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성(34세)
프리랜서, 성우 지망생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누군가를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어요. 틈나는 대로 읽는 편이죠. 책상에 앉아 각 잡고 책을 읽는 경우는 흔치 않아요. 저 스스로 편한 느낌이 들 때, 책도 더 즐겁게 즐길 수 있어요. 온전한 내 시간으로 독서를 즐기고 있고 책만큼 무한한 상상 속으로 저를 데리고 가는 존재는 없는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장르를 말한다면 그래도 소설이에요. 추리, 스릴러를 가장 좋아하죠. 처음에 접한 책이 마음에 들면, 그 작가의 책은 거의 찾아보는 편이에요. 그렇게 좋아하게 된 작가가 천명관, 정유정, 이정명, 히가시노 게이고, 다카노 가즈아키입니다.
특히 다카노 가즈아키는 후속작이 무척 기다려지는 작가예요. 『제노사이드』를 읽고 나서 팬이 되었는데요. 2013년 이후 신간이 아직 나오지 않아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어요. 주로 사회문제와 스릴러를 접목해서 재미와 함께 생각할 여지를 주는 작품을 써요. 일본에서는 책이 나왔는지 잘 모르겠는데요. 번역본이 나온다면 바로 서점으로 달려갈 겁니다. (웃음)
요즘 작은 책방, 독립 서점이 많이 생겼잖아요. 틈틈이 찾아가보려고 해요. 확실히 서점 주인이 좋아하는 책을 중요한 위치에 소개하더라고요. 각 서점에서 느껴지는 고유한 분위기가 좋아요. 예전에는 유명 인사들이 추천한 책에 눈길이 많이 갔는데, 요즘은 저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이 추천하는 책들을 가장 믿고 봐요. 저에게 굳이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서재가 궁금한 대상들이 있어요.
올해는 아직 책을 많이 읽진 못했어요.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을 꼽으라면, 만화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과 소설 『양과 강철의 숲』이에요. 『양과 강철의 숲』은 4월호 <월간 채널예스>에서도 소개했었죠? 피아노 조율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인데요. 피아노 선율 너머 조율이라는 세계가 무척 새롭고 흥미로웠어요. 소설을 읽는데 <우드잡>이라는 일본 영화가 생각났어요. 벌목꾼이라는 직업을 다룬 작품인데요. 직업이라는 관점으로 두 작품을 비교해서 보면 재밌을 것 같아요. 저는 종종 책 리뷰를 쓰는데요. 확실히 리뷰를 쓰면, 책을 읽고 느낀 내 생각들이 정리가 잘 돼요. 기억도 잘 나고요. 가끔 누군가의 리뷰를 읽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발견했을 때, 그 책을 사거든요. 기록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새삼 깨달을 때가 많아요.
5월에는 대통령 선거를 하잖아요. 요 며칠 ‘대통령 후보 토론회’를 열심히 봤는데, 토론 문화의 한계를 느꼈어요. 답답한 느낌도 많았는데요. 책을 많이 읽는다고 말을 잘하는 건 아니겠지만요. 말 공부도 글 공부도 독서 만큼 좋은 건 없다고 생각해요. 책 많이 읽는 대통령이 뽑히면 좋겠어요.
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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