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 내한 예정한 조이 배대스 공연은 힙합 팬들이 가장 기다리던 무대였다. 1995년생 래퍼가 나스나 우탱 클랜이 하던 붐뱁을 소화한다는 것은 그의 이름을 빠르게 전파했다. 또래들 모두 트랩과 퓨처 베이스를 들을 때 홀로 골든 에라 음악을 고집하는 특이한 위치랄까. 그 시절 전성기 비트를 매만진 DJ 프리미어의 지원을 받은 것과 「Paper trail$」 같은 곡은 조이 배대스를 만만치 않은 래퍼로 기억하게 했다.
젊은 붐뱁맨으로 주목 받은 그지만 시대에 뒤쳐졌다는 인상은 주지 않아야 했다. 붐뱁의 비중을 낮춘 음반은 그러한 고민이 담겨있다. 날 선 스크래치나 둔탁한 드럼은 가볍게 조절되었고 「Devastated」 「For my people」 같이 듣기 편한 곡들이 전반부를 채운다. 진지하고 힘이 들어갔던 그동안과 달리 세련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주도한다. 쏟아내는 뜨거운 래핑 대신 멜로디를 드러내기 위한 싱잉 랩도 넣었다. 「Devastated」가 얻은 좋은 반응을 시작으로 음반은 빌보드 앨범 차트 5위라는 결과를 안긴다.
정체성을 떼어냈기에 조이 배대스 특유의 열기와 멋은 줄어있다. 전작에서 선명한 훅이나 비트로 도장을 찍은 「No.99」 「Christ conscious」 같은 트랙도 적다. 다만 스쿨보이 큐와 갱스터 랩처럼 뱉어내는 「Rockabye baby」, 그가 속한 프리 에라 크루와 함께 한 「Ring the alarm」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 온도를 더해줄 트랙들이다. 골든 에라 시절 음악을 소중히 여기는 정체성도 이어간다. 앨범 제목에서 아메리칸과 조합한 단어는 백인 우월집단(큐 클럭스 클랜 KKK)을 뜻하지만 동시에 1990년 아이스 큐브의
노랫말은 격렬해지고 과감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사람을 분노하게 했다. 에미넴을 비롯해 조이 배대스도 같은 메시지를 던진다. 「Y u don’t love me?」는 바닥 치는 흑인 인권의 현실과 사회적 문제들을 뜨겁게 소리친다. 붐뱁으로 전환되는 이 곡부터 후반부까지 조이의 랩과 비트는 점점 거세지고 촘촘해진다. 「Ring the alarm」이나 「Amerikkkan idol」은 구체적 대상을 향해 당돌하고 날카롭게 겨냥한다.
이름을 알린 <1999>와 그 기대를 이은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