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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의 베일에 싸인 그림책 작가, 블라디미르 라둔스키

블라디미르 라둔스키(Vladimir Radunsky)는 아직까지 국내에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닙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여러 자료를 조사해보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만, 정말이지 그에 대한 자료가 빈곤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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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작품으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낸다?’

총과 칼을 내려놓게 한 오줌 줄기 이야기

브뤼셀에 있는 오줌싸개 동상, 현지 사람들은 이를 ‘꼬마 줄리앙’이라 부르는데, 키가 고작 60cm밖에 안 되는 작은 청동상이다.
벨기에의 브뤼셀에는 관광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희한한 동상이 하나 있습니다. 브뤼셀 시내 한복판에 서서 고추를 내놓고 오줌을 누고 있는 동상이지요. 그런데 이 동상에는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옛날 벨기에에 침입한 프랑스 병사가 마을에 불을 질렀을 때 그것을 보고 있던 어떤 꼬마 소년이 오줌을 싸서 그 불을 껐다고 합니다. 당시 벨기에 사람들은 전쟁에서 질 것 같았지만 뾰족한 묘안을 세울 수 없었는데, 그때 그들의 머리 위로 오줌 줄기가 쏟아져 내렸다죠? 사람들은 우스운 이 광경을 보고 기운을 차려 다시 전쟁터로 나가 용맹하게 싸웠고, 그 결과 프랑스 군들을 몰아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오줌싸개 소년을 기념하기 위해 동상을 세웠다고 합니다. 원래 14세기에 석제로 만들어졌던 오줌싸개 동상을 1691년에 제롬 듀케뉴아라는 사람이 동(銅)으로 다시 재건하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꼬마 줄리앙’으로 불리는 이 동상은 무려 600년 동안 계속 오줌을 싸 온 셈이 되는데, 지난 세월 동안 이 오줌싸개 동상이 몇 번씩이나 도난을 당하기도 했다고 하는군요.


이번에 소개하는 『오줌싸개 꼬마』는 바로 브뤼셀의 명물인 ‘꼬마 줄리앙’을 소재로 하여 블라디미르 라둔스키의 상상력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진 알록달록한 색이 도드라지는 그림책입니다. 잠시 그림책 속의 그림을 살펴보면서 이야기해보기로 하죠. 책 속의 인물들은 아이가 그린 것처럼 형태가 뭉개져있고, 단순하지만 무척 강렬한 색깔들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얼핏 보아서는 무척 산만한 느낌이 들지만, 그 단순한 표현과 화려한 색깔이 오히려 인물들이 만들어 가는 사건을 리드미컬하게 전달하는 데 효과적으로 쓰였음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야기의 공간적 배경이 되고 있는 마을은 콜라주 기법을 통해 입체적 양감이 느껴지고 그 마을을 공격하는 적들 하나하나의 동작은 서로 비슷하게 같은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 전쟁이라는 상황이 주는 긴박감이 잘 묘사되어 있다고 하겠습니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서 알고 있는 뻔한 스토리를 지루하지 않게 전달하기 위해서는 작가만의 독창적인 유머 감각이나 미적 해학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오줌싸개 꼬마』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이야기를 매력적인 그림으로써 흥미로운 이야기로 새롭게 읽힐 수 있도록 만들어놓은 성공적인 그림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작가는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세상은 좀 더 평화로운 세상으로 행복하게 바뀔 것이라는 믿음을 전달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순수한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으로서 작가가 어린이들처럼 그림 그리기를 시도한 것이라면, 그 방법과 목적은 적절하게 일치하였다고 할 수 있겠지요?

신비의 베일에 싸인 그림책 작가 라둔스키


어느 날 왕은 궁절 뒤뜰을 산책하고 있었습니다. 왕은 정원에 피어난 여러 가지 식물 속에서 웃자란 거대한 아스파라거스를 발견하였습니다. 그 아스파라거스를 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 크기에 압도당했습니다. 하루는 그 아스파라거스를 없앨 것을 결심한 왕이 말했습니다. “못생긴 엄지손가락 같구나.” 신하들은 왕의 명에 따라 아스파라거스를 꺾어보기도 하고 잘라보기도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왕은 없어지지도 않는 아스파라거스에 신경질을 부리며 왕비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거대한 아스파라거스를 본 왕비는 오히려 그 모습에 반해 앞마당 한가운데에 옮겨 심자고 합니다. 왕비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왕은 어쩔 수 없이 온 나라에 방을 붙입니다. 공주도, 기사도, 기운 센 소가 옮겨보려 했지만 끄떡 없었습니다. 지친 왕은 나이든 자신의 어머니께 의견을 여쭈어봅니다. 왕의 부탁에 어머니는 작은 새 한 마리를 보냅니다. 그런데 정말 믿지 못할 일이 벌어집니다. 정말로 어이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

이탈리아 르네상스 풍의 그림으로서 민담 ‘커다란 순무’를 재해석한 그림책 『The Mighty Asparagus』 중에서
이상의 내용은 라둔스키가 가장 최근(2004년 9월)에 발표한 그림책 『The Mighty Asparagus』의 내용입니다. 그림책을 발표할 때마다 늘 새롭게 기존의 자신의 방식을 깨는 창의력을 보여주는 라둔스키의 발랄한 시각이 돋보이는 책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 국내에 번역되어 출판되지 못했습니다. 이 그림책에서 라둔스키는 이태리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민담 ‘커다란 순무’를 아스파라거스로 바꾸면서 독특하게 재해석하였습니다. 그는 16세기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 풍조를 수용하여 이 작품에 신비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제법 황당하고 믿기 어려운 일, 게다가 이탈리아의 민담을 담아내기 위한 미술적 시도인 셈이지요.

신비의 베일에 싸인 작가 블라디미르 라둔스키











블라디미르 라둔스키(Vladimir Radunsky)는 아직까지 국내에 잘 알려진 작가는 아닙니다. 이 글을 쓰기 위해 여러 자료를 조사해보는 과정에서 이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만, 정말이지 그에 대한 자료가 빈곤하더군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이트도 검색해보았지만 작가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료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정작 라둔스키의 홈페이지에도 작가의 작품의 이미지만 있을 뿐, 작가에 대한 소개는 없었으니까요. 다행스럽게도 독일에서 오래 공부하고 온 동생의 도움으로 독일어 사이트에 있는 작가의 간단한 약력이나마 찾을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그 내용에 의하면, 블라디미르 라둔스키는 1953년 러시아에서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의 나이 서른이 된 1982년 마법에 이끌려 뉴욕으로 이주하였다고 하네요. 뉴욕에서 그는 삽화 일을 보다 본격적으로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까지 스무 권 이상의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의 책들은 다양한 언어로 번역되어 여러 나라에 소개되었습니다. 지금은 부인과 두 딸과 함께 뉴욕과 로마를 오가면서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는 조용한 성격의 평화주의자라 파리 한 마리조차 죽이지 못한다고 하는데요, 이 평화주의자는 은둔자적 성향이 있는지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어디에서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소설 『향수』의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가 한동안 그랬던 것처럼 말예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리고 출판사 담당자들조차도 그에 대해서는 그의 그림책을 통해 추측해 볼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미국의 저명한 서평지인 <스쿨 라이브러리 저널(School Library Journal)>의 말을 컀용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블라디미르 라둔스키는 독자들이 자유로운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방법으로서 작가는 순수함과 고의적인 부조리를 작품 속에 적극 도입하여 생각의 고리를 열어주어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한편 그의 그림책으로는 『유카, 드루카, 드로니』,『우디 구트라의 하우디두』,『My Dolly』,『The Story of a Boy Named Will』등이 유명한데, 그의 그림책의 이미지를 자세히 보시고 싶으신 분들은 그의 홈페이지 ‘www.vladimirradunsky.com’을 방문해보세요.

이름 짓기의 어려움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이 책에는 아르마딜로에 대한 설명이 나옵니다. 도대체 아르마딜로가 무엇일까 궁금한 독자들을 위한 친절한 설명인 셈이지요. 아르마딜로는 등딱지가 있고 네 발로 걷지만 가끔 기분 내키는 대로 두 발로도 걷는 이상한 동물입니다. 가정교육을 잘 받은 아르마딜로는 꼬리싸개 없이는 절대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코는 늘 파란색인 아무도 본 적 없는 작은 동물이지요, 이처럼 라둔스키는 독자로 하여금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자신이 창조한 주인공 아르마딜로에 대해 지면을 할애하여 재미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표지의 10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하시죠? 그렇지만 그 의미는 그림책을 한참 넘겨야 알 수 있게 됩니다. 이야기는 두 아르마딜로가 서로 사랑을 하는 장면에서부터 시작하니까요. 그리고 이 두 아르마딜로는 사랑을 통해 아기 아르마딜로를 갖게 되는데요, 한꺼번에 무려 열 마리의 아기 아르마딜로가 태어난답니다. 아빠 아르마딜로와 엄마 아르마딜로는 새로 태어날 아이 아르마딜로의 이름을 한참 궁리합니다. 여자 아르마딜로라면 ‘장군이’(여자일 때 장군이라는 이름 참 기발한 생각이죠?) 남자 아르마딜로라면 ‘예쁜이’로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지만, 갑자기 한꺼번에 열 명이 태어났으니 장군이와 예쁜이로 결정할 때까지 걸린 시간의 열 배의 시간이 필요하게 되었지요. 이름 짓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한 엄마, 아빠 아르마딜로는 그냥 태어난 순서에 따라 첫째, 둘째, 셋째, 넷째... 이렇게 부르기로 했어요. 무려 열 명의 손자가 생긴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너무나 기뻤습니다. 열 명의 조카가 생긴 삼촌과 고모들도 물론 기뻤고요. 사랑으로 태어난 열 마리의 아르마딜로에게 축하의 선물이 계속 보내집니다.


책을 펼치면 화려하고 밟은 원색의 그림에 눈길을 빼앗기게 됩니다. 귀엽고 앙증맞은 캐릭터는 독자가 어린이가 아니라도 사랑해줄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이 앙증맞은 아르마딜로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위트와 유머로 가득합니다. 이야기는 단순한 듯하지만, 단순함 이면에는 가족 간의 사랑, 탄생에 대한 기쁨이 따뜻하게 깔려있습니다. 어른들의 눈으로 보면 공감이 될 만한 내용이 코믹하게 다뤄져 있기 때문에 어쩌면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아이의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얼마나 오랜 시간을 궁리하는지 경험해 보신 분들(직접은 아니래도 옆에서 지켜본 분들도)은 평생 아이에게 붙어 다니게 될 이름이 얼마나 소중한지 잘 아실 거에요. 몇 달을 기다리면서 이렇게도 불러보고 저렇게도 불러보면서 사랑을 키워나가고 만나게 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잖아요. 그런데 갑자기 열 개의 이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보세요. 이 그림책 『사랑과 숫자 세기에 관한 책』에서처럼 처음에는 모차르트니 베토벤이니 아인슈타인이니 그럴싸한 이름을 짓다 나중에는 지쳐버리죠. 라둔스키는 이 책을 ‘사랑과 숫자 세기에 관한 책’이라고 불리기 바란다고 책 속에서도 밝혔는데요, 이 책은 독특한 방법으로 숫자를 접할 수 있는 장치가 이 곳 저 곳에 있어요. <퍼블리셔스 위클리>가 말한 것처럼 작고 귀여운 아기 아르마딜로들과, 멋들어지게 쓴 숫자가 환상적으로 어우러진 사랑스러운 그림책이 정말 맞아요. 무엇인가 산뜻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가 필요하신 분들은 꼭 보세요.

세상에서 제일가는 익살꾼, 허풍쟁이, 수다쟁이의 꿈


누군들 세상에서 어떤 분야에서 최고가 되고 싶지 않을까요? 그렇지만 모든 영역에서 최고가 될 수는 없지요. 또한 최고가 안 된다고 해도 항상 노력을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멋진 인생이 아닐까요? 저는 오늘 예술의 전당 미술관에서 하는 <빛을 그린 화가들 - 인상파 거장전>에 다녀왔어요. 그런데 한 가지 씁쓸한 기분이 들었어요. 유모차를 밀고 있는 젊은 어머니가 아이에게 모네의 그림을 설명해주고 있는 거에요? 그 아이가 몇 살쯤 되어보였느냐고요? 세상에나! 그 아이는 아직 제대로 걸음마도 못할 젖병을 빠는 아이에요. 글쎄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물론 많은 자극을 주는 것이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런 모습은 부모의 욕심 같기만 했어요. 하기는 지난 유월 초, 대전의 시립미술관에서도 이와 유사한 과도한 교육열을 가진 부모님들을 여럿 보았지요. 그 때의 풍경은 이랬어요. 두 아이와 엄마가 루오의 그림을 보면서 제목을 맞추는 훈련을 하는 거에요. 엄마가 물어요. “자, 이거 제목이 뭐였지?” 그럼 아이가 한참 머리를 쥐어짜고 제목을 말해요. “‘레미제레’ 중 하나인데....” 뭐 이런 식의 단편적 지식이 오고 가는 거죠. 그런데 정말 제목과 그림을 연결하는 것에 미술 교육의 의미가 있을까요? 그냥 아이들이 스스로의 관심 분야를 개척할 수 있도록 편하게 그림들을 보여주고, 알아서 느낄 수 있도록 인도하는 것이 어른들의 몫이 아닐까요?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우선 참고 기다려주는 인내심과 아이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할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즈음 어른들은 부모가 되면 인내심과 신뢰할 수 있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나 봐요. 저는 정말 걱정이 되요. ‘전부 최고가 된다면 누가 평범하게 살 수 있을까?’ 하고 말이죠.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진짜 어려운 일이니까요.

지금부터 소개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려 십 형제가 있는 아르마딜로 가족의 이야기에요. 아르마딜로는 이상하게 생긴 설치류의 동물인데요, 아마도 아르마딜로가 그들의 성인 것 같아요. 아빠도 고모도 아이들도 모두 아르마딜로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말이죠. 그런데 이 책의 진짜 주인공은 1등이 되고 싶은 욕심이 과도한 여섯째(이름도 그냥 여섯째에요)지요. 이 여섯째는 늘 이렇게 외쳐요. “내가 첫째야, 내가 최고니까, 내 이름은 첫째야, 내가 일등이라고!” 그럼 식구들이 뭐라고 이야기해줄까요? 엄마 아르마딜로는 이러세요. “그래, 네가 첫째야.” 아빠 아르마딜로도 이러세요. “그래, 네가 최고다.” 그리고 삼촌과 숙모 아르마딜로는 또 이렇게 이야기해줘요. “그래, 네가 일등이야.” 그런데 사실을 파헤치고 보면, 여섯째 아르마딜로는 고양이 세 마리에 한 마리를 더하면 다섯 마리가 되는 줄 알고 있고, 검은색 손톱을 갖게 되면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존재가 될 줄 아는 꺼벙한 아르마딜로일 뿐이죠. 하지만 식구들은 아르마딜로의 허풍과 욕심을 나무라지는 않아요. 왜일까요?


주인공인 여섯째 아르마딜로는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분홍색 살빛을 갖고 있답니다. 당찬 말투로 모두를 향해 말합니다. “난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고, 가장 용감하고, 가장 힘도 세고, 가장 빠르다”고 말이죠. 그런데 녹색 피부를 갖고 있는 다른 형제들과는 달리 자신만 분홍색인 이 여섯 번째 아르마딜로가 하마터면 자신의 콤플렉스가 될 수 있는 부분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갖고 주장하는 모습을 앞서 제가 이야기한 1등 콤플렉스와 같다고 할 수는 없을 듯해요. 우리는 평범하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편견을 갖고 대하죠. 우리 문화는 아직 서로간의 이질적인 특징을 잘 인정해주지 못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일등이 되고 싶은 아이에 관한 책』의 여섯째에 대한 식구들의 긍정적 태도는 우리네 부모들과는 달리 좀 더 여유 있고 관대하다고 할 수 있지요. 비록 다른 형제들과 다른 피부색이고 간단한 산수 문제도 풀지 못하는 여섯째이지만, 스스로를 믿고 심지어 허풍까지 떠는 여섯째를 따뜻한 사랑과 믿음으로 지켜봐주지요. 이 책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어요. 우리 어른들이 1등 콤플렉스가 아이를 망치는 것이 아닌지.... 아이들의 스스로에 대한 믿음조차 어른들이 재단한 틀 속에 쑤셔 넣어 구겨놓는 것은 아닌지 말이?요.

블라디미르 라둔스키는 담백하고 깔끔하게 내용을 전개하면서 생동감이 넘치는 일러스트, 그림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디자인한 타이포그라피 등을 이용해 다양한 기법과 숫자 세기 연습을 할 수 있도록 『일등이 되고 싶은 아이에 관한 책』을 만들었어요. 하여튼 이 그림책을 보면서도 학습적 효과만 따지면서 책읽기를 강요하는 어른들이 없었으면 해요. 이제 아이들의 여름 방학이 시작되었어요. 그런데 엄마들은 방학 때가 되면 더 힘들다고 하십니다. 음, 제가 보기에 요즈음 엄마들은 참 현명한 것 같기는 하지만, 더불어 욕심도 너무 많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요. 이번 여름 방학에는 부모로서의 욕심을 조금만 줄이고 아이의 입장에서 많은 것을 함께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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