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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마치』 두 번째 이야기

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어제에 이어 전통예술 연출가 진옥섭이 엮은 ‘진옥섭의 예인 명인, 노름마치’ 읽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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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추석. 촌것들이 다닥다닥 붙어 들길 십리를 걸었다.
십원짜리 네 개를 얼마나 꽉 쥐었던지 극장앞에 당도하니
손바닥에 다보탑이 박혀 있었다.
이소룡의 <당산대형>, 추석 특선프로였다.

직직 비오는 화면에서 사내는 웃통을 벗었다.
배에는 부젓가락으로 누른 듯한 왕자가 박혀 있었고,
그 복근을 향해 잘 갈라진 근육들이 그어져 내렸으니,
몸이 아니라 빗살무늬토기였다.
마침내 그는 분노한 발차기를 쏟아놓았다.

모든 것이 시들해졌다.
점방의 흙벽에 붙어 촌것들을 유인하던 포스터,
이제는 조무래기들의 몸과 맘을 사로잡는 노리개가 되었다.

우리 시대의 숨겨진 예인, 노름마치를 찾아나선 진옥섭,
그를 무술, 무속, 무용, 없음..
이 사무에 사무치게 한 출발은
이소룡이 보여주는 멋진 몸짓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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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 그냥 읽기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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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어제에 이어 전통예술 연출가 진옥섭이 엮은 ‘진옥섭의 예인 명인, 노름마치’ 읽어봅니다.

진옥섭이 숨겨진 ‘노름마치’를 세상속으로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은 그 자신, 사람의 동작으로부터 아름다움을 발견한 데서 시작됩니다.

INT) 진옥섭

이소룡의 몸짓에 매혹됐던 소년은 청년이 되어 마주친 노름마치들의 춤에서 비계낀 물질문명을 세차게 거슬러 올라가는 구도의 모습을 발견합니다.

낭독) 신윤주

INT) 진옥섭

낭독) 신윤주

무술과 무용과 무속은.. 다른 듯 같은 몸짓으로 진옥섭의 마음을 파고 듭니다. 그런데 왜 그는 이 세가지 아름다운 무에서 ‘없음’을 뜻하는 ‘무’를 발견한 걸까요?

낭독) 신윤주

숨어있는 노름마치들을 찾아나선 진옥섭은 그분들의 처지를 자신의 약진의 발판으로 삼지 않았나 늘 근심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기생으로, 무당으로, 자식과 가족에게조차 자신의 가장 큰 가치를 숨기며 ‘없는’ 듯이 살아온 노름마치를 무대위로 끌어올린 것, 그리고 그들을 과거의 억압으로부터 풀어주고, 가족들과 화해할 수 있었던 것은, 온전히 진옥섭의 땀흘린 수고 덕분이었습니다.

오늘 들으신 프로그램 KBS 홈페이지 kbs.co.kr과 온북티브이 홈페이지 onbooktv.co.kr을 통해 언제든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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