고 스스로 말하는 것처럼 냉정한 승부사의 기질을 지녔지만 인생과 포커를 구분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영화는 이런 헉이 인생의 지혜를 얻고 게임의 냉정함과 따뜻한 삶의 가치를 찾아가는 것으로 묘사한다.

#7. 어쨌든 빌리는 헉에게 애?을 느끼게 된다. 현실적인 라스베가스의 풍경이 보이는 영화 속의 한 장면.

#8. 아버지에 대한 헉의 분노는 헉이 프로 포커 플레이어로서 성장하는 것을 여전히 가로막는다. 레스토랑에서 아버지와 미니 게임을 하며 역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는 헉.

#9. 헉은 큰 상금이 걸린 '월드 시리즈'에 출전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하기도 한다. 조건은 '세 시간 내에 8Km를 달린 후, 78타 미만으로 골프 코스 18홀을 치는 것.'

한 남자의 성장담

당연하게도 이 영화의 결말은 도박사들 사이에서 'Big Game'이라고 불리는 포커 토너먼트 '월드 시리즈'로 귀결된다. 헉은 '월드 시리즈'에서 한층 성숙한 자세로 게임에 임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헉의 승리보다는 자세의 변화에 더 많은 관심을 둔다. 그러니 이 영화에서 빌리와 헉의 로맨스가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럭키 유>는 영화의 로맨스적인 요소와 포커 게임의 박진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영화에서 드류 베리모어는 특유의 귀여운 미소 외에는 별다른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포커 게임에 대한 묘사는 긴장감이 결여되어 있는 편이다. 특별한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 영화의 특성상 어쩌면 당연한 결과기도 하겠지만 한 남자의 성장담으로만 2시간이 넘는 영화의 러닝 타임을 채우기에는 아무래도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

메인 메뉴

장면 선택 메뉴

#10. 헉의 '무모한 도전'은 빌리와의 관계 파탄으로 이어지고 만다.

#11. 우여곡절 끝에 포커 월드 시리즈 결승 게임까지 진출한 헉. 다른 스포츠 영화처럼 <럭키 유> 역시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메우는 것은 포커 게임 장면이다.

#12. 포커 게임에서 극히 희귀한 '스트레이트 플러쉬.' <럭키 유>에도 등장하지만, 극히 드물다는 전제하에서 등장한다.

#13. 결승에서 살아남은 3인 중 하나가 된 헉. 과연 결과는?

기본 이상의 영상

2.35:1 아나몰픽 영상을 지원하는 <럭키 유> DVD의 본편 영상은 할리우드 최신작으로서 기본 이상의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그동안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가 화려함이 강조되었던 것에 비해 <럭키 유>는 조금 규모가 작지만 좀 더 현실적인 색채감을 지닌 편이다. DVD의 영상은 이런 영화의 의도에 잘 맞추어져 있는 편. 다만 최상의 퀄리티라고 말하기는 어려운데 배경의 지글거림이 눈에 띄고 인물의 윤곽선 묘사 등은 날카로움이 덜한 편이다. 하지만 차분히 가라앉은 느낌의 영상은 튀어 보이지 않는 대신 안정적이다. ★★★

음성 선택 메뉴

무난한 음향

돌비 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DVD의 음향은 외견상 그리 두드러져 보이지는 않는다. 본편 자체가 음향 효과가 그리 강조되지 않는 드라마 장르에 해당하기 때문. 음향의 임팩트를 느낄 만한 장면은 거의 없지만 영화의 배경음으로 사용되는 컨트리풍의 음악은 잘 표현되어 있다. 대사음이나 기타 효과음 역시 편안하게 표현된다. ★★★

스페셜 피처 메뉴

■ The Players at the Table (18분 1초)

본편의 영상 곳곳에 참여한 포커 플레이어에 주목한 메뉴. 현실감을 강조한 영화답게 <럭키 유>에는 실제로 라스베가스에서 활약하는 현역 포커 플레이어들이 참여하였는데, 미국 내에서는 TV 중계 등을 통해 유명인사가 된 인물도 많다고 한다. 이 메뉴를 통해서 생각보다 훨씬 많은 현역 포커 플레이어(도박사)들이 본편에 출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본편의 결승 장면에서 밉살스러운 도박사로 출연해 인상적이었던 존 헤닝햄도 실제 포커 플레이어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도박사에 대해 느끼는 화려함과는 많이 다른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 The Reel Deal - The Time and Place of Lucky You (14분 26초)

현실적인 포커 게임 장면을 영화에 담기 위해 노력한 제작진의 의도를 느낄 수 있는 메뉴. 실제로 미국 전역에 방영되었던 포커 게임 TV 중계방송도 삽입되어 있으며 영화의 시간적 배경인 2003년이 지닌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리모델링에 들어간 실제 포커 월드시리즈 개최 장소의 물건을 고스란히 영화 속에서 사용했다고 하며, 사실에 근거해 영화 속 포커 게임을 재현해냈다는 사실 역시 확인할 수 있다.

■ Deleted Scenes (9분 8초)

본편에서 삭제된 장면이 수록되어 있다. 빌리가 사람이 거의 없는 가게에서 노래하는 장면, 빌리가 수족관에서 인어로 출연하는 언니에게 헉과의 관계를 고백하는 장면, 돈을 꾸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는 헉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포커의 세계에 집중하는 서플먼트

<럭키 유> DVD에는 약 42분 정도 분량의 서플먼트가 한 장의 디스크에 수록되어 있다. 영화 제작 과정 전반보다는 본편을 본 사람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도박사의 세계에 주목했다는 것이 특이한 점. 음성 해설이나 영화 제작에 관한 별도의 메뉴가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나름대로 흥미를 끌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

<럭키 유(Lucky You)>

감독 : 커티스 핸슨

주연 : 에릭 바나, 드류 베리모어, 로버트 듀발


■ Spec
화면 Anamorphic Widescreen 2.35:1
음향 Dolby Digital 5.1

더빙 영어, 태국어

자막 한국어, 영어, 중국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상영시간 124분

지역코드 Dual Layer / Region 3

제작연도 2006년
                                        출시일자 2007-09-07


Special Feature

- The Players at the Table

- The Reel Deal

- Deleted Sc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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